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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역경의 열매] 박신애 <8> 일용직 근로자에 한 끼 제공 370여회 이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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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의 햇살과 여름·가을의 바람 그리고 겨울의 해와 달…. 이 모든 것을 운행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기억하며 우리 부부는 감사로 하루를 열었다. 그러던 2007년 교회 성도들과 홈리스 쉼터에서 식당봉사를 할 때, 불법체류자로 낙인찍힌 채 일용직 근로자로 하루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이민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낯선 땅에서 나그네로 살며 먹고살 것을 걱정하는 이들을 돕는 것이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미국의 대도시엔 일명 ‘인력시장’으로 불리는 일용직 근로자들이 모이는 거리가 있다. 건축업자나 식당업자들이 그날 필요한 인력을 구하러 이곳에 온다. 오전 8시 이후에도 거리에 남는 사람은 그날 일을 구하지 못한 사람이다. 부양가족이 20명인데 일거리가 없어 걱정이라고 말하는 사람, 일하지 않으면 당장 먹을 것을 살 수 없는 사람 등 대부분 라티노들이었다. 당시 노숙인을 지원하는 단체는 많았지만 불법체류 일용직 근로자를 돕는 손길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또 제 삼시에 나가 보니 장터에 놀고 서 있는 사람들이 또 있는지라.”(마 20:3) 그들에게 일거리를 줄 수는 없지만 그날 일당을 벌지 못해 밥을 굶게 될 그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라도 대접하고 싶었다. 봉사에 동참할 20여명의 성도와 함께 2007년 5월 26일 사역을 시작했다. 새벽에 교회에서 닭간장조림, 만두, 볶음밥을 넣은 도시락을 만들었다. 커피와 레모네이드, 사과 한 박스를 후식으로 준비했다.

애틀랜타 뷰포드거리와 샬로포드거리에서 사역을 시작했다. 처음엔 한 달에 한 번 정도 하려 했다. 그런데 막상 거리에 나가 보니 생각보다 많은 라티노가 모였다. 120여명의 라티노 형제들이 준비해 간 음식을 너무나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남편은 이 사역을 매주 하자고 제안했다.

매주 100∼150명분의 식사를 준비하려면 주중에 시장을 보고 토요일 새벽부터 음식을 만들어 배식하는 것이 너무 힘들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염려하는 마음으로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이런 마음을 주셨다. “너희 중에 분깃이나 기업이 없는 레위인과 네 성중에 거류하는 객과 및 고아와 과부들이 와서 먹고 배부르게 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 손으로 하는 범사에 네게 복을 주시리라.”(신 14:29) 내 주위에 있는 나그네들을 먹이며 배부르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요 축복의 통로가 됨을 깨닫게 하셨다.

순종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사역은 2010년 5월 29일까지 158주를 섬기다 크리스탈교회를 개척하는 동안 잠시 쉬었다가 2011년 4월 2일 다시 시작해 370여회에 이르고 있다. 지금은 돼지불고기 야채덮밥을 주메뉴로 하고 겨울엔 따뜻한 수프를 곁들이고 있다. 매년 크리스마스에는 겨울용 패딩 재킷, 장갑, 털모자, 양말 등을 전했다.

봉사 초기에는 주위의 음식점에서 “왜 가난한 가게 돈을 못 벌게 하느냐”며 경찰에 신고해 이리저리 쫓겨 다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이해해 주었다. 사역이 발전해 지금은 단기선교 훈련을 위해 한국에서 와 있는 한국대학생선교회 학생들이 스패니시 찬양으로 함께해 더욱 은혜로운 시간이 됐다. 이 사역을 돕기 위해 20여명의 헌신된 성도들이 섬기고 있다. 지금까지 사람이 없어 어려운 적이 없을 만큼 모두 헌신적으로 섬기고 있다. 또 물질과 기도로 후원하는 분들을 보내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음을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이 일을 맡겨주신 하나님의 종으로 부르심 받은 은혜와 기쁨이 크다.

정리=이지현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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