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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바람처럼 자유한 성령을 벗삼아

  • 김부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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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6일 주일설교

성경말씀 : 로마서 8장 26절

설교제목 : 바람처럼 자유한 성령을 벗삼아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의 약함을 도와주십니다. 우리는 어떻게 기도해야 할 것도 알지 못하지만, 성령께서 친히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하여 주십니다.(로마 8:26)】


  <우리 시대 이야기>


  인간의 지적(知的) 능력, 즉 이성(理性)이 활짝 피어있는 우리 시대에서 성령(聖靈), 즉 거룩한 영에 대한 이야기는 흔히 조롱거리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삶의 결실이란 인간의 인과(因果) 관계적 행위의 결과일 뿐, 그 이상은 없다”는 무미건조한 메시지들이 우리시대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요. 바로 그 지점에서 종교의 쇠퇴가 거론될 수 있을 것입니다. 거룩한 영의 존재 자체를 불필요로 하는 시대, 그냥 인간의 능력과 노력으로 모든 삶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시대 …… 그런 메마른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우리 시대에서 종교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소수(小數)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세상의 대다수 사람들이 거부하거나 조롱하고 있는 거룩한 영(성령)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믿고 따르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 이야기>


  바울 선생은 이야기했습니다.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의 약함을 도와주십니다. 우리는 어떻게 기도해야 할 것도 알지 못하지만, 성령께서 친히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하여 주십니다.(로마 8:26)】 바울 선생은 우리를 도우시는 거룩한 영, 특히 인간의 연약함을 강건케 붙잡아주시는 거룩한 영의 존재를 거론하셨습니다. 그래요. 동의합니다. 인간의 부족함 부분을 채워주시는 거룩한 영, 그렇게 하여서 우리를 하느님처럼 완전하게 하시는 거룩한 영의 존재를 우리 역시 믿고 따르는 것입니다.


  <성령론의 다양화>


  그러나 다만 한 가지, 바울 선생이 오늘 성경에서 말씀하신 성령의 실체가 마치 인격적 존재만인양 인식되는 것은 문제가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이해하는 바, 성령의 실체는 바람처럼 자유한 무정형(無定型)의 실체이기 때문입니다.


  바울 선생은 오늘 성경에서 성령을 인격적 존재, 즉 인간을 닮은 존재인양 이야기했습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만, 꼭 그렇지 만은 않을 것입니다. 성령이 인격적 존재일 수도 있지만, 비 인격적 존재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언뜻 생각에, 바울의 이런 태도는 바울 선생이 신적인 세계를 인간의 모형으로 생각하는데 익숙했던 그리스 문명의 과도한 영향을 받은 탓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잠깐 들었습니다.


  아주 오래 전, 복음주의 신학자임을 자처하는 분들이 우리 기독교의 성령론을 우리 동양전통의 기(氣)이론으로 설명하려는 시도에 대해서 격렬하게 반대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주 오래전이라 기억이 희미하지만, 그분들의 요지는 “성경이 제시하는 성령은 인격적 존재이기 때문에 비 인격적 실체인 기(氣) 이론에 입각한 성령론은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글쎄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려서, 성령은 바람처럼 자유한 무정형의 실체입니다. 때로는(일상적 삶 속에서는) 평온한 바람으로, 때로는(위기적 상황 속에서는) 미친듯 불어대는 광풍(狂風)으로, 때로는(서양에서는) 인간의 외형을 닮은 모습으로, 때로는(동양에서는) 인간의 내외를 넘나들며 우주에 편만한 기(氣)의 양태로서 …… 각기 다양하고 자유로운 양태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하늘을 섬기는 영성의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는 사람일까요? 그 사람은 바람처럼 자유한 거룩한 영을 따라서 자유롭고 해방되게 살아가는 초탈의 ‘영성(靈性)적 유목민(遊牧民)’입니다.


  <설교를 마치면서>


  이제 설교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설교말씀의 제목을 “바람처럼 자유한 성령을 벗삼아”라고 잡아보았습니다. 오늘 이 설교의 제목을 깊이 묵상하시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기도하겠습니다.


  <축도>

하늘의 하느님이여. 땅의 예수여. 바람의 성령이여!

이제는 우리 생명의 근원 되시는 하느님의 신비로운 사랑과

이 땅에서 진리의 세계로 진입한 예수님의 놀라운 은혜와

지금도 살아계셔서 우리를 아름다운 곳으로 인도해 주시는 성령님의 은총이

우리 수도교회 교우들 머리 위에 영원토록 충만하시기를 간절히 축원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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