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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여성의 홀로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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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홀로서기 

- 최문자 시인 (협성대 총장)


한 시민단체에서 ‘매 맞는 여성 상담’ 자원봉사를 한 적이 있었다. 주로 저녁 늦은 시간에 봉사를 하게 되었는데, 남편에게 매를 맞고 한밤중 맨발로 뛰어온 여자도 있었다. 

상담하는 과정에서 매 맞고 찾아오는 여성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자생 능력이 없는 이들임을 알 수 있었다. 아무리 매를 맞아도 피할 곳이 없고, 설사 피할 곳이 있다 해도 독자적 삶을 유지할 힘이 없기 때문에 다시 그 상황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음을 그들은 고백하고 있었다. 또 그들은 스스로 여성은 남성의 ‘왼손’이며 ‘그늘’이므로 억압과 제한은 당연하다는 의식조차 고정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마가렛 풀러는 한 인디언 여인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을 통하여 여성들로 하여금 독자적으로 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풀러는 그의 실험에서 한 연약한 인디언 여성의 독자적 삶을 위해 그가 오래 살았던 캠프를 떠나 머나먼 곳에 오두막집을 지어놓고 그곳에서 살게 했다. 독립된 생활을 위한 최소의 물건들조차 없었으나 인디언 여성은 개인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계발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과 진실을 발견하면서 자유롭게 잘 살 수 있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여성이 필요로 하는 것은 여성으로만 처신하고, 여성으로만 보호받고 규정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자연인으로 성장하고 하나의 지성인으로 분별하며, 하나의 영혼으로 자유롭고 방해받음 없이 살며, 자신이 지닌 재능을 충분히 계발할 수 있는 능력이다. 

마가렛 풀러는 그의 저서 ‘19세기의 여성’이라는 책을 통해 페미니즘의 전통을 창시했다. 

풀러는 여성의 자기 의존성을 주장하면서 여성들이 세계(삶)와 직면했을 때 자기의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자기결정의 기회는 여성들에게 끊임없이 주어져야 여성이 형성할 수 있는 다른 구조에 뛰어들 수 있다는 주장을 했다. 

오로지 먹이 때문에 암컷이 수컷에게 의존하는 모습은 동물 중에서 인간이 유일하다고 한다. 

요즘 ‘매 맞는 남성’을 상담하는 기관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초기에 겪었던 여성의 체험을 일부 남성이 여성을 타자로 보면서 여성화된 자연의 지배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글로벌한 이 시대는 여성 대통령을 비롯한 우수한 여성 인재들로 많은 화제를 낳고 있다. 이러한 여성 양식의 출현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당초부터 그랬어야 했다. 

바로 얼마 전까지 우리의 할머니, 어머니들은 방출할 길 없는 창조성이 원천적으로 마비되고 봉쇄되어 그들의 재능은 사용되지도, 요구되지도 않고 이것을 견뎌내야 하는 영적 낭비의 삶을 살았었다. 

이 시대는 남성이나 여성이나 상관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삶의 형태로 바뀌고 있기에 파워, 에고, 지위 등도 한 성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 다만 남성과 여성의 상호작용 형식을 띠고 있기에 어떤 특별한 성이 다른 성의 ‘왼손’이어야 할 이유는 점점 없어지고 있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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