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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천년동안의 삶

  • 김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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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동안의 삶

야야티라는 한 위대한 왕이 있었다.
그의 나이가 어느덧 백 살이 되었을 때, 그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인생을 살만큼 산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생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부귀영화를 다 누려 본 것이다.

어느 날, 죽음의 신이 야야타에게 찾아와서 말했다.
“이제 그대는 떠날 때가 되었다.
준비를 하라, 나는 그대를 데리러 왔다.” 야야타는 이윽고 사신을 바라보았다.
그는 마치 수많은 전투에서 승리한 전사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야야타는 두려움에 떨며 말했다. “너무 일찍 오셨습니다.” 사신이 말했다.
“내가 일찍 왔단 말인가?
그대는 백 년 동안이나 살았다.
이제 그대의 자식들마저 늙은이가 되었다.
그대의 장남이 지금 여든 살이다.
더 무엇을 바라는가?”
야야타는 백여 명의 아내와 백여 명의 자식을 갖고 있었다.

그는 사신에게 말했다.
“저를 위해 부탁을 들어 주십시오.
당신이 누군가를 데려가야 한다면 나를 대신하여 내 자식들 중
한 사람을 데려 가시고 저를 백 년만 더 살게 해 주실 수는 없겠습니까?”
야야티는 그의 자식을 한 자리에 불러모아 이야기를 하자 나이든 자식들은
한결 같이 입을 열지 않았다.
이 때 겨우 열여섯밖에 안된 가장 어린 막내아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제가 대신 죽겠습니다.”
그러자 야야티를 부르러 온 사신이 그에게 말했다.
“너야말로 너무나 순진한 소년이구나.
아흔 아홉 명이나 되는 너의 형들이 모두 입을 다물고 있는데 너는 아직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했다.
그런 너를 데려가는 것은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다.
다시 한 번 생각하도록 해봐라.”

어린 소년이 말했다.

“더 생각할 것도 없습니다.
나는 오히려 큰 깨달음을 얻고 가는 겁니다.
백 살을 사신 아버지도 인생에 만족하지 못하는데 나 역시 더 살아본들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러니 헛되게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어디 있겠습니까?
적어도 나는 아버지를 위해 이렇게 좋은 일을 할 수 가 있습니다.
자. 나를 데려가 주십시오.”
그래서 사신은 그 어린 막내아들을 데려갔다.

그리고 백년 뒤 사신은 다시 야야티를 찾아왔다.
그는 이번에도 이렇게 말했다.
“백년은 너무 짧습니다.
다른 아들을 드릴 테니 나에게 한 번만 더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야야타는 다시 백년을 더 살게 되었다.
그런데 언제나 이런 식으로 그는 천년을 더 살 수 있었다.

마침내 죽음의 신이 열 번째 그를 찾아 왔을 때, 그제야 야야타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처음 저를 데리러 왔을 때처럼 여전히 인생에 만족을 못하지만
이젠 당신을 따라가겠습니다.
이제 한 가지 사실만 확실히 알았습니다.
천년을 살고도 만족을 얻을 수 없는 것이라면 만년을 산다 해도
그것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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