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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열 한시에 부름받은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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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양재(우리들교회 목사)

S집사님은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아버지는 기술이 있었지만 일년의 절반은 놀면서 지냈고,어머니가 노점상을 하며 생계를 이었다. 어머니의 고생과 가난이 아버지 탓이라는 생각에 집사님의 마음에는 분노가 자리잡았다. 표현하지 않으면서도 자수성가를 이루다시피 착한 아들로 살았는데 문제는 다른 곳에서 나타났다. 결혼 후 태어난 아들에게 쌓였던 분노가 쏟아진 것이다.

모든 면에 능력 있는 아들이라고 생각했으나 자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아들을 보며 집사님은 ‘네가 구실을 제대로 해야 내가 너를 대우해주겠다’고 쉴 새 없이 밀어붙였다. 하지만 아들은 점점 곁길로 가더니 고등학교도 졸업을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낙오자가 된 것 같은 아들을 보면서 집사님은 몇 년 동안 지옥을 살았다고 한다. 자신은 힘든 환경에서도 열심히 노력해서 이만큼 이뤘는데,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아들이 왜 그렇게 됐는지 용납할 수 없었다. 더 이상 아들이 보기 싫어서 군에 자원입대까지 시키고 말았다. 그런데 하나님의 은혜로 말씀을 통해 자기 죄를 보게 되었다. 아버지에게는 착한 아들로,아들에게는 능력의 아버지로 대하면서 분노와 정죄만 쏟았던 자신의 죄를 깨달으니 아들의 해맑은 영혼이 보였다. 입대 전날 “아빠,엄마,미안해”하고 울먹였지만 반응하지 않았던 자신을 생각하며 S집사님은 아들의 영혼을 죽인 이 죄를 어찌하면 좋으냐고 고백했다.

마태복음 20장 포도원 품꾼의 비유를 보면 영시에 부름 받은 자들은 열한시에 부름 받은 자들과 똑같은 품삯을 받는다고 불평을 한다. 그러나 주님의 뜻은 영시에 온 자들이나 열한시에 온 자들이나 똑같다는 것이다. 열한시에 부름 받은 자들은 똑같이 아침부터 장터에 나갔지만 써주는 사람이 없어서 열한시까지 서 있었다고 했다. 일찍 부름 받은 자들은 이미 인정받아서 이땅에서 상을 받았다. 열한시까지 써주지 않았던 자들은 마음이 가난해져 있기에 감사할 것밖에 없고 불평할 겨를이 없다. 공평하다.

일하고 싶어도,열심히 살고 싶어도 어떻게 할 줄 몰라 서성이는 ‘열한시’ 배우자,‘열한시’ 자녀가 우리에게 있다. 왜 그렇게 사느냐고,네가 열심히 하지 않기 때문에 대우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우리는 몰아치지만 주님은 그들에게도 뜻을 품고 계신다. 영시에 부름 받았다고 박수 받을 것도 없고,열한시에 부름 받았다고 무시할 것도 없다. 일을 더하든 덜하든 어떤 종류의 일을 하든지 내가 주님의 부름을 받았다는 것,주님이 주시는 구원 자체가 가장 큰 상급이기 때문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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