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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지체들의 반란

  • 김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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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체들의 반란

어느 날, 몸 지체들이 비상회의를 열었다.
그때 갑자기 코(nose)가 일어나 말했다.

여러분! 지금처럼 경기가 어려운 때에 우리 중에 혼자 놀고 먹는
못된 백수가 한 놈 있습니다.
바로 저하고 제일 가까이 사는 입이라는 놈인데, 그 입은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는 혼자 다하고, 먹고 싶은 음식은 혼자 다 먹습니다.
이런 의리 없는 입을 어떻게 할까요?"

그 말에 발이 맞장구를 쳤다.

“저도 입 때문에 죽을 지경입니다.
우리 주인이 얼마나 무겁습니까?
그 무거운 몸으로 몸짱 만들겠다고 매일 아침에 뛰어대니
내 발바닥이 아파 죽겠습니다.
그래서 내가 왜 이 고생을 하나 하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저 입이
혼자만 많이 먹어서 그런 것입니다."

그때 손이 말했다.

"게다가 입은 건방집니다.
먹을 때 자기 혼자 먹으면 되지 않습니까?
개나 닭을 보세요.
그것들은 스스로 입으로 먹을 것을 잘 먹는데, 입은 날 보고
이거 갖다 달라 저거 갖다 달라 심부름을 시키고 자기만 먹습니다.
정말 속이 뒤틀려 더는 견딜 수 없습니다."

이젠 눈이 말했다.

"이렇게 비판만 하지말고 행동을 개시합시다.
앞으로는 맛있는 음식이 있어도 절대 보지도 말고, 냄새 맡지도 말고,
입에게 가져다주지도 맙시다."

그 제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되어 즉시 입을 굶기기로 결의했다.
사흘이 지나자 손과 발은 후들후들 떨렸고 눈은 앞이 가물가물해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고, 코는 사방에서 풍겨오는 음식 냄새로 미칠 지경이었다.

조용히 침묵하던 입이 말했다.

"여러분! 이러면 우리가 다 함께 죽습니다.
제가 어디 저만 위해 먹습니까?
여러분들을 위해 먹는 것입니다.
먹는 일도 참 힘듭니다.
때로는 입술도 깨물고, 돌도 깨물고, 혀도 깨뭅니다.
그러니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고 서로 협력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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