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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새롭고 다른 삶의 방식, 교회

  • 허태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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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고 다른 삶의 방식, 교회

갈3:28

 

교회가 시작된 이야기는 신약성서의 사도행전에 나옵니다. 사도행전에 따르면 예수님이 십자가에 돌아가신 후에 그를 따르던 무리들은 흩어지지 않고 교회를 세웁니다. 복음서들에 따르면 예수의 추종자들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죽음으로써 그의 삶이 실패로 끝난 게 아니라, 그가 부활했다고 선언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그걸 증언하기 위해 부활한 예수님이 가끔씩 그들이 모인 가운데 나타났다고 합니다. 자신들의 삶 속에서 지속적으로 부활한 예수를 경험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사도행전에 따르면 이들은 갈릴리가 아니라 예루살렘에서 모였습니다. 예수의 주요 활동 무대였던 갈릴리에도 예수를 추종하는 무리들이 있었겠지만, 사도행전에 의해 기록으로 전해진 것은 예루살렘교회입니다. 예루살렘에 모였던 초대교회 교인들은 처음에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으로 인해 그의 추종자들은 정치적으로 불온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었던 데다가 유대 당국과 로마 제국의 위협이 계속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도행전 2장이 전하는 바에는, 이들은 밖에서 안으로 불처럼 들어와 마음을 뜨겁게 하는 영적 체험을 하고 난 뒤 담대한 선교자로 나서게 됩니다.

 

사도행전이 전하는 최초의 교회 모습에 따르면 초대 기독교인들은 날마다 기도와 찬양으로 모이고, 가진 것을 다 내놓고 재산을 공유했습니다. 말 그대로 예수님이 추구한 공동체 삶을 실현하기 위해(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기 위해)살았습니다. 초대기독교인들은 자유롭고 평등한 종말론적 이상 공동체를 실현하이 위해 애썼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새롭고 다른 삶의 방식을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은 그 때 세례를 받는 사람들이 했던 공동 고백문 입니다. 이는 기독교의 핵심 진리를 표현해주는 말이었습니다. 또한 이 고백문은 구호가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가부장 중심의 사회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많은 계층의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 새로운 인간이 되는 가능성의 제시였습니다.

 

당시 사회는 남자와 여자, 신분으로 사람을 차별했습니다. 그러나 교회 안에서는 남자 여자, 자우인, 노예, 유대인 이방인 차별이 없이 다 ‘하나의 사람’이라는 인간 혁명이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초대교회는 당시 사회와는 다른 대안적 사회, 대안적 삶, 대안적 인간상의 구현을 위해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선포가 필요했습니다. 당시 평민들은 로마제국과 유대 당국의 이중의 억압과 수탈 아래 신음하고 있었고, 그런 그들에게 이런 공동체의 지향점은 큰 관심이 되었습니다. 특히 여성들에게 더욱 그랬습니다. 그래서 여자들이 대거 교회 안으로 들어오게 된 것입니다. 여성들에게 교회는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새로운 인간이 되는 유일한 출구였습니다.

 

교회는 신분이 다양한 온갖 계층의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유일한 단체였습니다. 그것인 바로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인간은 하나다’라는 기치입니다. 현재 우리 사회도 신분과 계층이 확실한 사회지만 로마당시는 말도 할 수 없을 만큼 명확한 시대였습니다. 이른바 스콜라 철학이라는 사조아래 만들어진 사회운영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러니 노예나 하층민들이 가입하거나 모일 수 있는 기회는 완전히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직 교회만이 원칙적으로 모든 계층의 사람들에게 개방된 단체였습니다. 따라서 당시 교회는 여성들과 하층민들이 많이 참여했고 그들은 아주 활동에 적극적이었습니다.

 

