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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역경의 열매] 이승율 <19> 옌볜·평양과기대 사역 통해 ‘동북아공동체’ 밑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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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볜과기대와 평양과기대 사역을 오래 하다 보니 공부가 더 필요했다. 2000∼2002년 옌볜대 김강일 교수를 지도교수로 모시고 당시 나의 주요 사역 무대인 동북아 지역(국제정치)에 관해 수학했다. 이어 2003∼2006년 박사 과정을 밟았다.

베이징 중앙민족대학 부설 한국문화연구소장 황유복 교수가 나를 도와줬다. 황 교수는 창춘 출신으로 중앙민족대학을 졸업하고 평생을 한국문화 연구에 바친 석학이다. 김준봉 베이징공업대 교수가 황 교수에게 나를 소개하면서 박사 과정을 권유했다.

전신자 옌볜대 교수도 많은 도움을 줬다. 옌지 출신인 그는 런민대에서 인류학을 전공했고 옌볜대에서 석사를 마친 뒤 옌볜대 박물관 주임으로 활동했다. 전 교수는 중국 학제가 정비되면서 박사 학위가 필요해짐에 따라 황 교수 제자로 들어왔다. 마찬가지 이유로 중앙민족대학에는 한족 외에 몽골족, 묘족, 만주족, 조선족,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학자들이 교수 요원이 되기 위해 공부에 힘을 쏟았다. 그때 동고동락한 사람들과는 민박회(민족대학 박사 동학회)를 구성해 1년에 한 번씩 만나고 있다.

학위 과정에서 다양한 민족 출신을 만나다 보니 다채로운 학문적 교류가 가능해졌다. 중국 내 소수민족을 비교하면서 조선족 사회를 입체적으로 들여다보는 기회가 됐다. 이런 행운은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특별한 선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3년의 과정을 마치고 ‘동북아 시대와 조선족 사회의 상호 발전 관계’를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썼다. 이 논문을 기초로 해서 단행본으로 출간한 ‘동북아 시대와 조선족’이 마침 개교 15주년이 된 옌볜과기대 기념도서로 선정됐다. 대학 전문서적 출판사인 박영사에서 출판했는데 2008년 대한민국 학술원 우수도서로 뽑혔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상이었다.

내 논문과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이 학계의 주목을 받았던 것 같다. 조선족 이주민들이 조선 말기부터 두만강을 넘어 중국으로 이주한 과정,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 활약상, 옌볜자치주 결성 과정,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과 한·중 수교 이후 조선족 사회가 개방사회로 변하는 과정, 다른 소수민족과의 비교 등을 다뤘다. 말하자면 중국 조선족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하고 미래의 대안까지 제시한 책이 됐다.

그러다 보니 조선족 연구 석·박사 과정에서는 필수도서가 됐다. 1년 후 중국사회과학원에서 감수하고 중국 외교부 소속 출판사인 세계지식출판사에서 중국어로 번역·출판했다.

중국의 소수민족 정책을 연구하면서 중국과는 달리 소련연방이 급속히 해체된 것은 소수민족에 대한 강압과 통제 때문이란 걸 알게 됐다. 나는 중국의 소수민족 정책이 성공적인 모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중국의 소수민족 정책은 진시황 때부터 시행됐다고 봐야 한다. 진시황도 한족이 아닌 변방 출신이다. 그 후 중국의 패권은 한족사회와 변방 소수민족들이 나눠 갖거나 권력투쟁을 벌이는 현상이 되풀이됐다. 말하자면 중국은 2000년 이상 한족사회가 중심이 되면서 변방 소수민족들을 어떻게 통제하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부침을 거듭한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중국과 동북아에 대한 나의 학문적 연구는 ‘동북아공동체’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기초가 됐다.

정리=정재호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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