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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 하나님은 하나님이신 것을` 책 내용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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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아 물지마!


13년전 대학교 1학년때의 이야기입니다. 집안이 깊은 수렁같은 가난에 빠져 스스로 생계를 꾸리며 공부해야 하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저는 농장 일을 했는데 100여마리 개를 키우는 일이었습니다. 신학교를 다니며 갖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그 농장에서 큰 가마솥으로 개들의 먹이를 끓이고 분뇨를 치우고 하는 일은 스무살 청년인 젊은 나에게는 견뎌내기 힘든 무척이나 고달픈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지금의 내 삶을 밝혀주는 희망을 발견하게 되었을 줄이야! 갓 태어난 개들의 이름은 내가 직접 지어서 붙여 주었는데 가장 아끼고 귀여워 했던 강아지의 이름이 호프(hope)였습니다. 산더미같은 빚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와 힘써 싸우며 신학교를 다니는 나에겐 내 삶 자체가 절망이라고 여겼기에 일부러 내가 가장 아끼고 귀여워하던 강아지에게 희망(hope)이라고 이름을 붙였던 것입니다.

새끼 강아지를 키운지 석달여, 제법 강아지라기 보다는 어른 티가 줄 줄 줄 흐르도록 덩치가 커진 녀석들이 가끔씩 먹이 쟁탈전을 벌이곤 합니다.

강아지들이 6개월정도 자라 성견이 되기 전까지 여러마리를 한우리에서 같이 키웠습니다. 아직 개 목걸이를 달아주고 독립시키지 않았기에 다섯 마리를 수용할수 있는 커다란 우리 안에 풀어놓고 키웠습니다. 분가를 앞둔 어느날 군대에서 나온 짬밥속에 돼지 족발뼈 같은 것이 다량으로 검출되었습니다.

아마 군대에서 회식하려고 돼지 한 마리 잡았나봅니다.

오늘따라 강아지들한테 먹이를 주는 일이 수고롭습니다. 개들의 후각을 자극하는 냄새 탓이었을까? 생존을 위한 그들만의 본능이었을까? 그들의 으르렁대는 신경전은 내가 손쓸 새도 없이 전면전으로 돌변했습니다.

평상시엔 큰 밥그릇 하나로 다섯 마리가 옹기종기 머리를 드밀고 사이좋게 먹더니만 순수혈통 세퍼드종이었고 제일 큰 덩치를 자랑하던 호프(hope)가 지금까지의 생존방식이었던 함께 밥먹던 그들만의 룰을 깨며 다른 족보도 없는 강아지들을 연달아 죽을 듯이 목덜미를 물어뜯는 것이 아닌가?

일종의 밥그릇을 놓고 서열싸움이 시작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서열싸움이라기 보다는 너무나 치열한 목숨건 싸움이었습니다.

목이 심하게 물린 강아지 한 마리는 목에 피를 흘리며 저만치 내동댕이쳐져 풀썩 쓰러져 있었고 또다른 한 마리를 호프가 목덜미를 으스러지게 물고 잔뜩 흥분해서 씩씩 거리며 머리를 좌우로 흔들고 있습니다.

너무나 긴박한 상황인지라 기겁한 나는 그 싸움을 뜯어 말리려는데 호프가 다른 강아지 목을 문다는 것이 그만 그것을 말리려던 제 주인(나)의 손목을 으스러지게 물고만 것이다.

잠시후 제 녀석도 주인(나)의 손목을 문 것을 금새 알아차렸는지 그 용서받기 어려운 죄값을 달게 받으려는지 내 앞에서 머리를 땅에 대며 끙끙대며 잘못을 비는 것이 아닌가?

손목이 끊어질듯 아파오는 통증과 검붉게 솟아나는 두 이빨구멍 위의 검붉은 피는 나의 삶을 순간 절망으로 가난이라는 설움으로 몰아갔습니다. 왜 이렇게 내 처한 현실이 서럽고 눈물이 왈칵 쏟아지던지요... 나는 땅바닥에 엎드린채 낑낑대며 내 눈치를 살피던 호프의 목을 끌어안고 대성통곡을 했었습니다.

한참을 울었을까? 너무도 이상한 일은 눈물은 끊임없이 흘러 내렸지만, 손목의 시큰거리는 아픔은 드라큘라의 흔적처럼 아리게 남았지만 내 마음은 너무나도 가벼워진 것은 왜일까?

나는 혼잣말로 중얼거립니다. 희망한테까지 물려보다니 장차 어찌될려고... 앞으로 헤쳐나갈 수많은 시련과 아픔의 시간들도 이보다 더하겠는가? 라는 알 수 없는 용기가 생겨났습니다. 내 삶이 곤고하다고 더 이상 절망밖에는 남지 않았다고 여겨질 때 희망에게까지 물렸었던 젊은 날의 그때를 생각하면 왠지 모를 웃음이 흘러나옵니다.

희망이 다시 나를 물어뜯는 그런 고통이 온다해도 결코 무릎 꿇을 수는 없습니다. 가끔 교회에서 교인들에게 설교할 때나 다른 교회에서 간증할 기회가 주어지면 나는 성도들에게 "희망에게 물려 보셨습니까?" 하고 질문을 자주 던지며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곤 하게 되었습니다.

어쨋든 그 시절에 아침과 점심, 저녁때마다 강아지들, 오리들, 거위들 ,닭들, 꿩들, 밥주고 농장 청소하며 감리교 신학대학교에 다녔습니다. 저는 1학년부터 4학년 초까지 그곳에서 일을 하며 숙식을 하며 신학교를 다녔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고난이라는 풀무불에서 연단하심을 성경은 증언합니다.

도가니는 은을, 풀무는 금을 연단하거니와 여호와는 마음을 연단하시느니라 (잠언 17:3)

그때는 왜 내게 이런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있어야만 되는가하며 하나님께 원망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때가 가장 진실하게 열심히 기도했었던 때였습니다. 언젠가는 이런 모든 어려움들과 고단한 삶의 풀무불 연단을 통하여 무엇인가 나를 쓰시고자 하시는 하나님이 계획하시는 일들이 있으리라 확실히 믿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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