기독교가 처음 시작할 때 로마는 기독교를 새로운 종교라고 생각지 않았습니다. 그저 기존에 있던 합법적인 유대교의 한 종파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60-70년 유대인들의 독립 봉기 이후부터는 사정이 달라집니다. 유대인들은 이 봉기에서 몰락합니다. 그러자 바리사이파는 로마의 승인 아래 얌니아라는 곳에서 팔레스타인 재건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 때 유대교를 재건하는 바리사이들은 기독교가 유대교의 한 분파가 아니라는 선을 긋기 시작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기독교는 그 순간부터 방패막이를 잃게 됩니다. 이렇게 유대교로부터 쫓겨나면서 부터 기독교는 새로운 종교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때까지는 기독교가 아니라 유대교 안에 있는 ‘예수파’ 정도였던 거죠. 이걸 흔히 ‘초대 기독교’라고 합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예수나 바울은 기독교 이전 단계의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독립된 기독교가 로마 사회 안에 급속히 전파되자 놀란 로마가 탄압을 시작합니다. 도미티안(서기 93-95)은 최초로 기독교인들을 박해한 처음 황제입니다. 이 박해를 받으면서 쓰인 책이 요한계시록이고요. 그런 박해가 있었음에도 기독교는 그 수가 자꾸 늘어갔습니다. 그리고 세력화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초기 기독교는 두 파가 있었습니다. 두 줄기라고 합시다. 하나는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모이던 예수님의 재자, 형제들의 교회들입니다. 이들이 대부분 대표성을 주장하고 있었지요. 그리고 다른 한 줄기는 바울이 키운 예루살렘 밖의 교회들입니다. 두 그룹은 주도권 다툼을 계속합니다. 그러다가 서기 70년에 예루살렘이 망할 때 거기 있던 기독교(유대 기독교) 공동체도 망하게 됩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바울의 이방인 공동체가 주류 기독교 집단으로 부상을 합니다. 바울의 기독교 공동체는 율법이라든지, 신앙생활의 규칙 등에 관해서 예루살렘 공동체 다른 견해를 갖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초대 기독교 공동체가 지녔던 자유와 평등의 사상에 더 가까이 있었습니다.

 

1세대 말, 그러니까 서기 70년 이후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지고 나자 신앙의 1세대였던 사도들이 다 사라집니다. 죽은 거죠. 나이가 들었으니 까요. 이렇게 1세대가 사라지면 교회는 지도력을 잃게 되죠. 그래서 생긴 게 제도라는 겁니다. 1세대는 제도가 필요 없습니다. 그 자신이 규칙이고 원칙이며 답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가 사라지고 나면 원칙을 세워야 하죠. 신앙의 원칙이 바로 제도라는 겁니다. 또한 기대했던 예수님의 재림이 일어나지 않고 지연되는 문제에도 뭔 답을 내야 했습니다. 입 다물고 있을 수는 없었으니까요.

 

따라서 기독교 공동체는 로마의 박해에 맞서 싸우는 데 힘이 될 만한 신학적인 개념들을 발전시켜야 했고, 동시에 로마의 전 영토에 뿔뿔이 흩어져 신앙하는 기독교가 잡다한 종파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조직, 행정의 통일성을 갖춰야 했습니다. 다시 말해 이 시기 기독교는 어떻게 신학적으로, 행정적으로 어떻게 공고한 제도를 만드느냐 에 관심을 집중하게 됩니다.

이는 어마어마한 물리력을 갖춘 로마에 맞서고, 문화, 인종, 계급, 성별 등 모든 면에서 다양한 기독교 공동체를 아우르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생겨난 게 1세기 말의 ‘보편교회’ 즉 우리가 말하는 카톨릭이 태동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후 생겨난 신약 성서라는 문헌들은 바로 이 ‘보편교회’혹은 ‘통일된 교회’를 위해 생겨난 문헌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저는 교회가 왜, 무엇을 위해 시작되었는가를 말씀드렸습니다. 교회는 교리적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예배하기 위한 집합소가 아니었고, 죽었다가 살아난 예수를 숭배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공동체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과 예수가 기폭제가 되어서 새로운 인간으로, 새로운 삶을 살 수 없던 사람들이 [새롭고 다른 삶의 방식]을 위해 교회가 세워졌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교회가 세상 속에 있어야 하는 이유는 초기 기독교의 이유와 다르지 않습니다. 교회는 [다른 삶의 방식으로 새롭게]살려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그 다르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예수에게서 찾고, 그가 살았던 길을 가기 때문에 예수가 우리의 구주가 되시는 겁니다. 그래서 교회는 매번 새롭고 다르게 살았던 예수를 제시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교회는 천당으로 가기 위한 정거장이거나 환전소가 아닙니다. 여러분의 교회는 여러분의 모자라는 욕망을 대행하는 기관도 아닙니다. 여러분의 교회, 여러분이 다니는 교회는 [세상과는 다른 삶의 방식으로, 새롭게 살려는 사람]의 공동체입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를 쫓아서 말입니다. 이제 아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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