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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람을 섬기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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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근 목사(이수중앙교회, 기장 증경총회장)

룻기서에서는 나오미, 룻, 보아스가 타인의 행복을 위해 철저하게 자신을 비움으로 하나님으로부터 채움 받고, 민족과 인류의 생명을 섬기는 길이 열리게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의 후손으로 다윗왕이 나왔고,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하셨습니다.

그런데 왜 지금은 교회가 세상을 변화시키지 못하는 것일까요? 슬프게도 목사의 설교는 잠깐 공기를 진동시키다가 이내 소멸되고 마는 소리처럼 영향력이 없어졌습니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요? 언젠가부터 교회가 자기를 비우는 일보다 저마다의 욕심을 채우는 일에 매진했기 때문은 아닐까요?

자기 비움 없이 어찌 생명 채움의 역사가 일어날 수 있겠습니까? 자신을 비우는 자만이 하나님의 생명으로 채움 받고 자신과 타인 모두를 살리는 생명 섬김의 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생명을 섬기는 길을 걸으려면 내리사랑의 정신이 필요합니다. 나오미와 그 시어머니의 경우를 봅시다. 어떻게 지극히 평범한, 전혀 알려지지 않은 한 무명의 가정, 그것도 고부간에 남편을 먼저 떠나 보낸 결손가정에서 이스라엘 민족사의 지평을 흔들어 깨울 수 있었을까요?

그 일이 가능했던 것은 그 가정에 내리사랑이 강처럼 흐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강물은 쉬지 않고 낮은 곳으로 흘러갑니다. 사랑 역시 내리사랑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랑은 대가를 기대하지 않습니다. 물이 흘러내려가듯 그냥 주는 것입니다. 생명의 역사는 언제나 이 내리사랑 속에서 일어납니다.

시어머니의 간절한 내리사랑이 없었다면, 이방 여인 룻이 죽기까지 시어머니를 따르겠다고 매달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룻이 보아스와 결혼하게 되자 형편이 뒤바뀌게 됐습니다. 이제 룻이 더 크고 강한 자가 되었고, 홀로된 나오미는 작고 약한 자가 되었습니다. 이 때 룻도 주저 없이 내리사랑을 실천하게 됩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 오벳을 홀로된 시어머니에게 키우게 한 것입니다.

왜 하나님 역사에서는 이렇듯 내리사랑이 중요할까요? 내리사랑만이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통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리사랑의 진원지는 하나님이십니다. 그분의 내리사랑이 아니었다면 죄와 사망의 골짜기에 떨어진 내게 그 사랑이 흘러 들어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나도 주님을 위해 내리사랑의 통로가 되어드려야 함이 마땅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불러주시고 사랑해주신 까닭은 우리를 내리사랑의 도구로 쓰시기 위함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생명을 섬기는 길을 걷기 위해 갖춰야 할 또 하나의 조건은 멀리 보는 시선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언제나 약속으로 주어지기 때문에 멀리 바라보지 않고는 믿을 수도, 순종할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은 자기가 원하는 하나님의 약속이 언제나 당장 이뤄지길 소원합니다. 이러한 짧은 시선 때문에 우리들의 신앙은 자기 욕망에 걸려 넘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룻이 나오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시어머니를 붙좇으며,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라고 고백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멀리 볼 수 있는 사람이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만일 룻이 코앞에 보이는 안일과 욕심만 좇는 사람이었다면 하나님도, 시어머니인 나오미도 보지 않고, 오직 자기만을 보고 오르바처럼 자기 길로 떠났을 것입니다.

나오미 역시 귀향길이 ‘마라’의 길임을 알면서도 그 길을 피하지 않고 갈 수 있었던 것은, 그 길이 하나님이 예비하신 길이고, 하나님께서 모든 일을 선하게 이뤄주신다는 것을 믿는 멀리 보는 시선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10년, 20년, 100년 앞을 바라보는 먼 시선을 가지고, 부단히 자신을 비우고, 내리사랑을 실천해서 하나님의 사랑이 강처럼 흐르게 해야 합니다. 그런 사람을 통해서 하나님의 약속은 이뤄지고, 역사의 새 지평은 반드시 열리게 될 것입니다.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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