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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부부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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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선영 목사 (온누리 가정사역상담원 원장)

부부 사이에 비집고 들어온 작은 틈새는 일찍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시간을 보내는 사이에 그 틈은 점점 더 벌어지고 그 틈을 지탱하던 벽들은 금이 가고 급기야 무너져 버리게 됩니다. 그때는 이미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늦어버리게 되고 너무 늦은 이후에는 깊은 상처가 영혼을 파고 들게 될 것입니다.

그때 가서야 부부간에 정신을 차리고 수습을 하려고 하지만 정신적 감정적 골이 너무 깊게 패이고 상대방에 대한 원망과 불신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어집니다. 사소한 의견 차이나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심이 부부관계의 파멸을 가져오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파멸의 깊은 고통은 부부 각자에게 짐 지워져 있었던 어린 시절의 치유받지 못한 상처에서부터 기인된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 상처들은 치유되지 않으면 결코 없어지지 않은 채 날카로운 가시들로 점점 더 자라나서 한 사람의 인격을 만들고 성격을 만들고 행동을 결정짓는 요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모난 인격과 포장된 위선은 결혼생활을 통하여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되고, 이것을 감싸줄 만큼 여유가 없는 역시나 상처받은 영혼의 소유자인 배우자에 의해서 더욱 자극이 됩니다. 그래서 나의 고통과 외로움의 원인이 상대방의 탓이라고 돌려버리게 됩니다.

누가 봐도 마음씨가 따뜻하고 착한 한 여성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여성의 내면은 너무나 외롭고 공허해서 그것을 커버하기 위하여 열심히 공부를 하거나 사회활동을 했습니다. 그녀의 남편도 착한 사람이었으나 아내가 바깥으로 나도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집에서 남편의 시중을 철저하게 들어주는 가정적인 아내를 원했는데 그것은 남편자신의 공허함과 외로움을 아내의 헌신을 통해 채우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유추해보건대 그 부부는 둘 다 극심한 외로움병을 앓고 있었던 것입니다. 상대방의 외로움에 대해서는 방관한 채 자신의 외로움의 원인이 상대방에게 있다고 생각하며 모든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한 것입니다.

어느 날 사색이 된 그 여성이 나를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일년 전부터 남편은 유부녀인 다른 여성과 살림을 차렸었고 그 사실을 얼마 전에야 알았다는 것입니다. 그 사실이 밝혀지자 남편은 이혼을 요구했고, 너무 기가 막혔지만 자신은 이혼만은 하고 싶지 않아서 다 용서할테니 돌아오라고 간청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남편의 마음은 이미 다른 곳에 가있었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상황임을 깨달았지만 하나 있는 아들에게 상처를 주기 싫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이 여성은 남편의 강경한 태도에 질려 이혼을 결정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서 이 여성은 심한 자살 충동을 느끼게 되었다고 고백했습니다. 남편을 떠나보낸 후 곧이어 아들이 입대를 하게 되자 혼자 그 고통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다행히 상담을 통하여 힘을 얻게 되자 곧바로 고층 아파트에서 이사를 했고 다시 열정적으로 사회활동을 하고 공부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혼은 돌이킬 수 없는 깊은 상처가 되어 이 여인의 모든 삶의 부분을 지배하게 되었고 자책감과 자괴감에 간간이 시달리며 지금도 마음의 아픔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어떻게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났을까...’라고 하는 순간에는 이미 회복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울 만큼 큰 균열이 가 있거나 관계가 부서져 버린 후이기 때문에, 사소한 작은 틈새를 신속하게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부관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것은 무관심입니다. 작은 배려와 관심이 치명적인 부부문제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습니다.

새해에는 뒤늦은 후회를 뼈아프게 안고 우는 부부들이 없었으면 합니다. 살아가면서 가장 가까운 부부 사이에도 크고 작은 갈등은 연속하여 일어나겠지만 그 갈등을 해결하지 않은 채 덮어놓고 겉으로만 아무렇지도 않은 채 살아간다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나보다 상대방을 배려할 수 있는 힘은 자신의 상처와 약점을 하나님 앞에 드러내었을 때 가능합니다. 드러내고 치유를 구하면 ‘모든 것을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않으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모든 상처와 약점을 치유하시고 강건하게 해 주실 것입니다.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진솔하게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치유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면 상대방을 배려할 수 있게 되고, 배우자의 아픔과 외로움이 보이고, 그것들을 포용할 수 있는 관용이 생기게 됩니다.

나이가 들수록, 사회적인 지위가 높을수록, 교회에서의 위치가 높을수록, 자신을 진솔하게 드러내기 힘들어합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는 소자요 어린아이라는 사실을 자각하며 겸비하여 나아갈 때, 하나님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가장 겸손한 자의 모습으로 나아갈 때, 나이가 아무리 많이 들어도 사회적인 지위가 아무리 높아도 자기를 낮출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자기를 낮춘 자에게 하나님의 은혜는 넘치도록 임하게 됩니다. 치유와 사죄의 은총도 넘치도록 부어주실 것입니다.

상하고 균열이 가고 틈새가 벌어져서 하나님의 손길이 간절히 필요한 가정마다, 부부마다, 새해에는 성령의 기름부음이 넘쳐나고 치유의 능력이 흘러 넘치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그리하여 이 땅의 모든 부부들이 하나님 앞에서 기쁨의 노래를 올려드리며 사랑의 별곡을 날마다 새롭게 창작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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