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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혼의 상처에 대한 이해와 용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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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의 상처에 대한 이해와 용납
 
- 강선영 목사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www.kclatc.com)


“이혼 후에 몇 년간 미칠 것처럼 힘들었어요. 제 잘못이 아니었는데도 사람들의 시선은 차가웠어요. 못난 남편이었어도 제가 많이 의지하고 있었나봐요. 옆에 늘 보던 사람이 없어지니까 심적으로 견디기 힘들었어요. 남들은 쉽게 쉽게 이혼하고들 하는데 제가 정말 못난 인간이어서 그런 건지… 정말 겨우겨우 견디며 살았어요….”

남편의 폭력과 거듭되는 외도에 시달리다 결혼 8년 만에 이혼한 J씨는 이혼 이후에 겪은 극심한 고통과 상처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위 사람들과 사회의 반응은 차가웠고 어딜 가도 위로를 받지 못했습니다. 더구나 다니던 교회에서도 오픈할 수 없는 문제였습니다. 가장 가까웠던 구역장에게 자신의 심경을 털어놓았다가 전혀 이해받을 수 없었고 비난어린 시선을 깊이 감지하고 다시는 말할 수 없었습니다.

아주 오래 전에 남편의 폭력으로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한 분을 상담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무조건 이혼을 막고 싶어서 부부회복을 위한 상담에 주력할 때였습니다. 폭력이 강한 중독성이 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고, 그 폭력은 오랜 심리적 요인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폭력에 대한 심리치료를 하지 않는 한 폭력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남편은 상담받기를 거부했고 술이 깨면 어김없이 잘못했다고 빌었지만 폭력은 주기적으로 이어졌습니다. 하루는 정수리부분의 머리털이 몽땅 뽑히고 뺨이 시퍼렇게 멍이 들고 어깨뼈에 금이 갈 정도로 폭력을 당한 모습을 보고 그제서야 이 부부의 분리가 시급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십 여 년 이어진 폭력을 좀 더 일찍 차단할 수도 있었을텐데, 주님의 사랑으로 인내를 종용한 것이 너무 미안했습니다.

물론 이혼이 해답은 아닙니다. 될 수 있으면 이혼은 막아야겠지요. 그러나 이혼 이후에 심리적 안정을 찾고 자신의 길을 잘 가고 있는 분들을 보면서 무조건, 어떤 경우에도 ‘이혼은 안된다’라는 식의 정죄하는 사고는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아래의 사례처럼 습관적 외도가 배우자의 가슴을 후벼 파는 듯한 고통을 끊임없이 주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남편의 외도는 끊임없이 이어졌어요. 한번은 용서했지만 그 이후에도 질긴 습관처럼 끊어지지가 않았어요. 애들 때문에라도 이혼만은 안하고 싶었지만 계속 거듭되는 외도로 신뢰가 깨지고 늘 남편을 의심하게 되는 것이 싫었어요. 도저히 못 참아서 남편에게 화를 내면 남편은 오히려 의부증이 생긴 거라며 저를 힐난해요. 나중에 증거를 들이대면 그때는 아무 소리 못하고… 잘못은 남편이 했는데 나중에는 모든 게 내 잘못이라고 자책하면서 우울증까지 생겼어요. 부부 사이가 자꾸 힘들어지니까 애들도 불안증이 생긴 것 같았어요. 애들 때문에 더 괴로워요….”

성경에 몇 가지 이혼에 대한 허용의 기준이 있지만 한 가정이 깨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가정의 와해를 막아야 할 것이고, 상처 입은 가족 모두를 도와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몇 가지의 고쳐지지 않는 악한 행위는 부부관계를 지속할 수 없는 원인이 됩니다. 배우자의 외도는 단 한번만이라도 일어난다면 부부관계에 치명적입니다. 겨우 한번은 용서했다고 해도 이미 금이 간 부부의 관계가 회복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더구나 연이어 계속 외도 행위가 이어진다면 지속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집니다.

이혼보다 아이들에게 더욱 해로운 것은, 불화가 지속되는 부모의 부부관계를 오랫동안 보여주는 것이라고 심리학자들은 이야기합니다. 마치 지진이 계속되는 땅 위에 흔들리며 사는 것 같은 불안을 계속해서 심어주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라면 지진이 계속돼서 언제 무너질 지 모르는 땅 위에 지은 집에서 그대로 견디며 살 수 있을까요. 그런 무너지기 직전의 집에서 ‘언제 무너질지 몰라서 죽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인내해야 한다’며 강요할 수 있을까요?

그러므로 어쩔 수 없이 이혼한 사람들에게 또다시 상처를 주면 안 됩니다. 이 시대에 이혼은 너무 흔하고 쉬운 현상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혼보다 더 못한 부부관계를 마지못해 지속하면서 자녀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는 부부도 많음을 간과하면 안 됩니다.

성경에서도 이혼을 될 수 있으면 금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의 불행을 막기 위한 하나님의 배려입니다. 부모의 이혼은 가정의 파괴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혼란을 동반한 환경의 변화를 겪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혼 이후에 적어도 3년 이상은 이혼의 후유증과 상처로 인한 고통이 있다고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들이 행복하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서 이혼을 막는 것입니다. 다만 이혼의 고통보다 더 끔찍한 고통을 날마다 당하며 행복과는 거리가 멀게 ‘견디며’ 살아가는 것도 하나님의 뜻은 아닙니다.

자신의 편협한 시각으로 이혼한 사람들에게 비난의 상처를 주면 안 됩니다. 교회만큼 이 문제에 배타적인 곳이 없을 정도로 이혼한 사람들이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하지 못합니다. 이제 교회는 이혼자들의 상처를 위한 치유그룹을 활성화하고 그들의 상처를 신속히 치료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이혼하지 않는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한 노력과 더불어, 이미 어쩔 수 없는 사유로 이혼한 상처입은 사람들의 치유를 함께 도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혼자에게 가장 비난을 보내는 유형의 사람들은 자신도 이혼하고 싶지만 사회적 신앙적 제약 때문에 이혼을 못하고 겉으로 고상한 척하는 위선적 모습을 지닌 이들이 많습니다.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것은 자신의 상처 때문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비난을 중지해야 합니다.

당신 주위에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러저러한 사유로 이혼한 후 그 상처를 부둥켜안고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혼 이후 우울증이 깊어져 찾아오시는 분들을 만나다보면 그분들의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급격한 환경적 변화와 심리적 변화, 그리고 주변사람들의 냉소적 태도와 질타 등으로 숨을 쉴 수 없는 분들이 많습니다. 한때 이혼하면 지옥가는 줄 알았던 나같은 사람들이 여전히 변하지 않는 인식의 잣대를 들이대며 또 한번 아물지 않은 상처에 또 다른 상처를 끼얹는 것은 아닌지 성찰해 보아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이혼이라는 불행한 상황을 결코 만들지 않도록 결혼 전 교육이 철저히 이행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이미 이혼의 상처를 경험한 사람에 대한 배려와 치유적 포용의 태도 또한 우리 모두가 인식해야 하는 이 시대의 중요한 과제가 되었음을 받아들여야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분명히 기억해야 하는 것은 하나님은 ‘모든 사람들이 구원받고 행복해길 바란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으며 진리를 아는 데에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 [딤전 2:4] -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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