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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제 자리 찾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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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흥규 목사(내리교회)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있으랴. 인사청문회에 서는 것은 정말 두렵다. 숨겨져 있던 치부가 일시에 발가벗겨져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에 기대를 건 이들이 한둘이 아니던 차에 두 여자가 김을 새게 했다. '고소영'과 '강부자'다. 고소영은 학연과 교회연, 지연을 꼬집은 말이고 강부자는 '강남 부동산 부자' 귀족계급을 비꼰 말이다. 흔히 있을 수 있는 인사 파동으로 치부하기에 상처는 깊다. 왜 좀더 신중하게 저울질을 못했을까. 낙마한 당사자들은 왜 미리 고사해서 새 정부의 출범을 도와주지 못했을까. 새삼 인간의 어리석음과 욕심이 남의 일이 아닌 듯싶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제 자리를 찾을 때 아름답다. 옷은 옷장에, 책은 책장에 있어야 한다. 아버지가 처할 자리와 자식이 처할 자리가 따로 있다. 목사가 술집이나 도박장을 기웃거린다면 궤도이탈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일그러지고 불안하다.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실 때 일체 만물이 제 있어야 할 곳을 찾아가 자리를 잡았다. 카오스(혼돈)가 코스모스(질서=우주)가 된 것이다. 생각해보라. 만일 태양이 저 하늘 높은 곳에 까마득하게 떨어져 있지 않고 우리 가까이에 있으면 다 타죽고 만다. 하나님이 만들어주신 대로 제 자리를 지킬 때 온 천하가 아름답고 평화롭다.

교회도 시끄럽고 교단도 시끄럽고 학교와 사회와 나라도 시끄러울 때가 있다. 어울리지 않는 이들이 자리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정직과 성실과 공평무사함과 재덕을 갖춘 이가 아닌 정치 모리배가 교단의 수장이 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존경심과 신의는 땅에 떨어지고 야유와 냉소만 깊어지리라. 실력은 불문하고 연구 그 자체에는 흥미를 잃고 잿밥에만 관심을 둔 이들이 학교를 장악한다면 그 또한 어떻게 될 것인가. 생각건대 분열과 퇴보는 언제나 제 자리를 찾지 못한 이들로 야기되는 것이 아니던가!

타자(打者)에게 선구안(選球眼)이 중요하다. 볼인지 스트라이크인지 정확히 가려내야 한다. 이 나라가 발전하려면 구안(具眼)을 갖춘 이가 많아야 한다. 은사에 따라 적재적소에 적절한 인물을 배치할 수 있는 그런 안목을. 권력 주변을 맴돌며 자리만 탐하는 이들이 아니라 때로 초야에 묻힌 처사(處士)도 과감히 등용해 쓸 수 있는 그런 대통령, 그런 지도자가 너무나 아쉽다. 이런저런 연결고리나 외모만 가지고 사람을 함부로 재단함으로써 제 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이들이 그 얼마던가. 물론 현실은 언제나 자리는 적은데 적절한 인재는 차고 넘치겠지만, 그래도 제 자리를 찾아주어야만 한다. 그래야 사회가 평안하고 나라가 융성해지리라. 이명박 대통령께 바란다. 제발 재임 기간 인사 파동이 없도록 적절한 분들을 쓰십시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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