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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사랑과 믿음의 따뜻한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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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사랑과 믿음의 따뜻한 언어


미국의 오바마 정부가 선보이는 '스마트 파워'라는 개념이 화제가 되고 있다. 조직관리 능력과 마키아벨리적인 정치력인 '하드파워'만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적 능력인 '소프트파워'를 함께 보유하는 정치력이 '스마트 파워'이다. 미국은 지난 대선에서 다른 무엇보다 미국의 실추된 권위와 위상을 회복시킬 지도자를 원했다.

막강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기반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던 미국이 2001년 911사태 이후 그들의 영향력이 쇠퇴해간다는 위기의식이 고조되자 다시금 강력한 세계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나라가 되기를 원한 것이다. 그리하여 미국은 유세기간 동안 부드럽지만 강력한 이미지를 선보인 오바마를 택했다.

필자가 오바마 정부가 지향한 스마트 파워 정치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본 것은 그들의 의사소통 능력이었다. 상대가 적군처럼 보인다 할지라도, 아니 실제 적군이라 할지라도 먼저 낮아져서 말을 건네고 친근하게 다가가 감동을 주며 마음을 움직이고자 하였다. 이것은 특별한 대가를 치르지 않고도 원하는 것을 다 얻어가는, 말 그대로 부드럽고(soft) 똑똑한(smart) 의사소통 방식이었다. 지난 달 클린턴 장관이 한국에 와서 보여주고자 노력한 모습 또한 적군이 아니라 친구로서의 미국의 이미지였다. 그녀는 솔직하고 친근한 자세로 다가와서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얻고자 열과 성을 다했고 이런 그녀의 외교는 확실히 적대감보다는 호감을 가져다주었다.

마샬 로젠버그 박사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의사소통을 위하여 ‘비폭력 대화’라는 의사소통의 방식을 창시하였다. 비폭력 대화는 세계 30개국에 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있으며, 이스라엘 정부에서는 수백 개 학교에서 이를 교육하도록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하니 꽤 대단해 보이는 대화 기술법이다. 그런데 그 내용을 잘 보면 그리 어려운 내용이 아니다. 비폭력 대화라는 것이 달변가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공부해야만 적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진실하게 표현하고 공감하여 경청한다면 그것은 바로 비폭력 대화 방식을 따라 의사소통하고 있는 것이다. 긍정적인 언어와 공감의 언어, 그리고 따뜻하고 진실한 사랑의 언어로 먼저 다가갈 때 우리는 세상에 수많은 이들을 친구로 얻게 될 것이다.

바울은 주인의 돈을 훔쳐 도망친 노예인 오네시모에게 복음을 가르쳤고 변화된 오네시모를 다시 그 주인 빌레몬에게 보내면서 편지 한 장을 써주었다. 사실 빌레몬은 바울이 가르친 제자였고, 바울은 그에게 매우 존경스런 사도였다. 바울은 빌레몬에게 얼마든지 오네시모를 받아들이라고 일방적인 어조로 명령할 수 있으나 그렇게 않았다. 바울은 한 장의 편지로 빌레몬의 상한 마음을 어루만지고 치유하였다. 바울의 언어는 매우 유약하게 보였지만 그 안에는 빌레몬의 마음을 움직이는 강한 힘이 있었다.

“내가 너에게 명령할 수 있지만, 그러나 사랑으로 인하여 간구하노라... 너도 알지... 나이 많은 나 바울이 이렇게 지금 감옥에 갇혀서 너에게 부탁한다... 그의 훌륭한 점은 나보다도 네가 훨씬 더 잘 알고 있을 거야... 심복 같은 오네시모를, 변화된 이 사람을 용서하고 친구로 받아주렴... ”

빌레몬은 바울의 편지 한 장에 깊은 감동하여 자기의 돈을 훔친 노예였던 오네시모를 용서하고 그를 사랑하는 형제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훗날 오네시모는 에베소교회의 감독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노예가 큰 교회를 책임지는 감독이 되었다는 이 기적 같은 이야기는 사랑의 깊은 세계를 알았던 바울의 아름다운 언어로 말미암아 가능한 것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어떠한가. 미움과 절망의 폭력적인 언어로 타인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는 않았는가.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을 수도, 천 냥 빚을 질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람을 죽이는 말이 아니라 살리는 말을 하는 것, 그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조금만 더 공감하고 경청하며 한 발자국만 더 상대를 배려하는 언어를 사용할 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더욱 평화로워 질 것이다. 

우리는 과연 친구를 얻고 있는가 아니면 잃고 있는가. 그것이 가정이든, 친구관계이든, 분쟁 가운데 극한 상황에서든, 한 걸음 물러서서 내가 사용하는 언어를 뒤돌아보자. 두꺼운 외투를 입고 지나가는 나그네를 보며 바람과 해가 내기를 하는 이야기를 담은 동화 속에서 나그네의 두꺼운 외투를 벗긴 것은 강력한 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햇살이었다. 따뜻한 사랑의 언어, 공감의 언어는 마치 따사로운 햇살처럼 꽁꽁 언 우리의 마음을 녹여낼 것이다. 급한 마음으로 말을 내뱉지 말자. 짜증스러운 언어로 폭력을 행사하지 말자. 언어가 존재의 집이라고 하는 것처럼, 우리가 사용하는 사랑과 믿음의 따뜻한 언어는 어느새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을 아름답게 만들어놓을 것이다.

(한국신앙과 가정재단(www.fff.or.k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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