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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그리스 재정위기와 도요타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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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재정위기와 도요타 사태 

- 이윤재 교수 (숭실대 경제학과)
 

‘부정부패→경제파탄’ 탐욕에 대한 경고

최근 두 가지 중대한 경제기사가 언론매체를 장식했다. 그리스 정부의 재정위기와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대량 리콜 사태다. 이 두 사건은 별개로 서로 상관없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많은 사람들은 그리스의 재정위기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도요타의 리콜 사태도 우리나라와는 사정이 다르다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한다. 그렇다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금융위기에서 빠르게 회복되고 자동차 수출이 잘된다고 안심해도 좋을 정도인가? 

그리스의 국가채무 문제는 단기간에 급증한 것 자체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재정통계 조작으로 인한 국가신뢰도의 추락이다. 그리스 정부는 2009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6%대로 전망된다고 유럽연합(EU)에 보고했는데 실제는 12.7%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한 통계 착오가 아니고 조직적인 은폐가 있었다. 

그리스는 2001년 EU의 유로존에 편입하기 위해 국가채무를 분식회계 처리했고, 그 과정에서 미국 월가의 대표적 기업인 골드만삭스가 개입됐다고 한다. 외형적으로는 단순한 재정적자의 문제로 비치지만 그 이면에는 그리스 경제의 부정부패 문제와 관련이 깊다. 탈세와 방만한 재정운용의 결과라 할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 부유층의 탈세 규모가 300억 유로(46조5000억원)를 상회한다고 한다. 여기에 정부의 선심성 정책 등 방만한 재정운용이 가세했다. 탈세와 정부 지출의 방만한 경영은 부정부패의 온상이 되었다. 선심성 재정지출은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경제위기 시 그 약점이 쉽게 노출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의 간판기업이고 자랑인 도요타자동차 역시 부정직한 경영으로 곤경에 처해 있다. 지난해 가속페달의 결함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고 투명하게 대처한 것이 아니라, 은폐하고 언론에 폭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로비하는 등 편법을 동원했다고 한다. 이런 투명치 못한 조치로 초일류 회사인 도요타도 신뢰를 잃었다. 도요타의 추락으로 한국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반사이익을 얻겠지만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한국은 괜찮은가? 금년 2월에 대형 회계법인의 분식회계 사건이 또 터졌다. 수명의 회계사들이 거액의 뇌물을 받고 퇴출위기에 몰린 기업의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 공시해 경제질서를 문란케 했다. 이는 국가경제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치명적인 범죄행위다. 또한 탈세도 심각한 수준이다. 각종 교묘한 방법으로 탈세하는 사회지도층 인사들 및 전문직 종사자들에서부터 매출액을 축소 신고하는 자영업자들, 연말소득 정산을 허위로 신고하는 근로자 등 우리 사회에서도 탈세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그리스 정부의 재정적자 위기나 일본의 도요타 리콜 사태는 모두 근본적으로 신뢰 상실의 문제이고, 그 저변에는 부정부패와 관련이 있다.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문제가 아니다. 오랫동안 누적된 부정부패와 결합된 구조적인 문제들이 금융위기를 계기로 터져버린 것이다. 일종의 하나님의 엄중한 경고이고 심판이라 할 수 있다. 

성경은 신실하고 정직하고 투명한 경제행위를 요구하고 있다(레 19:36, 신 25:15, 잠 11:1, 16:11, 욥 31:6, 사 28:17). 신뢰할 수 있는 투명한 거래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부정부패의 상당한 부분은 투명치 못한 거래와 관련이 있다. 지난해 11월에 발표된 국제투명성지수(TI)를 보면 그리스가 3.8점(10점 기준: 투명한 사회)으로 71위를 차지해 OECD 회원국 중 하위권에 속하고 있다. 한국은 5.5점으로 39위에 랭크됐으며, OECD 평균치인 7.04의 한참 아래에 있어 선진국 수준의 투명한 사회로 가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투명한 정보 공개가 신뢰를 증가시킨다.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앞당기고 선진국이 되기 위해선 신뢰, 정직, 투명성 증진 등 사회자본(social capital)을 구축하는 일이 중요하다. 첨단 공장을 짓고 기술개발을 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금융위기를 조금 일찍 넘겼다고 우쭐대지 말고 유럽의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의 첫 글자)’를 비웃지 말고 우리의 진면목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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