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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노마 할머니의 마지막

  • 최한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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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 할머니의 마지막


  지난 주간에 미국에서 한 할머니의 아름다운 죽음이 시민들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그 할머니의 이름이 “노마”이고 91세의 나이로 인생여정을 마친 분이다. 그러나 단순히 91세의 나이에 죽음을 맞이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다가 죽음을 맞이하였다.


  노마 할머니의 죽음에는 이런 사연이 있다.

  지난 해 노마 할머니는 큰 시련을 당했다. 자신이 자궁암 판정을 받은 것도 충격인 데, 평생 함께 생의 길을 걷던 남편을 잃은 것이다. 충격으로 드러누워 생을 보랠 수도 있었지만 그는 수술과 항암 치료를 거부했다. 그리고 평소 하고 싶었던 미국 전역을 여행하면서 생을 마치기로 결심한 것이다. 만 90세의 나이로 항암치료 대신 자동차로 미국 대륙횡단 여행에 나섰다. 이것은 참 아름다운 용기다.


  혼자 다니기가 힘든 나이여서 아들 내외와 애완견을 데리고 길을 나섰다. 지난 해 8월 커다란 자동차에 침대 등을 마련해 놓은 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나섰는데. 이들은 미국 동부 미시간주 할머니 집을 떠나 모두 32개 주 75개 도시를 여행하였다. 할머니의 마지막 여행지는 서부 워싱턴 주에 있는 산후안 섬이었다.


  이들이 여행에 나선 지 13개월 만에 여행길에서 91세를 일기로 영원한 곳으로 떠났다. 미국 CBS 방송은 이 소식을 전하면서 “노마 할머니가 ‘인생에 있어서 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에는 언제라도 늦지 않았다’는 소중한 교훈을 세상에 남겨놓고 우리 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노마 할머니의 가족도 지난 1일 할머니의 여행기를 담은 페이스북인 “Driving Miss Norma”에 할머니의 사망 소식을 공개했다. 페이스북에 13세기 한 시인의 말인 “인생이란 붙잡아두는 것과 놓아주는 것 사이의 균형”이란 글과 함께 “우리 가족에게 오늘은 놓아주는 날이 됐다”면서 할머니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외신들은 할머니의 사망 소식을 안타까워하면서도 “나이 90세에 이런 행복한 모험과 재미를 누릴 수 있으리라고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라며 할머니의 여행 결심에 찬사를 보냈다. 이와 같이 아름다운 끝을 맺기란 쉽지 않는 일이지만 그러나 세상적인 것에 매이지 않으면 할 수도 있는 일인데 우리는 뭔가 쫓기듯이 인생을 마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노마 할머니의 마지막은 이런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는 것이므로 잔잔한 감동이 있다.


  덴마크의 철학자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하더라도 오늘 나는 나무 한 그루를 심겠다”고 하였다. 인생의 마지막을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아니면 “자신이 해야만 하는 일”을 하면서 끝을 맺는다면 그보다 더 아름다울 수 없다. 노마 할머니와 꼭 같이 멋진 차에 아름다운 곳을 다니며 맞이하는 마지막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 각자에게는 주어진 환경과 삶이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다가오는 마지막을 그냥 바라만 보다가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맞는 폐쇄적인 것보다 나의 위치에서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맞이하는 능동적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최한주 목사 <푸른숲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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