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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역경의 열매] 이말테 <9> 한국루터회에 몸담으며 목회·강의 함께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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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한국루터회(LCK)가 나를 이리저리 살핀 지 2년이 지났다. 2002년 봄 한국인 최초의 루터교인으로 ‘아시아의 루터’라고 알려진 지원용 박사님은 원래 살고 있던 미국이 아닌 루터대에 계셨다. 나의 선교회 아시아 담당자도 한국에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지 박사님은 지도층 모임에서 “지금부터 이말테 선교사가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게 출발 신호였다.

총회장은 내게 LCK 교회개발원을 설립하라는 중책을 맡겼다. 그곳에서 2005년까지 원장으로 활동했다. 예배 세미나, 루터교 정체성, 교회력, 전도 등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어린이 찬송가 절기편을 출판했다. ‘독일과 스위스 종교개혁지 탐방’과 ‘독일 교회의 날’ 등 단체여행들도 진행했다.

2005년에는 루터대 실천신학 교수로 임명됐다. 처음에는 예배학을 가르치다가 나중엔 점차 영성신학과 설교학, 목회학 선교학 종교학 강의도 하게 됐다. 나는 학기가 시작될 때 오리엔테이션에서 설명하는 게 있다. “좋은 학생은 질문하고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이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질문을 던지면 교수가 귀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질문하면 학생에게 더 많은 과제를 주는 교수들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학생들은 처음에는 날 신뢰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그러다 나중에 열심히 질문하고 토론한다. 인문학은 남의 사상을 그냥 복사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해석한 뒤 자신만의 의견을 생각해 내놓는 것이 목적인 학문이다. 학생들은 이것을 처음에는 힘들게 배웠는데 요즈음 내용을 스스로 해석하는 것을 매우 잘한다.

나는 학교 발전을 위해 독일 목사와 학자들에게 발표와 강의를 부탁하며 한국으로 초청했다. 2012년과 2016년 두 차례 세계 최초의 기독교 대학인 마르부르크대 조직신학 은퇴교수인 한스-마르틴 바르트 교수 부부를 초청했다. 바르트 교수는 세계적인 석학이며 루터 전문가다. 그가 루터신학에 대해 집중 강의를 했고 그의 아내가 목회자들을 위해 신앙세미나를 인도했다.

LCK에는 교수가 반드시 목회자로 일해야 한다는 전통이 있다. 교수들은 최소한 설교를 해야 한다. 선교사인 나는 더 그렇다. 여러 교회에서 협력목사나 동역목사로 소속했다. 처음으로 참석했던 한국루터교 예배는 중앙루터교회였다. 8년 동안 장로교회의 예배에 익숙해졌는데, 예배가 시작되자마자 눈물이 났다. 내게 익숙한 전통적 예배 의식의 멜로디와 달랐지만 그 멜로디와 내용이 깊은 의미를 가졌기에 은혜가 넘쳤다.

지금 나는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 있는 중앙루터교회에 소속해 있다. 그 교회에 다니는 것은 내게 정말 즐거운 일이다. 중앙루터교회도 얼마 전까지 다른 한국교회들과 마찬가지로 교인 수가 줄어들고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다시 부흥하고 있다. 특히 젊은 가족들과 지식인들이 중앙루터교회 담임인 최주훈 목사를 좋아한다. 이렇게 교회를 찾아오는 이들 중에는 교회에 다니다가 한때 출석을 포기했던 ‘가나안 교인’이었던 성도들이 많다.

이런 것을 보면 한국교회에 희망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 목사가 제대로 신학을 공부했고 설교를 잘 준비해 기독교사상을 제대로 설명하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싶다. 하나님의 말씀을 수준 높게 선포하면 한국교회도 다시 부흥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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