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칼럼 감사와 내려가는 은혜

첨부 1


감사와 내려가는 은혜    
 
- 강준민 목사 (LA새생명비전교회)
 

진정한 감사는 범사에 감사하는 것이다. 감사할 수 있을 때 감사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감사다. 감사할 수 없을 때까지도 감사할 수 있을 때 성숙한 감사가 된다. 성숙한 감사는 역설적 은혜를 깨달은 사람에게 가능하다. 역설적인 감사 중에 하나는 내려감에 대한 감사다. 우리는 올라가는 사람에게 축하를 보낸다. 박수를 보낸다. 반면에 내려가는 사람을 불쌍하게 생각한다. 심지어는 멸시하고 경멸하기까지 한다. 가까이하지 않을 사람으로 여긴다. 내려간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것이다. 정상에 서 본 사람은 내려가는 길이 얼마나 쓸쓸한 가를 안다. 고독한가를 안다. 

사실 내려가는 길만 쓸쓸한 것이 아니라 정상도 외로운 곳이다. 정상처럼 위험한 곳은 없다. 정상에 선 사람들, 정상에 서려고 하는 사람들은 공격의 대상이 된다. 자신의 모든 것이 노출된다. 정상은 춥다. 산소가 희박하다. 오래 머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정상에 서면 비난과 비판과 비방을 받게 된다. 그렇지만 정상에 올라선 사람들에게서 배울 것이 있다. 정상은 소중한 자리다. 누군가는 올라서야 하는 자리다. 그들이 정상에 올라 선 것은 정상에서만이 볼 수 있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정상에 선 사람은 멀리보고 전체를 본다. 정상에 서면 길이 보인다. 아래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길이 보인다. 그래서 정상에 선 사람이 길라잡이가 되는 것이다. 길을 본 사람만이 길을 인도할 수 있다. 길을 볼 수 없는 사람들의 오해를 받으면서 까지도 자신이 본 길을 인도하기 위해 헌신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지도자를 아끼고 지도자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 훌륭한 지도자를 만났다면 잘 격려해서 그가 책임을 완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렇지만 정상은 오래 머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내려가야 하는 곳이다. 

정상에 올라가는 것보다 더 조심해야 하는 길이 내려가는 길이다. 지난 2002년 세계적 산악인 에드먼드 힐러리 경의 아들 피터가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라 감격의 순간을 가졌다. 그는 정상에서 아버지께 위성 전화를 걸었다. 그때 힐러리 경이 아들 피터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내려올 때 조심하여라.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가는 것이 더 어렵단다.” 내려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때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때를 놓치면 추락할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다. 

정상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하다. 아무나 정상에 올라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사람이 도전하지만 정상에 올라선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정상에 올라서기 위해 필요한 이상으로 내려갈 때도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하다. 내려갈 때 잘 내려갈 수 있어야 한다. 때를 잘 분별하고, 자원해서 내려갈 수 있는 은혜가 필요하다. 비행기를 생각해 보라. 스스로 내려가면 착륙이 된다. 남이 끌어 내리면 추락이 된다. 

마찬가지로 정상에 선 사람이 스스로 내려가면 물러섬이 된다. 스스로 내려가고 떠나면 그 뒷모습이 아름답다고 말해 준다. 그렇지만 남이 끌어내리면 몰락이 된다. 착륙과 추락은 비슷해 보이지만 아주 다르다. 그런 까닭에 잘 내려가는 것도 은혜가 필요하다. 잘 내려가는 것도 축복이다. 잘 내려가는 사람에게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게 된다. 잘 내려감으로 새로운 기회가 주어지기도 한다. 후광을 발하기도 하고, 숨은 곳에서 영향력을 끼칠 수 있게 된다. 

잘 내려가기 위해서는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올라갈 때 준비했던 많은 것을 버린 산악인만이 가벼운 몸으로 내려올 수 있다. 잘 내려가면 올라갈 때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된다. 시인 고은 선생이 쓴 ‘그 꽃’ 속에 담긴 글이 가슴에 여운처럼 남아 있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내려갈 때 감사하자. 바닥에 감추어진 하나님의 은혜가 있다. 바닥에서 우리는 고통 중에 있는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하나님이 쓰신 사람들은 한결같이 바닥을 경험했고, 바닥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정상에서 경험할 수 없는 깊이가 바닥에 있다. 바닥은 깊이를 경험하는 곳이다. 아주 낮은 곳에 임할수록 아주 높은 곳에서도 타락하지 않을 수 있다. 깊이와 높이가 만난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바로 낮은 곳이다. 그 낮은 십자가가 하늘에 닿았다. 그래서 나는 날마다 십자가 앞으로 나아간다. 

- 출처 : 국민일보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