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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연기와 재가 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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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달익 목사(서문교회)

영국 북부지방의 스코틀랜드는 존 녹스가 활동하던 개혁의 중심지였다. 특히 장로교회는 이곳이 발상지였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닐 만큼 모든 제도와 교리가 여기에서 시작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래서 이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은 존 녹스의 흔적을 찾아 그의 신앙정신을 기리려 한다. 10여년 전 이곳을 방문해 에든버러의 어느 교회에 있다는 그의 무덤을 찾아간 적이 있었다. 안내도에 표기된 지점을 찾아갔지만 그의 무덤은 없었다. 상심한 마음을 안고 발길을 돌리면서 관리인에게 존 녹스의 무덤에 관해 물었더니 그는 교회의 주차장으로 안내했다. 그리고 빨간색의 승용차가 주차된 그 지점이 존 녹스의 무덤이라고 했다. 구푸려 보았더니 정말 표식이 있었다. 죽어서도 자기 영광을 나타내지 않고 말없이 예배당 마당 한쪽에서 교회를 지켜보는 그의 무덤은 개혁자들의 신앙과 정신이 무엇임을 말하는 듯했다.

또 다시 종교개혁주일을 맞으면서 모두가 회개와 갱신,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 소리들이 너무 많아 제대로 들리지도 않을 지경이다. 우리의 무엇이 잘못이란 말인가? 우리의 교리인가 제도인가? 이 질문에 대하여 나는 인간이 주인이 되고 영광을 차지하려는 인본주의라고 답하고 싶다. 곳곳에서 자리다툼으로 교회들이 시끌시끌하고 자기명예를 구하는 자들이 교권다툼에 혈안이 되어있다. 심지어 교회내의 각종 직분선거에서도 과열된 선거운동으로 교회들이 몸살을 앓을 지경이다. 이스라엘의 첫 임금이었던 사울은 총명하고 겸손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사무엘과 갈등을 일으키면서 몰락해 갔는데 그 와중에 나타난 사건 한 가지가 있었다. 삼상15:12에는 ‘사울이 자기를 위하여 기념비를 세우고…’라고 했다. 전쟁의 승리에 대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감사하는 대신 자기를 위하여 기념비를 세웠던 그는 하나님을 등지고 버림받은 자가 되었다. 사람은 그 누구라도 주인이거나 중심이 아니다. 그래서 개혁자들도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외치고 또 외쳤다. 하나님의 영광을 구하지 않는 것에서부터 온갖 종류의 교회적 병리 현상이 생겨나고 거짓된 지도자들이 교권을 이용하여 자기 세력을 과시하고 교회를 타락하게 한다.

우리 모두는 단지 주님의 종들일 뿐이며 몸으로 산 제물을 드려야 할 존재들이다. 제물이 되는 순간 목숨도 형체도 흔적도 없이 연기와 재가 되어 사라질 뿐이다. 그렇게 자기의 모든 것을 태워 하나님을 영화롭게 했음만 감사하면서 사라져가야 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본질이며 가야 할 길이다. 다시 개혁주일을 맞이하면서 개혁자들이 그토록 싫어하고 배척했던 인본주의적이고 세속적인 가치관과 정신들이 우리 안에 없는지를 냉정히 살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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