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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글 설마 그 분이?..신자 등치는 목사·승려들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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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달 강원도 한 사찰의 스님 김모씨(49)는 지인과 짜고 "한 그루에 300만원인 수목장 사업에 투자하면 연 10%의 수익이 보장된다"고 신도 20여명을 속여 투자금 10억원을 뜯어낸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수목장 설립계획은 처음부터 거짓말이었지만 신도들은 스님인 김씨를 의심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지난 9월 충남 논산에서 심리치유센터를 운영하던 목사 이모씨(52)는 사기 혐의로 징역 9개월을 선고받았다. 이씨는 목사 신분을 내세워 "당신 가족이 심리치료를 받지 않으면 잘못될 수도 있다"며 센터에서 만난 신도를 속이고 66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신도들의 믿음을 악용해 신뢰를 얻어내고 거액의 금품을 갈취하는 형태의 종교인 사기 범죄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악화와 사회 불안으로 신앙심에 기대는 신도들이 적지 않은 만큼 이 같은 종교인 사기범죄 추가 피해자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설마 '그분'이 사기 치겠어?" 믿었다가 '뒤통수'4일 대검찰청 범죄분석 자료에 따르면 목사·스님 등 종교인들이 저지르는 사기 범죄는 2011년 728건, 2012년 820건, 2013년 955건 등으로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종교인들이 사기범죄를 비교적 손쉽게 저지를 수 있는 이유는 이른바 '정박 효과(anchoring effect)' 때문이다. 닻을 내린 배가 크게 움직이지 않듯이 처음 접한 정보를 기준으로 사고가 갇혀 왜곡된 판단조차 감지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미리 형성된 신뢰, 깊은 신앙심으로 인해 신도들이 종교인의 무리한 요구를 접했을 때도 별다른 의구심을 품지 못하게 된다는 평가다.

 

일선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 수사관은 "종교인들이 신앙심을 빌미로 접근할 경우 합리적 의심을 할 수 있는 심리적 저지선이 단숨에 무너지게 된다"며 "결국 신도들은 이성적 판단이 불가능해져 사기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기 범죄를 저지른 종교인을 검거한다고 해도 수사에 어려움이 많다. 사회적 지위와 명망을 앞세워 자신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도록 수사 대상자를 설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목사 박모씨(75)는 지난 8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가짜 서류로 의료생활협동조합을 설립한 뒤 병원을 운영, 8억여원의 건강보험금을 부당 수급한 혐의로 검거됐지만, 경찰 조사 과정에서 신도였던 참고인들을 회유해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취소하라고 종용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법원 관계자는 "수사 단계에서 특정 진술을 종용하는 등의 수법으로 책임을 피하려 할 경우, 재판부 판단에 따라 집행유예 대신 실형이 선고되는 등의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회·경제적 요인에 따른 불안 심리 탓도 커…"종교계 자정 노력 필요"전문가들은 신도들이 종교인 사기 범죄에 쉽게 노출되는 요인으로 △사회 불안으로부터 위안을 얻고자 종교에 무조건적으로 의지하려는 일부 신도들의 경향 △토착 신앙과 결합돼 맹목적 신앙심을 낳을 수 있는 한국 종교의 특이한 형태 △권위자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기 어려운 한국 사회의 고압적인 분위기 등도 꼽았다.

 

황문규 중부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워질 수록 종교에 의지해 맹목적인 신앙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토착 샤머니즘과 결합된 우리나라 종교의 경우 신앙심을 악용한 사기 범죄가 더욱 빈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교인의 사기 행각에 의심을 갖는 것조차 종교 공동체에 대한 배신으로 여겨질 수 있어 군중 심리로 따르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전문직종의 사기 범죄 중에서 종교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편인 만큼 범죄를 저지를 우려가 있는 인사가 종교 지도자가 될 수 없도록 종교계 차원에서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경찰 관계자는 "순수한 신앙심보다 인맥, 사업 등의 목적으로 종교 공동체에 발을 들일 경우 사기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높다"며 "무리한 금전 거래를 요구받는다면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종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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