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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가을 타는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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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훈(소설가·소달중 교사)

“보라 지금은 은혜 받을 만한 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고후 :2)

가을이 깊을 만큼 깊어져 겨울 속으로 그 꼬리를 감추려 하고 있습니다. 홍시가 물러져 단물을 흘릴 만큼 가을도 그렇게 농익고 있습니다. 올해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새해가 오기 전에 겨울이 오겠지요. 겨울이 오기 전에 또 우리들 마음 속에는 쓸쓸함이 먼저 찾아올 것입니다. 이때쯤이면 누구나 다들 근원을 알 수 없는 허무와 고독감에 젖어듭니다. 왜 그럴까요?

분주했던 일과를 마치고 땅거미가 내리는 골목길을 터벅터벅 걷는 그대의 웅크린 등 뒤로 묻어나는 본질적인 존재의 외로움. 당신이 느끼고 아파하고 그리워하는, 그 절절한 감정들을 이 세상 누구도 죄다 공감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보면 인간은 누구나 외롭습니다.

어떤 시인은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라고 노래했습니다. 존재와 존재가 완전히 합일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시인은 그렇게 표현한 것이겠지요. 그렇습니다. 마음을 열고 하나 되지 못하면 그대가 곁에 있어도 ‘외롭고(孤) 괴롭고(苦)’ 힘든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그 시인은,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고 노래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사랑결핍증 환자 같아 보입니다.

누군가 이런 퀴즈를 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전쟁은?’정답은 ‘외로war’랍니다. 그렇습니다. 누군들 외롭지 않겠습니까. 존재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누구나 외롭습니다. 그런데 외로운 것이 왜 무서운 전쟁이 되는가를 다시 생각해 봅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외로우면 사고를 치는 존재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어찌 보면 사람들은 외로워서 악다구니를 하고 외로워서 허세를 부리고 외로워서 중독에 빠져들고 외로워서 오늘도 헐떡거리며 뛰어다닌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계절에 느끼는 외로움이 무가치한 것만은 아닙니다. 분주하게 내달았던 삶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진정 나는 누구인가’를 생각하며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은 분명 유익할 것입니다. 하지만 당신의 외로움이 삶의 허무와 비애를 키운다면 문제가 되겠지요.

요즈음 당신은 외로움에 지쳐 있지 않습니까? 당신의 이유 모를 그 소외감과 고독감의 정체는 무엇입니까? 혹시 창조주와의 교제가 끊어진 까닭은 아닙니까? 그렇다면, 지금이 바로 은혜 받을 만한 때이며 영혼의 구원에 대해 깊은 상념에 잠길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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