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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산에서 내려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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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내려가라 
      
- 안성우 목사 (서대신교회)
 

매년 포천지가 발표하는 500대 기업을 보면 수명이 40년 정도다. 일본의 100대 기업 평균 수명은 30년 정도이고, 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평균 수명은 23.8년이다. 성공했다고 생각하여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지 않는 순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만다. 

예수님은 베드로 야고보 요한과 함께 변화산에 오르셨다. 여기서 수제자 베드로는 4차원의 광경을 목격한다. “그 옷이 광채가 나며 세상에서 빨래하는 자가 그렇게 희게 할 수 없을 만큼 매우 희어졌더라(막 9:3)” 엘리야와 모세가 나타나 주님과 말씀을 나누고 계셨다. 베드로가 끼어든다. “여기가 좋습니다. 여기 초막 셋을 짓겠습니다. 세 분을 위해서입니다.” 그때 하늘이 소리를 낸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 

그 일 후 마가복음 9장 9절은 “그들이 산에서 내려 올 때”로 시작하고 있다. 그들은 산에 올라갔다. 그리고 신비를 체험했다. 얼마나 황홀했을지 짐작이 간다. 그러나 산에서 살 순 없다. 신비 속에서 살 순 없다. 산에서 내려가야 한다. 우리가 산에서 살도록 지음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님도 산에서 내려가셨다. 

교회를 개척해 섬긴 지 12년이 조금 지났다. 작년 한 해 동안 여러모로 이만하면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도움을 달라는 사람에게 성의 표시를 할 수 있었고, 좋은 일을 넘어 의미 있는 사역을 감당할 계획도 세웠었다. 선교사도 한 해 여섯 가정 파송했다. 주차장이 좁아 돌아가는 사람도 있었지만 한 3년 이 평안을 즐기고 싶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갑작스러운 변화 속으로 몰아넣으셨다. 그것은 교회 이전이었다. 고생을 몇 년 더 할 수도 있다. 아내가 반대하는 일을 안 하겠다고 다짐했던 터라 아내에게 물었다. 그동안의 고생을 다 잊었는지 흔쾌히 찬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설임이 있었다. 그것은 내 삶을 타성이 끌어당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말씀을 묵상할 때 잠시 산에서 살기를 바랐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어떤 이에게는 그 산은 1위 자리이고, 내게는 타성이었다. 그리고 혹자에게는 안정과 평안함 또는 안일이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는 정상이 없다. 삶의 정상은 오직 하나님 나라뿐이다. 그 나라에 서는 날까지 우리는 산 아래에서 살아야 한다. 잠시 올라갔더라도 빨리 내려와야 한다. 

바울 선생님의 고백처럼 잡은 것도 아니요, 이룬 것도 아닌 자로 살아가야 한다. 섰다고 생각할 때가 넘어질 때다. 정상에 선 자는 내려오는 일만 남는다. 오프라 윈프리가 1위 토크쇼 프로그램을 진행하지만 늘 10위라고 생각하면서 산단다. 그렇게 생각하면 끊임없는 노력을 하게 된다. 교만도 허락되지 않는다. 정상에 선 일이 없기 때문이다. 

산 아래에 서 있다고 생각하면 내려갈 일도 없을 것이다. 변화산의 신비는 베드로에게 정말 매력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변화산의 신비를 벗고 산에서 내려가야 한다. 산에서 내려와 일상에서 겪는 모든 일을 즐기자. 그것이 눈물이고 고통이고 아픔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하나님 나라 대표선수가 될 날을 생각하며 즐기자. 이것은 신앙만이 줄 수 있는 선물이다. 당신을 하나님 나라 국가대표로 초대한다. 그 자리는 산에서 내려올 줄 아는 자에게만 허락된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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