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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믿음의 처음과 나중 (겔 47: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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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처음과 나중 (겔 47:1-12)


1. 사람이 자신의 일을 잘하고 싶은데 잘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수치심이랍니다. 수치심(shame)은 자신의 나약함과 부족함으로 인하여 창피하게 느끼는 것이고, 부끄럽게 느끼는 것입니다. 수치심을 많이 느끼는 것은 좋은 것일 수 있습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것입니다. 자신의 연약함을 아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처지를 알고 양보할 줄도 알고 물러설 줄도 아는 것입니다.

반면에 수치심을 많이 느끼는 것이 좋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의기소침하게 합니다. 소극적이게 합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조차도 하지 못하게 합니다. 대인기피증이 있습니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합니다.

수치심은 성장과정에 의하여 생기는 것입니다. 인정을 받고 칭찬을 받고 자란 사람에게는 수치심이 적습니다. 그러나 핀잔을 많이 받고, 너무 억압된 환경에서 많이 혼나면서 자란 사람에게는 수치심이 많습니다. 수치심이 많은 사람일수록 남 앞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말을 잘못하여 창피를 당할까 봐 아예 나서지를 않습니다. 늘 수치심에 짓눌려 삽니다.

2. 어떤 전문가가 무엇이 수치심을 극복하는지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를 하였습니다. 수치심을 극복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남보다 빨리 수치심을 이기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평생을 수치심 때문에 자신의 뜻을 한 번 펴보지도 못하고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인생의 행복은 수치심을 얼마나 빨리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일을 하였어도 수치심이 많은 사람은 다른 사람이 뭐라 할까 하는 생각에 만족이 없습니다. 그런데 수치심이 적은 사람은 작은 일을 해 놓고서도 그것으로 인하여 만족하는 것이었습니다.

전문가의 연구에 의하면, 수치심을 얼마나 빨리 극복하느냐, 수치심을 이기느냐는 것이 그 사람의 믿음에 달려있음을 발견하였습니다. 믿음이 있고, 소신이 있고,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수치심을 이기고 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믿음이 없고 자신감이 결여된 사람은 늘 수치심 앞에서 고개를 돌리고 나서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믿음은 곧 힘이고 능력이고 보약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인생을 감옥살이 하게하는 부정적인 수치심을 이기고 물리치는 것이 곧 믿음인 것입니다.

3. 믿음은 흐르는 물과 같다고 봅니다. 물이 모든 생물을 자라게 하고, 더러운 것을 씻기고, 답답한 것을 시원하게 합니다. 사람이 살 수 있음은 물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이 없으면 어떤 생물도 살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물도 고여 있기만 하면 썩게 마련입니다. 물은 흘러가야 합니다. 흐르는 물에는 이끼가 끼지 않습니다. 

믿음이 마치 흐르는 물과 같습니다. 믿음이 자신감을 줍니다. 믿음이 부정적인 것을 긍정적으로 바꿉니다. 믿음이 실패를 딛고 다시 시작하게 합니다. 믿음이 우리를 일어서게 합니다. 우리에게 소망을 줍니다. 흐르지 않고 고여 있는 물이 썩는 것처럼 행함이 없는 믿음이 죽은 믿음인 것입니다. 흐르는 물이 모든 만물을 소성케 하는 것처럼, 산 믿음이 우리의 삶을 활기차게 하는 것입니다.

