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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국교회의 혼란된 대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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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범 목사(시인, 북한구원운동 사무처장)

최근 북한문제로 한국교회는 매우 예민하고 중대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북한선교 차원에서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북한 정권과 계속 거래할 것인가, 아니면 김정일 정권을 악의 세력으로 규정하고 북한동포를 돕는 제3의 다른 길을 택할 것인가의 결정이 그것이다. 이것은 북한을 향한 선교방향을 결정하게 하는 대북관(對北觀)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대북관과 관련해, 평양대부흥 1백주년을 기념하는 갖가지 행사와 함께 여러 기독교 단체들이 최근 북한정권과 만나는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한국교회가 어떠한 대북관을 가져야 하는가를 은연 중에 선도하고 있다. 더구나 검증되지도 않았고 공개되지도 않은 다양한 조건과 내용으로 북측과 접촉하고 있는데, 그 결과가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북과 접촉을 시도하는 지속적 노력이 기독교계에도 있어 왔지만 금년 6월에 들어서 갑자기 봇물 터지듯 나타나는 까닭은 무엇인가? 한 마디로 남북한의 요구가 서로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남한은 평양대부흥 1백주년이라는 역사적 이슈를 북한선교의 기회로 삼자는 것이고 북한은 봉쇄당한 경제의 위기를 조금이라도 모면하기 위한 출구로 한국교회가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동상이몽이요, 오월동주라는 말이 어울리는 상황이다. 이 시점에서 기독교계는 보다 냉철하게 북한정권의 존재를 평가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 동포와 탈북자들의 현실을 직시하고 한국교회가 선택할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또한 일부 기독교 단체들의 무모한 대북지원에 대해 비판과 저지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물론 대북관의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그러나 어떤 기준과 잣대로 임하느냐에 따라서 의외로 간단할 수도 있다. 이 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원인은 매우 분명한 성경적 잣대를 휴머니즘과 사랑을 빙자한 인간의 잣대로 혼란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상황을 모호하게 위장하는 악마의 전술이기도 하다. 예수님의 사랑은 악의 세력에게 속아 억압당하고 있는 많은 선량한 인간을 향한 것이지, 김정일과 같은 사탄의 세력 그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니다. 사탄은 거짓의 아비에 불과하다.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대항하여 물리쳐야 할 적이다. 끊임없이 속이는 김정일의 대남전략이 그 증거이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폭정 아래 죽어가는 수많은 동포들을 구출할 방도는 외면하고 악과 손을 잡는 무서운 죄를 짓고 있는 것은 아닌가를 자성해야 한다.

몇 주 전, 어떤 기독교 단체의 책임자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그는 북한정권을 통해 대북지원을 계속하는 이유로 두 가지를 들었다. 첫째는 사랑을 베풀어 북한 고위층의 한 사람이라도 전도하려는 것이고 둘째는 남북이 전쟁 없는 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한 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다. 고통 받는 동포는 외면하고 김정일 일당을 회개시키려고 엄청난 물자를 지원하는 것이 사랑의 실천이란 말인가? 또 김정일 악의 정권을 용인한 채, 도대체 어떤 통일이 한반도에서 가능한가? 전쟁이 두려워 악과 손을 잡는 것이 기독교 정신이란 말인가?

한국교회는 지금 이념적 혼란 속에서 교회 정체성마저 위협받는 위기에 처해 있다. 악의 이념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교회에 침투해 성도들을 혼란에 빠뜨려 그 믿음을 매도하고 있다. 그 전면에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여러 단체들이 꼭두각시가 되어 전향적으로 나서고 있는데도 여전히 방관만 한다면 우리는 그 결과에 대해 상당한 책임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가 혼란한 대북관에 빠져있는 동안, 북한 동포들은 더 깊은 수렁에서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되며 남한은 자유민주국가의 정체성을 상실하는 길을 걷게 될 것이다. 한국교회는 이 중대한 영적 전쟁 앞에서 어떤 길이 옳은 길인가를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역사적 요구 앞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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