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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교회, 나의 고민 나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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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나의 고민 나의 사랑 

- 이태형 부장 (국민일보 i미션라이프부)


“빌 이 큰 배는 낡아서 삐걱거리고 이리저리 흔들린다네. 그래서 구토가 날 때도 있지. 하지만 이 배는 목적지까지 잘 간다네. 언제나 그랬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걸세. 자네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말일세.”

미국의 기독작가인 필립 얀시는 자신의 책 ‘교회, 나의 고민 나의 사랑’(IVP)의 모두에서 J.F 파워스의 ‘푸르게 돋아난 밀’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한다. 책에서 얀시는 자신이 왜 교회를 떠났는지를 말한다. 그리고 왜 다시 교회로 돌아왔는지, 돌아온 교회에서 어떻게 적응했는지를 설명한다. 결국 교회에서 의미를 찾게 된 과정이 어떠했는지를 고백적으로 말한다. 

얀시의 책 제목은 2011년을 사는 한국 크리스천들의 심정을 대변한다. 그렇다. 비신자에게는 말할 것도 없이 신자에게도 교회는 고민거리다. 똑같이 고민하지만 신자와 비신자간 차이는 있다. 신자에게는 ‘그럼에도 교회는 사랑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한국교회를 바라보며 고민하며 통곡하는 이름모를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고민 끝에 교회 회의론자가 되고, 결국 울타리를 떠나 교회 구경꾼이 되어 버리는 신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 분들에게 얀시의 책을 꼭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어떻게 그가 교회 회의론자에서 옹호론자로, 구경꾼에서 참여자로 바뀌었는지가 거기 나와 있다. 

“여러 과정을 통해 바른 교회를 찾는 열쇠는 내 안에 있음을 배웠다. 내 시각이 관건이었다. 교회를 겨우 참고 견디던 내가 교회를 사랑할 수 있게 된 것도 바로 새로운 시각 덕분이다.” 

얀시는 교회에 대한 시각을 바꿨다. 고린도전서의 묵상을 통해 교회란 하나님의 몸이며 예배란 집 주인이 누구인지를 기억하는 행위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교회를 바라 볼 때에는 위를 올려다 보고, 주위를 둘러보며, 밖을 내다보고, 안을 들여다 보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 새로운 시각을 통해서 교회를 겨우 참고 견디던 얀시는 교회를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과거 비판적 소비자 정신으로 교회를 대하며, 예배를 공연으로 보았던 그는 예배에서 우리가 해야 할 질문은 ‘내가 무엇을 얻었는가’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이 기뻐하셨는가’라는 점을 실감했다. 

“교회가 존재하는 주된 이유는 즐거움을 제공하거나 약한 모습을 받아주거나 자존감을 세워주거나 우정을 북돋는 게 아니고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다. 그 일에 실패하면 교회는 실패하는 것이다.” 

교회는 가족이며, 가장 함께 살기 싫은 사람이 반드시 살고 있는 곳, 자신의 고통을 가져갈 수 있는 곳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교회는 하나님의 모험이요 도박이었다. 위험한 도박을 하면서까지 교회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깨닫게 됐다. 

그는 고백한다. “교회의 흠 많은 인간들 속에서 나는 희망의 역설적 징후를 보게 되었다. 하나님이 투박한 질그릇인 우리 안에 살기로 결정한 것은 그분이 우리 인간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시는지를 보여주는 최고의 증거다.”

얀시의 이 말도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음미할 내용이다. 성난 눈으로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비신자들에게도 꼭 읽어주고 싶다. 

“교회가 사명에 실패하고 중대한 과오를 범하는 것은 바로 교회가 하나님의 영광에 늘 미달일 수 밖에 없는 인간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하나님이 감행하신 모험이다. 완전한 모습을 기대하며 교회에 들어서는 사람은 그 모험의 본질이나 인간의 본성을 모르는 것이다. 결혼이 끝이 아니라 사랑을 실천하는 씨름의 시작임을 모든 신혼부부가 결국 배우듯 교회 또한 시작일 뿐임을 모든 그리스도인이 배워야 한다.” 

2011년, 한국교회라는 큰 배가 낡아서 삐걱거리고 흔들린다. 그러나 기억하자. 결국 그 배는 목적지까지 잘 간다는 사실을. 보수할 투성이인 낡아빠진 배와 한심해 보이는 선원들(일등항해사이건, 삼등 항해사이건)에 실망하더라도 목적지에 가려면 그 배를 타야 한다는 것을. 그 배에는 흠 많은 선원들과의 ‘위험한 도박’을 회피하지 않는 사랑의 선장이 계신다. 그 선장에 대한 신뢰가 확실하다면, 그 선장의 능력을 알고, 그를 사랑까지 한다면 배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도 배를 떠나지는 않는다. 그래서 결국 목적지에 도달한다. 마침내 목적지에 도달한 그날, 항해도중 일어난 모든 고통과 쓰라림까지도 섭리의 일환이요, 은혜의 조건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험난한 파도속에서 낡디 낡은 배를 타고 '영혼의 깊은 밤'을 보내면서도 선장을 '끝까지' 의지했던 수많은 선배 승선객들을 그 목적지에서 보게 된다. 

비신자들에게는 설득력 없게, 너무나 한심한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한국교회가 여전히 세상의 소망이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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