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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소설 <우리의 사랑은....> 제40회 - 붙잡으려는 몸부림일 지도....<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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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왜 이럴까? 아무 것도 아닌걸 내가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는게 아닐
까? 윤정 스스로 생각해도 이러는 것이 평소의 윤정 자신답지 않았다. 피식하
는 쓴웃음이 자기도 모르게 새어나왔다. 그리고 고개를 들고 크게 기지개를 켜
며 하품을 한 다음 윤정은 손에 들고 있는 무선전화기를 제자리에 갖다두고는
침대 위에 털썩 누우며 이불을 뒤집어 썼다.



5


벌써 시간이 10시가 다 되어 갔지만 병찬을 비롯한 기독동아리 회원들은 축제
기간 중에 있을 예수 대행진의 막바지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배정받은 강의실
에 전시물들을 전시하고, 나흘에 걸친 갖가지 프로그램들과 먹거리 장터에서
팔 장사 준비에 눈코 뜰 새가 없었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CCM 경연대회를
열기로 하고 넉 달 전부터 준비를 해 왔는데 그것이 장난이 아니었다. 교회 주
소록을 보고 보낸 공문과 포스터만 해도 각각 천 통을 넘었고, 다른 대학들의
여러 기독 동아리들에게 보내고 각 학교 게시판에 포스터를 붙이는 것도 만만
치 않은 일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꽤 많은 팀들이 참가 신청을 해 온 것이었다. 게다가 참가
조건에 '창작'이라는 단서도 붙이지 않았는데도 참가 신청을 한 팀의 3분의 2
가 창작곡으로 신청을 해왔다. 그 바람에 창작곡이 아닌 팀들은 자동 탈락이 되
고 말았다. 참가팀들이 제출한 악보는 7명의 심사위원들에게 보내어져 35팀이
1차로 추려졌고, 2차는 학교 소강당에서 조촐하게 가진 예선에서 최종 결선에
오를 15팀이 선발되어 이번 토요일에 모여서 리허설을 가질 예정이었다.
병찬은 새로 만들어진 순서지를 보았다. 그곳에는 이번에 참가하게 될 15팀의
조그만 사진과 함께 이름과 곡명이 적여있었다. 학교 안에 붙일 몇 장의 포스터
에도 역시 사진과 이름, 곡명이 적여있었다. 문득 수진의 노래 부르는 모습이
떠올랐다. 수진이 직접 작사, 작곡한 곡이었었는데, 그 반주 테입 녹음한다고
대학부실에서 이틀을, 병찬을 포함한 일곱 명이 모여서 밤을 꼬박 세웠었다. 그
때 수진은 키보드를, 병찬은 베이스를 담당했었다. 그래, 수진 누나라면 충분
히 대상을 노려볼 만 하지....
그때 저 쪽에서 병찬을 부르는 선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병찬의 순장이었
다. 병찬은 그쪽으로 얼른 뛰어갔다.
<예? 선배 불렀어요?>
<응. 너 전에 점심시간에 사영리 전하러 갔다가 만났다는 친구가 사학과라고
했었지?>
<예.>
<너 한번 더 그 친구 만날 수 있겠어?>
<왜요?>
<이번에 축제 기간 중에 있을 기독 문화 특강 강사가 섭외되었는데, 창조사학
회 부회장으로 계시는 작가 김성일씨도 와 주시기로 했거든. 그 친구가 사학과
라고 하니 어쩌면 관심을 가질 것도 같은데... 초대하면 올 수도 있지 않겠어?
어때 한번 해볼래?>
<흠....뭐 일단 말은 한번 해보죠. 밑져야 본전이니까요.>
<아니, 그 정도 마음으로는 안 돼.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로 준비하고 만
나야 돼.>
<예, 알았어요.>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는 말씀 알지?>
<그럼요. 오늘 밤에 씨~게 기도하고 내일 당장 만나볼 께요. 순장님도 기도
많이 해 주세요.>
<그럼. 나 뿐만이 아니고 예수대행진을 위해서 매일 밤 모여서 기도하는 순장
들하고 4학년 선배들도 오늘 밤에 같이 기도할 거야.>
<예....>
<난 네 얘기를 들으면서 그 사학과 친구를 향한 하나님의 열심이 느껴지는 것
같았어. 우리 주인이신 그 분이 그렇게 열심이신데 우리가 게으름을 피워서는
안 되겠지?>
<예....하긴 나도 그런 느낌이 들었었어요. 그 형제와의 만남을 하나님께서 준
비해두고 계셨다는 느낌 말이에요. 사실 또 그 형제를 만나겠다는 마음은 솔직
히 말해서 들지 않았는데 선배 얘기를 듣고 보니 내가 너무 전도를 쉽게만 하려
고 한 것 같아요. 꾸준히 그 영혼을 위해 기도하고 관심을 가지고 해야하는
데....>
<맞아. 처음 만나서 사영리를 전하는 것도 어렵고 귀한 일이지만 그 후에 지속
적으로 그 영혼을 위해 관심을 가지고 기도하는 것은 정말 잘 안돼는 일인 것
같아. 그건 병찬이 너 뿐만이 아니라 나도 마찬가지거든....근데 그 사학과 친
구 같은 경우에는 계속 머리 속에서 그 친구 생각이 떠나지를 않더라고. 그러다
가 문득 이번 창조사학 특강에 그 친구를 초대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
더라고.>
<괜찮은 생각인 것 같아요. 근데 그 특강 날짜가 정확히 언제죠?>
<흠....그러니까....세째 날 오후 3시야. 특강 마치고 질문 시간을 잠깐 가지고
저녁 먹고....보자....CCM 경연대회도 그날 7시 30분부터 있네. 그 친구 혹시
음악에 관심이 있을까?>
병찬은 선배의 질문에 잠깐 턱을 긁적이며 생각해 보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형제는 음악하고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아니요. 그럴 것 같지는 않네요.>

수진은 책상 앞에 앉아 헤드폰을 귀에 대고는 소리 죽여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
다.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이번에 참가하게 될 CCM 경연대회에 출품
한 자신의 곡의 반주테잎이었다. 수진은 나지막히 노래를 부르며 책상 위에 놓
여진 자신이 그린 악보를 쓰다듬었다. 수진은 컴퓨터를 이용한 악보 그리기 보
다 자신이 자를 대고 음표를 하나하나 그려넣어가는 것을 좋아했다. 그렇게 하
나하나 콩나물을 그려나가고 가사를 써나가는 것이 어쩌면 수진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흐려져가는 꿈을 붙잡으려는 몸부림일 지도 몰랐다.

<제41회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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