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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잊을 수 없는 외국인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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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규 박사 (대신대학교 한국교회사)

내가 알고 있는 외국인 친구들 중 한 사람을 소개하고자 한다. 미국 펜실베니아 주 필라델피아에 살고 있는 거이 오스타턱(Guy A, Osterteg)이란 젊은 청년이다.

필자가 대구에서 목회를 하고 있을 때인데 어느날 오후 한 외국인 청년이 찾아왔다. 그 청년은 미국에서부터 동남아, 일본을 거쳐 한국을 여행 중이었는데 내게 며칠간 홈스테이(Home Stay)를 할 수 없겠냐고 물었다. 무전여행을 하는 외국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책을 통해 알고 있기는 했지만 막상 내 앞에 그런 현실이 당도하고 보니 순간 당황했으나 그의 청을 거절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도 180Cm나 돼 보였고 인물도 잘 생긴 외국인였다. 그러나 오랫동안 여행을 해서인지 수염도 제대로 깍지 않았고 약간은 초췌해 보였다.

설교를 준비할 때나 집필할 때가 아니면 비교적 사용하지 않는 내 서재를 그의 숙소로 내줬다. 그는 낮시간엔 자전거로 관광을 하면서 돌아다니다가 저녁이면 돌아와 우리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일주일 간 머물렀다.

주일 아침이 됐는데 혹시 신앙생활을 하는지 궁굼해 그에게 물었더니 자신은 가톨릭 신자라고 말했다. 그가 우리 교회 낮 예배에 참석했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그의 의사를 듣기 위해 낮 예배시간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물었더니 그는 가능하면 성당에 가겠다고 했다. 나는 아량을 베푸는 김에 좀더 마음을 열어 “좋다, 그럼 나를 따라오라”고 하고서는 그를 직접 우리교회 가까이 있는 계산(械山)성당까지 데려다주고 나 혼자 돌아왔다.

그가 대구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떠나는 날 아침 나는 신권으로 준비된 약간의 교통비 겸 전별금을 건네주었지만 그는 한사코 받지 않겠노라며 정중히 거절하는 것이었다. 나의 작은 정성이니 받아 목 마를 때 음료수라도 한병 사라고 하면서 노자돈을 다시 내밀었으나 성의는 고맙지만 무전여행가들에겐 돈이 있으면 돈을 의지하게 돼 여행의 참뜻이 훼손된다며 사양했다. 그래서 결국엔 건내지 못하고 잠시 그의 손을 잡고 남은 여행기간을 잘 끝내고 무사히 귀국할 수 있도록 기도하는 것으로 작별했다.

그 때가 1984년 여름이었으니깐 어느덧 20년이 다 됐다. 그가 미국으로 돌아간 후 매년 12월이면 그의 정성이 가득담긴 성탄 카드가 한해도 거르지 않고 배달되곤 한다. 필자 역시 인사장을 받고서는 답장을 하지 않을 수 없어 때로는 의무감에서라도 카드나 편지로 꼭 답장을 했다. 그러나 목회를 하면서 시간에 쫓기다 보면 시기를 놓쳐 회신을 하지 못할 때 있었다. 그러나 우리 집을 다녀간 이 친구로부터 연말 성탄카드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금년에도 어김없이 배달되었다. 카드 내용이래야 오래 사귄 친밀한 친구도 아니요 혈연적인 관계로 알고 지내는 것이 아니니 자상하거나 거창한 이야기가 있을 수 없지만 이야기의 줄거리만은 시종 여일한 것이 특색이라면 특색이다.

외국인인 자기를 한 가족처럼 대해준 사랑과 친절함을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으며 미국에 올 기회가 생기면 필라델피아를 한번 방문해 주기를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 Dear Rev. Park
Hope you and all your family and friends are well, we keep you in our prayers. Sorry I am so late with this card. Hope you have a wonderful christmas. South Korea is such a wonderful christian country, perhaps the most active christian country in the world. And you have played a role in all of this. God will bless you eternally for your dedication to Him. Have a wonderful 2006 filled with his abundant blessings”

외국인 나그네를 영접한 나의 작은 섬김이 한국의 기독교를 세계에 알렸다며 주님의 축복이 영원히 있기를 바란다는 그의 말에 나는 감동했다.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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