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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20년 전 옛 기억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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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 써놓았던 글인데 컴퓨터를 뒤지다가 우연히 발견하고 나누기 원해서 이곳에 옮겨 봅니다.

          
제목: 20년 전 옛 기억 하나  ---------------  진지훈 목사.

약 20년 전에 어떤 교회에서 있었던 실화입니다. 어떤 목사님께서 교회를 개척하고 10여명 쯤 모일 때였습니다. 성도들도 많지 않고 헌금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 교회에서 목사님 가정 생활비도 해결하지 못하는 처지였습니다.

교회 집사님 중에 시장 한 모퉁이에서 장사를 하는 분이 계셨습니다. 돈벌이가 시원찮아서 그날 그날 겨우 먹고 사는 처지였고 그러다 보니 물건 떼올 돈도 부족한 처지였습니다. 돈을 빌려보려고 해도 담보로 맡길 아무 것도 없는 사람이라 누가 돈을 빌려 주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보다 못한 사모님이(목사님 가정도 세끼 끼니도 제대로 먹지 못하던 처지라) 빌려줄 돈은 없지만 친척들과 아는 사람들에게 수소문을 해서 돈을 빌었고 물건 떼올 만한 돈을 마련해서 빌려주었습니다.

사모님은 집사님에게 돈을 빌려드리면서 돈놀이 하는 사람들 돈이 아니기 때문에 비싼 이자는 줄 필요 없지만 대신 아무리 어려워도 그사람들이 그 돈을 은행에 넣어 놓았을 때 붙는 은행 이자 만큼은 쳐서 돈을 빌려준 사람들에 대한 예의라고 집사님에게 신신 당부했습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고.... 집사님은 원금은 커녕 매달 이자도 제대로 주지 않았습니다. 사모님은 점점 불안해 지기 시작하셨고 집사님이 이자를 전혀 주시지 않자 얼마 되지 않는 목사님댁 생활비를 떼어서 집사님 대신 이자를 지불하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사모님을 믿고 돈을 빌려 줬기 때문에 책임감이 있으셨던 것입니다. 그러면서 집사님에게는 원금만이라도 꼭 갚아 달라고 신신당부했습니다.

그런데 몇달 후, 집사님은 돈을 갚기는 커녕 오히려 교회마저 나오지 않았습니다. 알아 보았더니 같은 동네있는 다른 교회를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출석 교회를 바꿔 버린 것입니다. 그리고는 동네방네 다니면서 "목사 사모가 돈놀이 한다."라고 소문을 내고 다녔습니다.

그래서 자기는 사모가 돈놀이 하는 그런 교회 도저히 다닐 수 없어서 교회를 옮겼노라고 말입니다.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자신이 교회를 옮긴 것에 대해서 사람들에게 합리화를 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그 교회를 다니던 다른 사람들에게는 사모가 돈놀이 하는 그런 교회 다니지 말라고 종용했습니다.

그 결과 몇몇 사람들은 시험에 들어서 또 다른 교회로 떠나가 버렸습니다. 성도의 어려운 형편을 어떻게라도 도와 주려고 발버둥 쳤던 사모님은 졸지에 성도들에게 고리대금 돈놀이를 하는 나쁜 사모가 되었고 그 때문에 교회는 여러가지 소문 속에서 오랜동안 힘들었습니다.

내 생각에는 동네 사람들 모아놓고 자초 지종을 설명하고 "내가 돈놀이를 한 것이 아니고 오히려 저 집사가 돈 떼먹고 도망간 나쁜 사람이요."라고 반박할 수 도 있었는데 목사님도 사모님도 그렇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묵묵히 당하고만 계셨습니다.

그 후에 사모님은 그 돈을 원금이라도 돌려 받으셨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 돈과 그 집사님에 대해서 사모님은 그 이후로 일체 말이 없으셨습니다.

그렇게 힘들어 하시는 목사님과 사모님을 보면서 저는 "나는 절대 커서 목사가 되지 않을 거야"라고 속으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 목사가 되어 있습니다. 지금 목사 생활 2년째인데 20년 전 그 사건이 자꾸 생각나면서 그 때 마음 고생 하셨던 목사님과 사모님 생각이 나면서 또 눈물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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