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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박형룡의 개혁신앙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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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룡의 개혁신앙 재조명

 

 

정일웅 교수(총신대 대학원장, 한국개혁신학회 회장, 실천신학)

 

 

 

 

 

머리말

 

오늘 우리가 다루려는 심포지엄의 핵심적 주제는 “박형룡의 개혁신앙 재조명”에 대한 것이다. 이러한 주제를 선택하게 된 배경은 한국개혁신학회가 봄학기는 신학적인 주제를 다루기로 하였고, 가을학기에는 교회와 신학에 큰 영향을 미친 역사적인 인물의 신학을 다루도록 기획했던데 근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에는 한국교회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로 고 박형룡박사를 선택하였다. 그는 역시 한국교회의 보수주의신학을 대표한 인물이었으며, 동시에 한국교회의 장로교신학을 대표했던 인물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한국교회의 다른 한편에서는 그의 신학이 미친 영향에 대하여 많은 다른 평가가 있기도 하지만, 그의 신학과 사상이 한국교회에 미친 영향은 결코 과소평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더욱이 한국교회의 역사에서 자유주의와 보수주의 신학 사이에 논쟁이 일어났을 때, 그의 역할은 지대한 것이었으며, 오늘날도 한국교회의 다수를 점하고 있는 신학의 보수적인 성향을 따르는 교회들은 모두 그의 영향아래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 뜻에서 한국개혁신학회가 박형룡의 신학에 대하여 재조명하는 일은 참으로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이러한 박형룡 신학과 그 인물에 대하여 생각해 보기를 원하며, 그의 신학의 특징들이 무엇이며, 그가 한국교회에 끼친 영향의 공과가 과연 어떤 것들인지? 정확히 살피고, 판단해 보기를 원한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은 오늘날 매우 다양하고 다원적인 가치들로 혼미해 있는 한국교회의 상황에서 분명히 한국교회의 과거사를 정리하고, 현재를 진단하며, 미래를 향하는 일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1. 그동안 이루어진 박형룡박사의 신학에 대한 평가작업

 

박형룡박사의 신학을 평가하는 일은 그가 1978년 10월에 서거한 후, 곧 대한예수교 장로회 기장측 교회에서 이루어졌다고 본다. 한국신학연구소가 주최하여 박형룡신학을 평가하는 학술심포지엄을 1979년 6월 9일에 개최하였고, 박형룡의 신학을 평가한 논문들이 1979년 ‘신학사상’이란 신학월간지에 게재되었다. 박아론을 비롯하여, 신복윤, 이종성, 주재용 교수 등이 기고한 논문들이었다. 물론 이 논문들 외에도 그 심포지엄에서 토론되었던 내용도 이 책에 실려 있다. 이러한 논문들이나, 심포지엄의 논의에서 내려진 평가는 방형룡박사를 근본주의 신학자로, 청교도적 칼빈주의자로, 보수주의 정통신학자로 보는 일에 일치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교회가 낳은 위대한 신학자로 보는 일에는 평가자들이 대체로 동의하고 의하고 있는 것 같다.

2. 근년의 박형룡신학과 사상에 대한 평가

 

지난 1996년에 박용규 교수는 “죽산 박형룡박사의 생애와 사상”이란 책을 출판하게 되었다. 이 책은 박용규 교수 개인의 이름으로 출판된 것이지만, 그 내용 속에는 다수의 박형룡신학과 사상을 평가한 여러 교수들의 논문이 실려 있다. 대체로 평가에 참여한 분들은 총신대 신대원의 신학교수로 활동했던 분들로 김의환, 정성구, 권성수, 박용규 등에 의하여 이루어졌으며, 조직신학전공자들로서, 차영배, 서철원, 김길성 등의 논문이 있다. 그리고 그 책에는 총신 밖에 있는 분들로서 제시한 논문들이 실려 있는데, 평가자들로는 신복윤, 맹용길, 주재용 교수님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평가를 종합해 볼 때도, 앞에서 소개된 그 이상을 넘어선 것은 없다. 다만 박형룡 신학에 대해서는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신학자로서 긍정적인 인물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 핵심이다. 가장 인상 깊은 것은 김의환 교수의 평가이다. 그는 박형룡을 교회의 신학자로, 변증신학자로, 신근본주의 경향의 신학자로 평가하였다. 하지만 박형룡이 칼빈신학에 충실한 칼빈 학자 인지에 대해서는 “그는 칼빈주의자 이기는 했으나, 칼빈학자는 아니었다.”고 평가한 이종성 교수의 글을 재인용하면서 칼빈신학에 신실하지 못한 박형룡 신학의 약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김의환은 박형룡이 보여준 것은 한국교회에 자유주의 사상의 물결이 밀려 올 때, 그것을 막아내고, 정통보수주의적인 입장을 견지하기 위하여 방파제 역할을 했던 것이 그의 신학의 특징이었으며, 그 때문에 그에게는 칼빈의 사상보다, 신근본주의가 더 필요 했고, 정통주의자로 살고 간 독보적인 보수신학자라고 결론을 내렸다. 물론 김의환의 평가가 얼마나 정당한 것인지 우리는 역시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대체로 그의 평가는 일반적인 것으로 이해된다.

