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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100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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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형(기독교연구소 소장)

100년이 지난 2107년에 2007년을 되돌아볼 때, 무엇이 남을까. 지금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신정아 사건, 대통령 선거, 북핵 문제…. 이 모든 것들이 100년 후에도 기억되는 ‘역사적 사건(Historical fact)’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분명한 것은 현재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100년 후에는 잊혀지고 한두개 정도의 사건과 사람들만이 100년 후를 사는 사람들에게 기억된다는 사실이다.

올 한해 한국 교회는 100년 전을 생각했다. 1907년의 평양 대부흥을 기리며 수많은 행사를 했다. 100년 전을 생각할 때, 우리는 무엇을 떠올리는가. 부흥의 주역인 하디 선교사와 길선주 목사 등이 그 시절 ‘부흥의 영웅’으로 100년의 간격을 넘어 2007년을 사는 우리에게 다가왔다. 자신들의 죄책을 토설했던 이들을 통해서 1907년 부흥의 불길은 점화됐다. 물론 이름 모를 수많은 신앙의 영웅들이 당시 부흥의 주역이었겠지만 길선주와 하디는 그 상징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1907년에도 수많은 사건들과 뉴스의 주역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크리스천들은 길선주와 하디를 생각한다.

100년 후에 한국 교회가 2007년을 되돌아볼 때, 무엇이 남아 있을 것인가. 2007년을 보내는 한국 교회가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하는 명제다. 얼마 전 아프가니스탄에서 숨진 배형규 목사의 장례 예배에 다녀온 월간지 ‘빛과 소금’ 송민희 편집장의 말이다. “2007년을 보내면서 심각한 고민에 빠졌어요. 100년 후에 오늘을 되돌아볼 때, 무엇이 남겠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어요. 100년의 시간을 넘어서 남아 있을 유산이 무엇인지 잘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배 목사님의 장례 예배에 참석해서 확신이 들었습니다. 100년 후에 한국 교회는 아프간에서 순교한 배형규 목사님을 기억할 것이라는 확신 말이죠.”

배 목사는 생명은 생명으로만 교환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그의 죽음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 한국 교회는 배 목사의 순교를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승화해야 한다. 100년 후에 믿음을 지키고 살아갈 우리의 영적 후손들에게 “2007년에 한국 교회에는 배형규 목사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면에서 배 목사는 21세기에 불타올랐던 ‘선교 한국’의 상징이 돼야 한다. 물론 아프간에 피랍된 사람들을 영웅시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사건보다 중요한 것은 해석이다. 한국 교회는 배 목사의 죽음을 긍정적이고 진취적으로 해석해 후대에 남겨줘야 할 필요가 있다.

이 땅에서 지금 믿음은 사라지고 있다. 믿음은 이상이 되고 크리스천의 소망은 소유로 전락되고 있다. 100년 후에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질지 모른다. 그때, 우리 믿음의 후손들이 100년 전 2007년 한국 교회에서 일어났던 위대한 일들을 되새기며 또다시 부흥의 소망을 간직할 수 있도록 무언가 남겨야 하지 않는가. 우리는 그들에게 무엇을 남길 수 있겠는가. 2007년, 부흥의 해는 점점 지나가고 있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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