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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나사렛 善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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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명진 목사(수원 중앙교회) 

빌립은 나다나엘에게 전도했는데 나다나엘이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이 말은 그 당시 사람들이 속담이나 격언처럼 쓰던 말로서 ‘개천에서 용 나겠느냐?’ 혹은 ‘쥐구멍에 볕들 날 있겠느냐?’는 뜻이다.

예수님의 부모들이 작고 습기가 많아 주거 환경이 좋지 않았던 나사렛에 살았기 때문에 예수님은 ‘나사렛 예수’로 불리며 희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곳에 희망의 싹을 돋우는 분으로 우리 곁에 오셨다.

지난 달 외교통상부의 초청으로 한국을 다녀간 인도의 푸네 대학 총장인 나렌드라 자다브는 달리트 출신이다. 달리트는 불가촉 천민으로서 우물물도 마시지 못하고 거리에는 자기의 발자국도 남겨서는 안 되며 갖은 모멸을 견뎌야 하는 ‘신도 버린 사람들’로 불릴 정도다.

그럼에도 그는 인도 중앙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거쳐 푸네 대학 총장이 되었다. 그야말로 개천에서 용이 난 셈이다. 따지고 보면 한국의 현직 대통령도 상업고등학교 출신으로 대통령직이 되었고, 금년 말 치러지게 될 대통령 선거에 입후보가 예상되는 인물 중에도 입지전적인 인물들이 없지 않다.

그런데 얼마 전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이른바 강남의 열혈 엄마들이 출연하여 강남 학군의 특별한 사교육 행태에 대해서 설명하는 중에 “이제는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시대는 갔다. 개천에서는 지렁이만 나온다”고 말하며 강남의 자부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또 “엄마들의 위상도 이제는 남편의 사회적 지위가 아니라 자녀들이 얼마나 공부를 잘하는가에 달려있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통계적으로 볼 때 강남의 학생들 중에서도 결국은 상위 3%만이 이른바 출세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 비좁은 자리를 놓고 지금 강남에서는 엄마들의 심장이 멎고 피가 튀는 듯한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중이다. 설령 그렇게 해서 3% 안에 들었다 치자. 출세가 아무리 행복을 보장한다 해도 부모와 당사자가 감내해야 했던 학창시절의 고통과 희생이 보상이 될지는 의문이다.

누가 뭐래도 인류의 역사가 계속되는 한 나사렛의 선한 일을 기억해야만 할 것이고, 긴 인류 역사 중에서 현실적 출세는 중요한 일이 될 수 없다. 이처럼 재미있는 세상에서 재미있게 사는 법을 자녀에게 가르치는 부모가 좋은 부모이다. 행복은 어려서부터 제대로 교육받고 일상 속에서 행복을 누리는 지혜를 쌓은 사람이 장성해서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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