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확률

- 김종철(방송작가)

운전을 하다가 라디오에서 어떤 여자 청취자가 보낸 사연을 듣고 한참 웃었습니다. 지난 겨울 스키장에 갔는데 스키를 신고 산꼭대기에 올라가 내려오려고 준비하다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더라는 겁니다. 그러나 슬로프 꼭대기엔 화장실도 없고. 너무 급한 나머지 할 수 없이 스키를 신은 채 사람이 없는 숲속으로 들어가 쭈그리고 앉아 볼일을 보기 시작했는데 자세가 불안정해 그랬는지 그만 미끄러져 나무에 부딪혀 정신을 잃었다는 거죠.

한참 후 정신을 차려보니 자신은 다리에 깁스를 하고 스키장 근처 병원 침대에 누워 있었고 바로 옆 침대엔 어깨에 깁스를 한 남자가 누워 있더랍니다. 그래서 당신은 어쩌다 어깨에 깁스를 하게 되었느냐고 묻자 그 남자가 하는 말이 또 기가 막힙니다. 스키를 타기 위해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다 무심결에 아래쪽을 내려다보니 어떤 여자가 숲속에서 바지를 내리고 볼일 보다 미끄러지는 모습을 보고 너무나 웃겨 배꼽을 잡고 웃다가 리프트에서 떨어졌다는 것이죠. 이 두 남녀는 이것이 인연이 되어 결국 사랑을 하게 되었고 마침내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하는 말이 세상에 이런 확률이 있을 수 있느냐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잘 아는 수학자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확률을 계산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랬더니 이것 저것 조건과 단서를 전제로 했을 때 이런 만남이 있을 수 있는 확률은 약 2000억분의 1이라고 했습니다.

지구촌 인구 60억명 중 특정한 사람들이 만나 서로 사랑하고 결혼하는 것은 분명 특별한 인연이고 그 어떤 수학자도 계산해낼 수 없는 위대한 만남입니다. 오늘도 여러분이 만나게 되는 수많은 사람은 그저 어쩌다 우연히 만난 사람이 아닙니다. 그 어떤 실력 있는 수학자도 계산해낼 수 없을 만큼 아주 특별한 사건 속에서 만나게 된 사람들입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인생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앞에 나타나게 하신 분들입니다.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으로 더불어 평화하라"(롬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