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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자녀에게 만족할 줄 아는 부모가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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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인숙 (기독교치유상담교육연구원 교수)

은혜가 뭔지 모르는 아이

시험 볼 때 문제 하나만 틀려도 울고불고 하는 아이가 있다. 아이는 좀 더 완벽하게 처신하려 하며 친구들을 한사코 경쟁상대로만 여긴다. 그런데도 아이의 어머니는 늘 자녀에게 불만족스러운 모양이다. 무엇 무엇을 잘한다고 칭찬하면 “더 잘하는 아이도 있잖아요”라고 말한다. 아이가 97점을 받아오면 대뜸 “백 점은 몇 명이냐?”고 묻고 97점이 반에서 제일 잘한 것이라고 하면 “좀 더 침착하게 해서 왜 백 점을 받지 못했느냐?”고 다그친다.

아이는 부모를 만족시키기 위해 달리고 달리다가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에 빠져 모든 것에 흥미를 잃고 만다. 심리학에서는 학습된 무기력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유기체가 자신의 환경을 통제하기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반복 경험할 때 그 결과 통제하려는 시도를 포기하는 것을 학습한다.”

예를 들면 사슬에 매인 독수리가 처음에는 사슬을 풀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사슬이 풀려도 날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아무리 해도 안 된다는 무기력을 학습한다”는 말인데 바로 이런 무기력이 우울증의 원인이 된다.

자녀에게 만족할 줄 모르는 부모는 자녀를 칭찬하는 일에 인색하고 조건적인 사랑을 한다는 특징이 있다. “만약 네가 … 를 하면 사랑하겠다”, “네가 …하면 너도 인정받을 수 있다”라고 할 때, 기대치가 너무 높을 경우 자녀는 결국 자신은 부모를 만족시킬 수 없다고 느껴 좌절하며 우울증에 빠지게 되거나 완벽주의자가 되어 성장한 후에도 일벌레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런 성장과정을 겪은 사람은 하나님의 온전한 은혜를 거부하려 한다든지 자신의 의(義)에 사로잡히기 쉽다는 점을 부모나 교사 모두 유의해야 한다.

‘은혜’에 해당하는 헬라어는 ‘카리스’로서 ‘우아, 호의’란 의미가 있는데, 신약에서 말하는 이 단어의 의미는 더욱 특별한 뜻을 지니고 있다. 즉, ‘공짜로 주어진, 과분한, 공 없이 얻은, 일해서 얻을 수 없는, 그리고 갚을 수 없는 호의’란 뜻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은 우리가 무엇을 했기 때문이거나 그것으로 내가 가치 있기 때문이 아님을, 만족을 모르는 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은 결코 받아들이지 못한다. ‘내가 잘해야만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의식에서 부단히 노력하다가 좌절하고,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다.

행복한 부모로 산다는 것

얼마 전 어느 어머니의 상담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자신의 자녀는 누가 보더라도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자신이 보기에도 다른 아이와 다르게 모범적인데, 그런데도 자신은 자녀에게 만족할 수 없고 자꾸 더 큰 것을 요구하며 괴롭힌다는 것이다. 요즘은 기대에 못 미치는 자신의 모습에 죄책감을 느끼는지 아이의 표정도 점점 어두워지는것 같다며 괴로워했다.

그녀는 몇 차례에 걸친 상담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했다. 계모 밑에서 자란 그녀는 아무리 잘하려고 노력해도 늘 매를 맞았다고 했다. 그 아픈 기억이 자신을 모든 일에 자신없게 한다고 말했다. 어머니로서,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언제나 자신이 없다고 했다. 그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 우울하다고 했다.

결국 자녀교육에 대한 문제 역시 개인적으로 치유되지 못한 상처 때문임을 깨닫자 그녀와 나는 내적 치유를 위해 기도하기로 했다. 부모에게 상처받은 사람은 자신의 자녀에게 똑같은 상처를 주며 대인관계 역시 상처를 받는다. 그것은 어려서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가진 대인관계의 경험이 은혜와 사랑의 기반에서 구축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을 대하는 인간의 기본적 자세는 어렸을 때 경험한 가족관계를 통해 형성된다고 한다. 부모는 자신이 정말 자녀를 사랑한다고 생각하며 자신이 자녀를 대하는 방식도 다 자녀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이 혹 합리화가 아닌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자녀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는가도 중요하지만 그 가르침을 자녀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느냐도 중요하다. 부모는 부모로서 자기성찰의 시간을 갖는 일에 무심해서는 안 된다.

“어리석은 자의 훈도요 어린아이의 선생이라고 스스로 믿으니 그러면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네가 네 자신을 가르치지 아니하느냐”(롬2:20,21).
부모의 참다운 가르침은 은혜를 기반으로 한 것이어야 한다. 어느 건강협회에서 행복하게 사는 사람의 5가지 원칙을 발표했는데 첫째,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는 것, 둘째, 현실적으로 자신을 평가하고 자신을 과소평가하거나 과대평가하지 않는 것, 셋째, 자부심을 갖는 것, 넷째, 무엇이든 최선을 다하며 그것으로 만족하는 것, 다섯째, 명랑하게 사는 것이라고 했다.

부모 역시 너그러운 마음으로 부모로서 자신을 현실적으로 평가하고, 부모로서의 자부심을 가지며, 교육에 최선을 다하되 그것으로 만족하고, 명랑하게 살 때 행복한 부모로 살아갈 수 있다. (출처 : 구굿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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