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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채찍 가해도 죽지 아니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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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명진 목사(수원중앙교회)

“아이를 훈육하지 아니하려고 하지 말라 채찍으로 그를 때릴지라도 그가 죽지 아니하리라” 잠언 23장 13절 말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에게 회초리가 과연 타당한가, 그른가에 대한 질문에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명쾌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필자가 시무하고 있는 수원중앙교회의 원로이신 김장환 목사께서 당신의 자녀들에게 혁대를 풀어 매질을 함으로써 버릇을 가르친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성경의 말씀대로 그 자제들은 그릇된 길로 가지 않고 훌륭한 목회자가 되었다. 그럼에도 자녀에게 매질했다는 사실에 선뜻 찬성하는 이들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왜 성경은 자녀에게 매질이 필요하다고 할까?

우리 속담에도 예쁜 자식 매 한 대 더 때리고 미운 자식 떡 한 개 더 준다고 했다. 어린이는 사리 판단에 미흡하기 때문에 부모는 어떤 방식으로든 잘못된 버릇은 고쳐놓아야 한다. 그 방법으로 회초리를 써야 한다는 것인데 문제의 핵심은 자녀에게 채찍을 들어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채찍을 가하되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하는가에 있다. 당연히 맞을 짓을 했으니 맞아야 한다는 당위성은 때로 부모 입장에서만 내린 결론일 수도 있다.

자녀에게 회초리를 들 때는 먼저 맞아야 하는 자녀가 최소한 왜 맞는지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왜 맞아야 하는지 모르고 맞는 매는 억울해서 앙갚음을 해야겠다는 반감을 불러일으킨다. 매를 맞음으로써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한다는 논리는 대단히 위험하다. 이렇게 양육된 자녀는 매를 맞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다 옳다고 판단할 위험이 있다.

잘못한 것을 납득시키고 난 다음에 냉정하게 회초리를 대야 하며, 때리는 가슴에서는 피눈물이 나야 한다. 차라리 내가 맞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 자신의 종아리를 걷어 올리고 스스로 매질하는 심정으로 때려야 한다. 언젠가 스승의 날에 제자들 앞에서 선생님들이 자신들의 종아리를 때렸다는 보도를 접하고 가슴이 찡했던 적이 있다. 잠언이 말하는 채찍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 아픔을 감내할 각오가 되어 있지 않다면 차라리 회초리를 놓아야 한다. 또한 채찍을 들기 전에 부모로서 자식 앞에 올바르게 살았는지 점검해볼 일이다.

부모의 채찍에 맞는 자녀가 물론 죽지는 않겠지만, 대단한 고통을 겪어야 하는 것만은 확실하다. 문제는 그 고통을 자녀에게만 감당하게 하지 않고 오히려 더 많은 아픔을 채찍을 든 부모가 감당할 때 채찍은 효과를 발휘한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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