4. 에스겔 선지자는 유다의 마지막 왕인 여호야긴과 함께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간 젊은이였습니다. 바벨론에서 포로생활을 하면서 결혼도 하여 행복하게 살았지만 갑작스런 아내의 죽음으로 인 하여 커다란 아픔을 겪었습니다. 자신의 아픔을 느끼면서 포로생활을 하는 자기민족의 아픔을 공감하게 되었고, 30세를 전후로 해서 선지자로 부름을 받아 포로생활을 하는 자기 백성들에게 설교를 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의 백성이 남의 나라에서 종살이를 한다는 수치심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수치심 때문에 자기들의 신앙과 하나님을 자랑할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수치심 때문에, 그 좋아하던 찬송도 마음껏 부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수치심은 모두를 짓눌렀고, 그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조차도 기를 꺾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때에 하나님께서 에스겔 선지자에게 환상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골짜기의 마른 뼈들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일어나 이스라엘의 군대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가 오늘 본문의 말씀인 것입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은 우리의 수치심을 이기는 믿음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믿음이 어떻게 자라야 하며, 그 믿음의 열매가 무엇인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5. 본문의 말씀은 3가지 장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첫째, 믿음의 물이 성전에서부터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믿음은 하나님의 생수가 내 마음에 들어가서 생기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믿음은 내가 마음먹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성전에서 흘러나오는 생수로부터 시작함을 알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도 로마서 10장 17절에서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음이라 하였습니다. 믿음의 시작은 하나님의 말씀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렇게 살아야지 하는 데서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교회를 나왔는데 어느 날부터 하나님의 말씀이 귀에 들어오고, 그렇게 살고 싶은 마음이 들면서부터 믿음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진정 믿음으로 살기를 원하는 우리들은 하나님의 성전에서 흘러나오는 물에 마음을 적시고자 하는 것입니다. “주여 말씀으로 내 마음을 적셔 주소서.”라고 기도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믿음의 시작인 것입니다.

6. 저희가 전에 살던 북가주에 Muir Wood State Park이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1번 도로를 타고 1시간가량 올라가면 바닷가 숲 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곳에 가면 Redwood라는 나무와 세코이어라는 나무가 군집을 이루고 있는데, 높은 나무는 100m가 넘을 정도로 높이 자랍니다. 이렇게 큰 나무가 자랄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데, 태평양 연안 캘리포니아에만 가능하답니다. 나무가 아무리 생명이 강하다 할지라도 뿌리로부터 물기를 그렇게 높이까지 올라가게 할 수 없답니다. 그런데 나무가 그렇게 높이 자랄 수 있는 것은 바다에서부터 불어오는 수분이 꼭대기 나뭇가지를 적시기 때문이랍니다. 특별하고 큰 나무로 자라기 위해서는 뿌리의 양분만으로는 부족한 것이고 하늘로부터 임하는 물기가 있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7. 둘째, 이 물이 점점 차올라 발목을 적시고 무릎을 적시고 허리를 잠그고 나중에는 그 물에 헤엄을 쳐야 합니다. 물이 점점 차오른다는 것은 우리의 믿음이 점점 성장하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의 마음이 넓어지듯, 우리의 생각이 깊어지듯, 우리의 믿음도 점점 성장하는 것입니다. 내 마음의 변화가 말을 새롭게 하는 것이고, 습관을 새롭게 하는 것이고, 생활을 변화시키듯이 우리의 믿음이 점점 넓어지고 깊어지는 것입니다.

발목을 적신다는 것은 발목이 힘을 얻어서 걷는 것처럼 제 발로 하나님의 집을 기쁘게 드나드는 것입니다. 전에는 누구 때문에 교회를 다녔다면, 이제는 내 영혼의 구원을 위하여 스스로 하나님의 집을 찾아 예배하는 것입니다. 발목을 적시는 것은 예수님을 만나는 기쁨입니다.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전에는 수치심 때문에, 교회 다니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지 못했는데, 이제는 예수 믿는 것이 자랑스러운 것입니다.

8. 물이 무릎에 찼다는 것은 무릎을 꿇을 수 있는 믿음의 단계입니다.

무릎을 꿇을 수 있다는 것은 기도하는 신앙을 말합니다. 이제는 인생이 구원이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어린양에게 있음을 알고 주님께 무릎을 꿇어 지내는 것입니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에 넘어지던 자가 이제는 기도하면서 이겨나가는 것입니다. 전에는 속이 상하면 화부터 냈는데, 이제는 하나님을 의지하여 기도하는 것입니다. 아직 남을 돕기에는 역부족이지만, 그 사람을 위하여 기도할 수는 있는 것입니다.

9. 다음은 물이 허리에까지 찼습니다. 성경은 허리에 진리의 허리띠를 매라고 하였습니다. 진리의 허리띠를 띠는 것은 이제 진리를 따라 사는 사람이 된 것입니다.