박형룡의 설교에 대한 정성구의 평가에서도 우리는 재미있는 것을 발견한다. 즉 박형룡의 설교는 역시 자유주의의 영향을 막아내고 보수주의적인 정통주의를 견지하기 위하여 주경적인 설교에 힘쓰기 보다는 훨씬 더 변증적인 설교에 치중했다고 하는 평가이다. 이러한 형태의 설교는 결국 설정된 교리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한 성경 인용으로서의 설교로 이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성수는 이러한 박형룡의 교의중심적인 성경해석이 성경해석의 신학적인 척추와 같은 틀을 제공하는 데 기여된 것으로 조심스럽게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평가들은 비교적 총신 안에 있는 교수들이 시도한 것들로 평가의 객관성에 대한 질문이 생겨질 수 있으며, 좀더 객관성을 가진 평가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었다고 할 것이다.

 

3. 최근에 시도된 평가 작업들

 

박형룡 신학에 대한 평가는 역시 지난 2001년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설립 백주년을 맞이하면서 그 일을 게기로 죽산 박형룡 신학을 평가하는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하였다. 이 행사는 ‘죽산강좌’로 명명되면서 제 1회에 이어, 제 2회, 그리고 제 3회 죽산강좌(2006년)가 개최되었다.

죽산강좌 제 1회 때에 발표자는 김의환 박사 한 분이었다. 그는 ‘신학자 박형룡의 한국국교회사적 평가’란 주제로 논문을 발표하였는데, 신학자로서의 박형룡을 3가지 공헌점을 들어 평가하였다. 첫째, 한국교회의 장로교 신학정립에 기여한 점, 둘째, 자유주의신학의 도전을 막는 일에 공헌한 점, 셋째, 신학교육자로 한평생 헌신한 일 등에 관한 내용이었다. 물론 김의환의 논문은 지극히 단편적이고 대체로 잘 알려진 보편적인 것을 확인해 주는 정도에 한정되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러한 행사들은 여전히 박형룡 신학이 미친 영향이 한국교회에서 어떠한지를 보여주는 증거이며, 역시 총신의 신학과 한국보수주의적인 입장을 취하는 장로교회의 신학은 여전이 박형룡 신학에 의존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다.

죽산강좌 제2회 때는 두 분 교수들에 의하여 박형룡 신학을 평가하는 연구 논문발표가 있었다. 첫째는 장동민교수(백석대학교)의 논문 “박형룡박사의 신학적 전기이고, 다른 하나는 ”박형룡의 신학과 한국교회의 정체성“이란 김재성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의 논문이었다. 전자는 박형룡박사의 신학을 그의 생애를 따라 어떻게 발전되어 온지를 잘 정리하여 소개하였다. 전자의 결론은 박형룡의 삶은 근대주의와 자유주의의 도전으로부터 한국의 복음주의 기독교를 확립하고, 이를 수호하려는 인생이었다는 평가이다. 그리고 장동민의 평가는 박형룡의 신학적 배경과 한국교회에 미친 영향에 대하여 그 시대적인 한국교회의 배경을 잘 파악하여 내리는 매우 설득력을 지닌 연구로 여겨진다. 그리고 장동민교수의 박형룡의 시대적인 상황에서의 한국교회를 위한 역할 외에 그의 신학에서 더 승화시키고 발전해 가야할 과제를 다음과 같이 피력하고 있다. 예를 들면 교리와 경건의 조화, 성경과 과학의 관계, 성경의 권위와 해석, 사회참여, 복음주의적인 교회일치운동, 타종교와의 관계 등의 주제와 관련하여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이 박형룡의 신학에 있음을 암시한 것은 아마도 우리가 주목하여 살펴야 할 내용이 아닌가 생각된다.

죽산강좌 제 3회가 지난 5월 총신신대학교 개교기념일에 양지에서 개최되었다. 죽산 신학의 평가자로 역시 두 분에 의하여 논문발표가 있었는데, 김의환 박사와 서철원박사였다. 전자는 새로운 연구 없이 이전 제 1회 때 발표했던 논문을 그대로 들고 와서 발표하게 되어 죽산강좌의 권위를 감소하는 일에 기여하게 되었으며, 그러나 두 번째 발표자였던 서철원박사는 “박형룡박사의 신앙변호작업”이란 주제로 박형룡의 신학 작업은 그 당시 한국교회의 신앙이 아직 어린 미성숙의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자유주의의 영향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신학임을 전제하고, 박형룡박사가 시도했던 현대신학난제선평의 작업을 근거로 현대신학의 모든 조류들을 방어하는 진리의 변증가로 평가하였다. 그리고 이와 같이 한국교회의 분열을 감수하면서까지 정통기독교의 신앙을 변호한 것이 박형룡의 위대한 신학의 공헌이라고 찬사하였다. 역시 박형룡박사의 신앙변호작업이라는 논제는 매우 인상적으로 여겨진다고 할 것이다.

