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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상 속 교회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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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토퍼 라이트
- 번역 김춘섭 목사(예수로교회)

교회가 하나님께 받은 소명에는 목회 사역뿐만 아니라 예언의 직무도 있다. 사람들은 위로의 음성을 듣고 싶어 한다. 그러다 보니 교회 안에도, 옛날의 이교도 사제들이나 무당처럼 좋은 징조를 점치거나 신들을 달래고자 하는 의식들이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 아모스 선지자는 종교 의식의 허울 아래 진행되는 사회적인 악을 지적했다.

하나님의 백성은 세상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독자적 감사(監査)이신 하나님을 대신해 무언가를 말해야 한다. 무조건 찬동하고 승인하기만 하면 안 된다. 평가의 목소리, 비평의 목소리를 들려주어야 한다. 악을 탄핵하고 선한 것을 굳게 고수해야 한다.

세상에서 성도로 살아가는 이들을 뒤에서 후원하는 것이 또한 교회의 기능이다. 하나님이 교회에 목사와 교사를 주신 것은 "성도를 온전케 하며 봉사의 일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바울은 말했다(엡 4:12). 여기에서 말하는 봉사의 일은 기독교적 활동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교회 안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행하는 온갖 종류의 봉사가 여기에 포함될 것이다.

하나님이 교회에 목사들과 교사들을 주신 것은 성도들을 온전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성도들이 주일에 목회자의 사역을 후원하고자 교회에 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목회자가 성도들의 사역을 후원하고자 주일에 교회에 가는 것이다. 교회의 담장을 넘어 세상 속에서 성도들이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도록 돕는 것이 목회자의 역할이다.

그러므로 목회자들과 신학교 교수들은 다음과 같은 물음에 유념해야 한다. 세상에서 일하는 보통 그리스도인들이 자기 삶과 일의 터전인 세상을 이해하도록 그들을 돕고 있는가? 아니면, 그들 앞에 죽어 천당 간다는 이야기만을 미끼처럼 내걸고 있는가? 그리스도인의 삶에 관한 성경의 가르침과 성경적 세계관을 제시하고 있는가? 일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일터에서 직면하는 윤리적 이슈와 싸우도록 그들을 도우며, 믿음과 정직, 순결, 용기, 인내 등을 고무시키는가?

그러한 후원 사역을 하기 위해 교회 안의 목회자들과 교사들은 교인들이 세상에서 어떤 문제들을 겪고 어떤 유혹을 받는지 알아야 한다. 세상의 현실에 늘 민감해야 하며 고립된 영적 거품 안에서 살지 말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 필자에게는 서글픈 기억이 하나 있다. 언젠가 나는 인도에서 그리스도인들의 수련회에 강사로 참석한 적이 있다. 그들 모두는 전문직 평신도들이었다. 구약성경의 윤리를 공부하면서 우리는 뇌물, 부패, 착취, 폭력 등 인도 그리스도인들이 매일 직면하는 윤리와 양심에 관한 복잡한 문제들을 토론했다. 그때 나는 그들에게 그런 문제들을 교회의 목회자들과 이야기해 본 적이 있는지 물었다. 공허한 웃음만이 감돌았다. "우리 목사님은 그런 것들에 대해 결코 말하거나 생각하거나 설교하지 않습니다. 일부 목회자들은 그 자신이 그런 종류의 일에 연루되어 있는 걸요." 그들의 대답이었다.

여러분은 현 세상의 다니엘들이다. 아니면 적어도 그렇게 될 수 있고 또 되어야 한다. 여러분은 세상의 빛과 소금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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