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칼럼 우울한 당신께

첨부 1


- 이재연(소설가)

“상심한 자를 고치시며 저희 상처를 싸매시는도다”(시147:3)

이 가을, 많은 사람이 우울하다고 호소하네요. 비올라의 슬픈 음조가 어울리는 스산한 풍경이 우리 내부에도 출렁이고 있습니다. 물들어가는 마른 잎들도 곧 떨어질 것입니다. 모든 목숨 있는 것들의 숙명의 허무함이 뼛속 깊이 스며듭니다. 산다는 것은 어떻게 살든 어차피 다 외롭지요. 우울증의 극치는 자신이 누구인지, 그 괴로운 자신을 잊어버리고자 몸부림치는 것이지요.

“얼마 남지 않은 이 저녁, 우울한 일요일. 어둠 속 내 외로움 자꾸만 더해 가네….” 두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하는 독일 영화 ‘글루미선데이’의 주제가입니다. 이 가슴을 쑤시는 듯한 애잔한 음악을 듣고 많은 젊은이들이 자살했다고 합니다. 무엇에 홀린 듯 빠져들게 하는 묘한 곡, 진실의 호소력, 뭔가 말해주고 있는 듯한 느낌 때문이었겠지요.

우울증은 뇌의 비정상적인 분비물질에 원인이 있다고 합니다. 우울증 치료 방법은 사랑하는 것, 일하는 것, 잊어버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 가을에 사랑할 사람이 있는 사람은 행복하지요. 마음속 그림자와 같은 대상, 자신의 길을 찾아나설 용기를 주지요. 사랑은 쓰고 상처가 따르지만, 영혼은 자라지요.

창조적 상상력을 통해 우울증을 극복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육체적 쾌감처럼, 정신적 작업을 통해서도 쾌감을 만끽하지요. 정신적 쾌감은 마취에 취한 듯 야릇한 희열감과 충만감을 안겨줍니다. 어떤 화가는 하루에 17시간 작업을 하는 동안 육체적 고통과 정신의 피곤함 속에서 쾌감의 극치를 느낀다고 합니다. 독서행위도 다른 창조적 행위처럼 성취감을 느끼게 하지요.

걷는 것도 희열감을 안겨줍니다. 걷는다는 것은 우주 같은 자신을 한 걸음씩 옮기는 전체적인 운동이지요. 걸으면서, 잊고자 하는 대상을 떨쳐버리는 자유함도 느끼게 됩니다. 몰입 가운데서 육체는 생기에 차오르고, 환영은 스쳐지나갑니다.

가로수의 물든 잎들이 지듯 마음속엔 우수의 잎들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어느 날 찬비에 잎들이 떨어지고 나면, 겨울을 헤쳐나갈 꿈 하나 남겠지요. 존재의 이유 같은 꿈 하나 가슴에 안고, 우리는 지구에서 끝없이 가고 있겠지요. 지상의 객인 우리는 창조주의 중심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