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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어두울수록 멀리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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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은 이렇게 시작한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어린 시절, 툇마루에 앉아서 바라보던 여름 밤하늘의 모습이 떠오른다. 내 고향 지리산 자락의 별들은 유리처럼 투명하고 맑았다. 간혹 파란 빛을 내며 떨어지는 별들을 볼 때면 두 손을 모으고 “행복, 행복”이라며 속삭이곤 했다. 그때의 밤하늘은 얼마나 맑았던지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이아 같은 별자리들이 캔버스의 그림처럼 화려하게 펼쳐졌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대기 오염과 각종 공해에 찌든 도시의 밤하늘에서는 좀처럼 반짝이는 별을 볼 수 없다. 물론 지금도 강원도나 지리산에 가면 별들을 볼 수 있지만 말이다.

흔히 사람들은 낮에만 멀리 볼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한다. 그러나 밝은 낮이라고 해서 멀리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두운 밤일수록 별은 더 빛나고 낮에는 볼 수 없었던 별들과 아득히 먼 은하수의 세계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다. 어떤 때는 환한 대낮처럼 하는 일마다 잘되고 형통할 때가 있다. 그러나 인생의 고난과 역경이 찾아오면 홀로 눈물을 삼켜야 하는 캄캄한 밤도 있다. 우리는 절망과 나락의 깊은 밤이 찾아오면 보통 아무 것도 보지 못한다. 그저 주저앉아 포기할 뿐이다. 하지만 밤이 돼야 별을 볼 수 있는 것처럼 절망의 나락 끝에서 더 높은 곳에서 빛나는 축복을 바라볼 수 있다. 그것을 바라보고 일어설 수 있는 자만이 역전 드라마와 기적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어두운 밤일수록 멀리 빛나는 꿈과 약속의 별을 바라보아야 한다. 우리가 형통할 때는 발견하지 못했던 깊고 높은 차원의 축복과 믿음의 세계를 고난의 깊은 밤에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옥에 갇힌 바울과 실라가 하나님을 바라보며 찬양하고 기도했을 때 옥문이 열리는 기적이 일어났지 않은가. 어두컴컴한 고난의 밤에도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그의 성실하심을 양식으로 삼아야 한다(시 37:3).

그렇다. 기적은 우리의 신념이나 노력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인생 역전의 드라마, 신화적 기적은 주님을 바라보는 눈, 여호와의 신실하심을 믿는 마음, 끊임없는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나오는 뿌리 깊은 영성을 통해서 일어난다. 우리는 인생의 결승점을 아직 통과하지 않았다. 마지막 패자부활전의 기적은 누가 주님을 더 바라보는가, 누가 더 주님을 사랑하고 붙잡는가에 달려 있다. 왜냐하면 어두운 밤일수록 멀리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두운 밤일수록 믿음의 눈을 뜨고 주님만 바라보자. 그럴 때 깊은 밤하늘에 더 총총하게 빛나는 별들처럼 인생의 들녘, 그 광활한 대지 위에 찬란한 하나님의 축복의 밤하늘이 펼쳐질 것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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