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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그늘을 사랑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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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준민목사(LA동양선교교회)

그늘마저 사랑하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다. 나는 어린 시절 그늘진 얼굴을 하고 살았다. 어린 시절 우리 집은 참으로 가난했다. 아버님이 사업에 실패한 후에 우리 가족은 모든 것을 다 잃어버렸다. 살던 집을 빼앗긴 채 달동네로 이사했다. 달동네에서 강냉이 죽으로 연명했다.

강냉이 죽을 먹다 지친 우리 가족은 어느 날부터 강냉이 죽 대신 보리밥을 먹기 시작했다. 보리밥을 먹는 것이 너무 지겨우면 보리밥에 감자나 고구마를 넣어 먹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어머니는 바느질을 해서 자녀들을 키우셨다. 바느질집 아들로 성장한 나는 그늘진 환경 때문에 고통스러워했다. 내가 지나가면 동네 사람들은 나를 바느질집 아들로 불렀다. 그런 고통스런 환경에서 어머니는 예수님을 만나셨고,나도 형의 도움으로 예수님을 만나게 되었다.

예수님을 만난 나는 나의 그늘진 얼굴에 빛이 임하는 것을 느꼈다. 그늘진 나의 인생에 소망이 솟구쳐 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 이유는 하나님이 그늘진 나를 사랑하심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그늘진 나의 인생을 선용하실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지금 돌이켜 보면 내가 처했던 그늘진 어린 시절이 감사하기 그지없다. 그 이유는 하나님이 나를 그늘진 가정환경에서 그늘진 사람을 위로하는 사람으로 만드셨기 때문이다. 그늘진 사람을 위로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그늘이 다 나쁜 것이 아니다.

그늘 가운데 나무 그늘은 참으로 좋은 것이다. 더운 여름에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그늘이다. 그늘은 새 힘을 얻는 장소다. 그늘은 안식의 장소요,만남의 장소다. 나무 그늘은 그늘진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곳이다. 그늘진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곳이다.

정호승 시인은 다음과 같이 그늘을 예찬했다.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아름다운 인디언 옥수수는 여름밤의 그늘에서 가장 잘 자란다고 한다.

그늘에는 햇빛이 가지고 있지 않은 섬김이 있다. 그늘에서 꽃피는 아름다움은 햇빛에서는 피지 않는다. 달맞이꽃이 있다. 달맞이꽃은 찬란한 낮에는 돋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한 밤의 그늘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나타낸다. 그래서 나는 그늘마저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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