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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오늘 만날지도 모를 두천사의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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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돔과 고모라를 방문했던 두 천사가 서울의 한동네에 있는 문방구에 들렀다. 그들은 마치 하나님께서 보낸 천국의 밀사와 같은 일을 하였다. 소돔과 고모라가 얼마나 죄악으로 물들어 있는지 관측하였듯이 오늘날 세상이 얼마나 말세를 향하여 치닫고 있는지 그 부패의 농도를 측량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문방구였을까? 이유는 이미 가볼데는 다 가보았기 때문이다. 정치계와 재계는 말할 것도 없고 사회모든 분야에 불의가 판을 치고 있었다. 심지어는 그 사회의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교육계와 종교계도 시커멓게 오염되어 있었다. 두 천사는 이만저만 실망이 아니었다. 소돔과 고모라와 별로 다를 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이 문방구였다. 어린 영혼들의 세계를 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문방구에 있는 상품들을 보면서 두 천사는 기절할 뻔했다. 옛날에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인형이나 캐릭터 상품들에 단골로 등장하는 것들은 토끼나 다람쥐, 혹은 곰돌이 등 귀엽고 친숙한 동물들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그러한 것들은 모두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이었다. 그런데 요즘에 나온 상품을 보면 하나같이 괴물들이었다. 포켓몬스터와 디지몬에 나오는 괴물들의 이름은 이러하였다. 피카츄, 라이츄, 파이리, 꼬북이, 버터풀, 야도란, 피존트, 또가스, 케터피, 레디바, 파락몬, 아구몬, 토코몬, 파피몬, 엔젤몬, 피오몬, 팔몬, 시드몬, 니드몬, 그레이몬, 워메몬, 원뿔몬, 가루몬 등등이었다.
어린이들은 언젠가부터 괴물들을 사랑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의 가방과 공책과 연필과 모든 문구류에 괴물의 형상이 그려져 있고 스티커와 딱지같은 과자류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또한 이들 만화캐릭터는 진화론 사상을 흥미롭게 접목시켜 창조의 본질을 흐려놓고 어린이들의 정신세계를 잠식하고 있었다.
두 천사는 현기증을 느끼며 문방구에서 나왔다. 이 세상에서 더이상 볼 것이 없었다. 이제 그들이 해야할 일은 의인을 찾는 일이었다. 그래야만 심판을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문방구 주인이 좀 쉬었다가 가라는 권유도 물리치고 거리를 나섰다. 한시가 급하기 때문에 조금도 쉴틈이 없었던 것이다. 하늘이 어두워졌다. 두 천사는 두려운 눈빛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다행히도 먹구름은 흰눈을 쏟아내고 있었다. 흰눈을 맞으며 황급히 시내버스를 타는 아주머니도 보았다. 천사들은 그 여인이 무의탁 노인들에게 전해줄 도시락을 들고 있는 것을 보았다.
또 어떤 젊은이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사람에게 장기를 기증하기 위해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었고 천사들은 그의 갸륵한 마음을 들여다 보았다. 어느 상점주인은 눈길에 행인이 미끄러질까봐 자기 상점 앞을 쓸다가 결국에는 동네 끝까지 쓸고 있는 아저씨의 따뜻한 마음을 보았다. 그때 두 천사는 깨달았다. 하늘에만 천사가 있는 것이 아니고 지상에도 천사가 있다는 사실을. 천사와 같이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어서 아직도 이 세상이 견디고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두 천사는 처음에 세상의 부패도를 측정할 때보다 의인을 찾아다니는 일이 훨씬 기분 좋았다. 세상 사람들은 똑똑하고 잘난 사람들이 이 세계를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이 세계를 살리고 있는 사람들은 그와같이 성실하고 착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두 천사는 지금도 그와같은 사람을 찾고 있다. 그리고 인간에겐 그 두 천사가 하나님께 보고하기 위해 세상을 뜨지 않고 아직도 지구의 구석구석을 다니고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희망적인 소식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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