전에는 남이 좋다 하면 좋은 줄 알고 따라갔는데, 이제는 진리가 아니면 행하지 않는 것입니다. 기독교인이기에 기독교의 진리를 지켜 사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이기에 하나님의 진리를 위해 충성을 다하는 것입니다. 옳은 일이고, 하나님의 일이라면, 자연스럽게 참여하는 것입니다. 봉사하고 수고하는 것입니다. 허리를 숙여 섬길 줄도 알고, 허리를 숙여 낮아질 줄도 아는 것입니다. 이게 바로 허리의 신앙입니다. 

10. 그 다음은 헤엄치는 신앙입니다. 헤엄치는 신앙은 물에 내 몸을 맡기듯이 하나님께 내 생명을 맡기는 믿음입니다. 헤엄을 배운 사람은 알듯이, 헤엄을 치려면 물에 내 몸을 맡겨야 합니다.

헤엄을 배우려고 하는 사람이 온갖 힘을 부리게 되면 점점 물속으로 가라앉습니다. 물에 내 몸을 맡기고 평안하게 숨을 고르면서 가만히 있으면 물이 나를 받쳐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때에 팔을 젓고 다리를 저으면 앞으로 나가게 되는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헤엄을 치는 것은 하나님의 물이 나를 받쳐주는 것입니다. 믿음이 나를 붙잡아주는 것입니다. 내가 믿음을 붙잡고 사는 것이 아니라 믿음이 나를 붙잡아 주는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내가 하나님의 말씀을 지켜 살 때에 하나님의 말씀이 나를 지켜주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제가 전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어려운 지경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에 저에게 주어진 말씀이 “사랑은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말씀에 순종하여 내가 손해 보는 쪽으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것 때문에 제가 곤경에 빠지지 않게 되었고, 좋은 결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11. 셋째는 믿음의 물이 큰 강물을 이루고 그 강물이 강좌우편의 모든 나무들로 좋은 열매를 맺고, 그 물에 자란 나무의 잎사귀들이 약재료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믿음의 물을 먹고 자란 나무 잎사귀가 약재료가 되었다는 말씀입니다. 믿음이 보약인 것이고, 믿음의 결과가 다른 사람에게 약이 된다는 말씀입니다.

저는 참 수치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누가 무슨 잘못을 하면 내가 잘못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할 정도입니다. 종종 신문에 글을 쓰고, 컴퓨터에 글을 싣다가도, 이 글을 읽고 다른 사람들이 무어라 하지는 않을까 하여 썼다가 지우고, 올렸다가 내리는 일이 많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믿음을 주셔서 소신껏 살게 하여 주셨습니다. 이제는 제소리를 해야 하겠다고 다짐합니다. 목사가 목사로서의 해야 할 소리를 해야지, 목사가 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소리를 제대로 말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더욱 목사가 되어서 다른 사람에게 영적으로 도움을 주고자 하는 일에 보람을 느낍니다. 목회를 하며, 여러분에게 영적인 양식을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히 제자성경공부를 할 때이면, 그래도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살고자 하는 일들이 바로 약재료가 되는 것이라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믿음을 주시는 것은 우리의 믿음이 약이 되어 다른 사람의 아픔을 치유하고, 눈물을 씻어주고, 연약한 무릎을 일으켜 세워주는 것입니다.

12.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믿음의 그림을 그려보시기 바랍니다. 성전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그 물을 마심으로 내 안에 채워지는 믿음을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믿음은 내 마음의 작정이 아니라, 성전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마시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그 믿음의 물이 발목신앙에서 무릎 신앙으로, 허리신앙으로 그리고 믿음으로 헤엄을 치는 신앙에까지 이르기를 바랍니다. 믿음이 우리를 받쳐주고 헤엄치게 하고 구원하는 것임을 늘 상상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물이 강물을 이루고, 강 좌우편의 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맛있는 열매를 맺고, 그 잎사귀가 약재료가 되는 꿈을 꾸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그림입니다.

날마다 오늘 말씀의 그림을 머리에 그리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날마다 약재료가 되는 삶이기를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크고 놀라운 일을 이루실 것입니다. 여러분을 통하여 주변이 밝아지고 다른 사람이 소망과 용기를 얻는 일들이 일어날 것입니다. 하나님의 그림을 믿으십시오. 믿으면 못한다는 마음을 이깁니다. 못하게 하는 수치심을 이깁니다. 믿음이 이기게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그림이 현실이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이선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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