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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으깬 감자의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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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병욱(삼일교회 목사) 

사람들은 낮아지지 않은 은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리 유능한 사람이라도 자기 자신을 드러낼 때 그의 영향력을 인정하기보다는 견제하려는 마음을 갖게 된다. 장점을 드러내면 경쟁심이 촉발되지만 약점을 나누면 공감대가 형성된다. 성도는 세상에서 좋은 영향력과 마음을 동시에 얻어야 한다. 이율배반적인 두 가치를 얻는 길이 있다. 그것은 오르티스의 표현대로 ‘으깬 감자’가 되는 것이다.

감자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면 저항받을 수 있다. 그런데 감자를 철저하게 으깨 버리면 감자의 형태는 사라진다. 형태가 사라지는 것은 물리적 변화이지 화학적 변화는 아니다. 으깨졌다 하더라도 감자의 효능과 영향력은 전혀 사라진 것이 아니다. 형태는 깨지지만 영향력은 존재하는 것,이것이 성도가 이땅에서 살아가는 방식이다.

예수님은 성도들에게 “세상의 소금이 돼라”고 말씀하신다. 병 속의 소금은 영향력을 제대로 미칠 수 없다. 국 속에 들어간 소금이라야 영향을 발휘하게 된다. 그런데 병 속의 소금은 형태가 유지되지만 국 속의 소금은 자신의 형태가 다 녹아서 없어지게 된다. 그러나 먹어본 사람은 소금의 강력한 영향을 부인할 수 없다. 이것이 저항없이 쓰임받는 성도의 능력이다.

살다보면 고난의 때가 있다. 이 고난의 때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나의 약함과 나의 불행이 오히려 원수의 마음을 여는데 힘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야곱은 큰 부자가 되어서 가나안 땅으로 돌아온다. 그에게 여러 차례 속았던 에서는 노발대발하면서 분노심을 가지고 야곱을 만나려고 기다린다.

그런데 하나님은 에서를 만나기 이전에 야곱과 얍복강가에서 큰 씨름을 한다. 싸우는 중에 머리카락이 빠지고 얼굴에 상처를 입고 이빨도 몇 개 부러졌을 것이다. 옷도 찢어졌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환도뼈가 내리침을 당해서 제대로 걷지 못하는 모습이 되었다. 이것이 어떻게 복인가.

그런데 그 다음 장면을 보면 에서가 야곱을 보고,껴안고 울었다고 한다. 왜? 불쌍했기 때문이다. 부자되었다고 거들먹거리는 모습을 상상했는데 야곱의 모습은 거지와 비견될 만한 모습이었다. 그래서 마음이 열리고 야곱과 화해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깨지는 것이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니다.

깨진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지만 깨진 모습은 당당한 모습보다 더 많은 일을 하기도 한다. 깨진 모습으로 들어갈 때 영향력은 그대로 존재하고 닫힌 마음은 열리게 될 것이다. 약할 때 강함 되게 하시는 하나님의 지혜는 정말 놀랍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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