 

4. 오늘 박형룡의 개혁신앙 재조명에 거는 기대와 바라는 마음?

 

오늘 우리의 재조명 작업에 거는 기대와 바램은 박형룡의 신학과 그의 인물을 가능한 객관적으로 평가되도록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한국교회의 복음선교 역사가 120년이 지난 오늘에, 여기에 모인 우리 모두의 신학적인 통찰은 그 객관성을 담아 낼 수 있는 자질과 능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객관적인 평가를 오늘 발표자들에게 기대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기대와 바램은 평가의 객관성, 즉 평가의 잣대가 무엇이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그 잣대가 그 어떤 ‘-ism’의 표현이 아니라, 가능한 성경적인 관점이기를 바라며(진리), 성경에서도 ‘복음’이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우리가 추구하는 신학사상은 역사적으로는 종교개혁의 신학전통에 서 있기 때문에 흔히 ‘개혁주의’(Reformism)라는 말로 표현한다. 물론 개혁주의 신학은 칼빈의 신학과 사상에 한정된 것으로 주장될 수가 있다. 그러나 가능한 우리의 신학적 작업은 ‘주의’(-ism)를 넘어서 더 공감하고, 공유하며, 연대할 수 있는 공동체형성에로 나아가게 해야 할 것이다. 이즘으로 분파된 분열은 아무래도 하나님나라의 대 성업에 기여하기란 부족한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구미신학의 자유주의적인 경향에 대항하여 새로운 연합체로서 신학의 동질성을 공유할 수 있는 ‘복음주의’란 단체가 구미교계에서 일어났고, 그 영향은 ‘한국복음주의신학회’라는 상당한 결집력을 가진 단체를 만들게 된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복음을 ‘복음주의’라고 표현하는 것은 아무래도 진리에 대한 잣대로서의 객관성에는 무리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우리의 모임인 ‘한국개혁신학회’는 ‘한국개혁주의신학회’라는 '-ism'의 제한된 성격을 사용하지 않고, 그 한계를 극복하고, 더 넓은 수용과 공유와 객관성을 위하여 표현된 신학적 의지로 이해한다. 우리의 신학함의 태도(기준)는 종교개혁의 가장 핵심적인 신학적 주제였던 그리스도의 복음과 개혁의 시각에서 성경과 신앙을 이해하는 지극히 복음적이며, 개혁적인 관점이어야 할 것이다. 복음적이며, 개혁적인 관점에서 칼빈의 신학을 이해하고, 쯔빙글리의 신학을 이해하고, 루터의 신학을 이해하여, 종교개혁의 전통과 정신을 계승하면서, 세계교회의 역사에서 시대마다 활동했던(하나님이 쓰셨던) 위대한 인물들의 신학과 삶을 살피는 작업이 바로 우리 한국개혁신학회가 지향하는 학문적 노력이요, 그 객관성의 잣대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시각에서 박형룡의 개혁신앙이 조명되기를 바란다. 벌써 여러분 모두가 느끼고 있는지 모르지만, 오늘 우리의 연구주제의 관심은 박형룡박사의 신학과 그의 사상에 대하여 평가하려는 것이지만, 그 표현은 “박형룡의 개혁신앙 재조명”이라고 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박형룡의 신학사상을 이념 대립적 차원에서 보다는 신앙차원에서 그리고 개혁의 정신에 근접하는 가치를 더 깊이 살피고, 그 객관성을 견지해 보려는 생각 때문이다.

박형룡박사의 신학은 한국교회가 신학 사상적으로 보수주의와 자유주의로 대립할 때, 그 기로에서 보수주의 신학의 대변자로 역할 했던 인물이기에 그의 신학을 이념적 차원에서 평가한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신학과 사상을 더 객관적으로 살펴보기 위하여, 복음의 관점에서 그의 개혁신앙을 이해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진다. 그렇게 될 때, 우리는 박형룡의 신학에 대한 객관성을 더 견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며, 이러한 관점에서의 신학적 조명이 정착될 때, 더 넓은 신학의 학문적 지평을 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며, 더 많은 포괄성을 지닌 발전적인 개혁신학을 만들어 가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아무쪼록 오늘 우리의 모임이 진지하고 열렬한 학술연구가 전개되기를 축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참고문헌】

 

신학사상, 1979년 여름호 25집, 신학연구소.

박용규, 『죽산 박형룡박사의 생애와 사상』, 총신대학교, 1996.

원우회자료집, 2001년.

장동민, 죽산강좌 자료집, 2003년.

서철원, 죽산강좌 제 3회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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