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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자기 연민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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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선영 목사(온누리 가정사역상담연구원 원장, 안양제일교회 가정사역담당 목사)

한 자매가 있었다. 이 자매는 가난하고 역기능적인 가정에서 오랫동안 고통스럽게 살아왔다. 친구의 전도를 받아 교회에 다니게 되었지만 믿음은 자라지 않고 오히려 불평만 더해갔다. 하나님은 다른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시지만 자신만은 사랑하지 않으시는 것 같았다. 구원을 받았다는 확신도 생기지 않았고 기도를 하면 원망하는 소리만 흘러나왔다. 날마다 밤이 되면 베갯머리가 흥건히 젖을 정도로 소리쳐 울면서 하나님께 자신의 불행을 토로했다.

“하나님이 계시다면 왜 저를 이토록 고통스럽게 내버려두십니까!”
“저를 왜 이런 환경에서 태어나게 하셨나요?”
“왜 저에게 이런 부모를 주셨어요?”
“제 슬픔이 얼마나 깊고 큰 지 아시나요?”
“이렇게 내버려두실 거면 차라리 저를 데려가세요!”

이 자매의 절규는 오랫동안 계속 됐다. 그러는 사이에 그녀는 자신을 세상에 둘도 없는 가여운 사람으로 스스로를 낙인 찍었다. 언제나 자기 자신이 불쌍해서 견딜 수 없었다. 세상에 나보다 더 불행한 사람은 없다고 자책하는 사이에 나이를 먹고 결혼도 했다.

이 자매는 결혼이 자기의 불행을 없애 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외로움과 슬픔은 더 커져버렸고 자기 자신에 대한 연민의 마음은 날로 커져만 갔다. 자신의 고통을 온통 남편의 탓으로 돌리며 수시로 분노의 감정을 남편을 향해 폭발시켰다. 남편은 툭하면 자기를 원망하며 눈물을 뚝뚝 떨구는 아내를 보고 처음에는 연민으로 위로를 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힘들어졌다. 이제는 아내가 아무리 구슬프게 울고 있어도 위로의 말 한마디 건네지 않았고 관심도 두지 않았다.
“또 시작이다. 또 시작이야....어휴....내가 이런 여잔 줄 모르고 결혼을 하다니....”
마침내 남편마저도 자신을 자책하였고, 이 부부는 회복이 어려운 지경까지 치달았다.

그런 남편 때문에 더욱더 서러워진 아내는 자살을 결심했다. 더 이상 살아갈 힘이 없다고 판단하고 죽는 것만이 유일한 비상구라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에 이 자매는 하나님을 강렬하게 만났고, 치유를 받았다! 내면에 가득찼던 자기 연민의 감정이 어디서부터 왔는지 점검하게 되었고 치유의 성령께서 어린 시절의 모든 상처를 하나씩 들춰내어 치유하셨던 것이다.

자기 연민은 열등감과 수치심의 또 다른 얼굴이다. 우리는 슬픔이든 기쁨이든 우리 스스로가 선택해야 한다. 우리가 슬픔을 선택하는 순간에 세상의 모든 슬픔이 해일처럼 우리를 덮친다. 부정적 인식과 슬픔을 선택하는 순간에 우리의 뇌는 지독한 자극을 받게 되고 순식간에 지금까지 수많은 인류가 겪어왔던 갖가지 슬픔과 고통과 절망이 폭탄의 파편처럼 우리에게 날아와 우리의 영혼에 박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하나님과 사람들에게 버림받은 비참한 느낌과 더불어 자신에게는 행복이나 기쁨, 희락, 평화 등의 긍정적 이미지가 결코 찾아오지 않는다고 믿는다. 이 부정적인 믿음은 더욱더 큰 절망을 불러오고 더 큰 슬픔 속으로 우리를 몰아넣는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슬픔이 있는가. 슬픔이 심장을 베어오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아이의 눈빛에 슬픔이 하염없이 배어있는 것을 본 적도 있다. 사랑하는 가족과 갑작스런 사별로 인해 형언할 수 없는 슬픔에 젖어있는 사람들을 만난 적도 있다.

슬픔의 끝은 어디인가... 누가 슬픈 당신의 손을 잡아주는가... 혹시 그 손을 뿌리치지는 않았는가... 이 세상에 가득 찬 슬픔 속에서 누가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가....

주님의 손을 잡으라! 자기 연민의 감정을 십자가에 못박아 버리라. 자기 연민의 감정은 타인의 아픔이나 감정을 보지 못하게 만들고 오로지 자기 자신의 고통에만 집착하게 만든다. 그래서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자기에게만 관심을 가져야하고 자기만 위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런 남편과 아내를 가진 사람들은 점점 피곤해지고 마침내 탈진하게 된다. 이런 사람은 그 감정을 치유받기 전까지는 깨진 독에 물을 붓듯이 그 어떤 관심도 사랑도 다 쏟아버리게 되고 점점 더 심한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게 되는 것이다.

슬픔이 물밀 듯이 밀려올 때에 그 감정에 충실하지 말고 그 감정을 그대로 둔 채 자신을 떼어내야 한다. 마치 제 3자가 되듯이. 자기 연민 속에서 빠져 나오려면 결단이 필요하다. 결단을 하고 용기를 내어 주님의 따뜻한 손을 잡으면 새로운 세계가 보인다. 자기 연민의 감정은 하루라도 빨리 벗어버리는 것이 좋다. 내가 나를 불쌍히 여기는 것에서 빠져나오면 하나님이 나를 불쌍히 여기시고 도우시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이제 그릇된 자기 연민에 집착하지 말고 하나님께 불쌍한 나를 있는 그대로 올려드리자. 그러면 약도 바르시고 치료도 하시고 때로는 수술도 하셔서 우리를 온전케 하신다. 치유받은 후에 긍정적인 자아상을 가지게 되면 믿음의 눈으로 세계를 보게 되고 이전의 불평이 변하여 감사가 넘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하나님의 크신 은혜이며 능력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이제 사탄을 향해 이렇게 외칠 수 있다. “네가 나를 밀쳐 넘어뜨리려 하였으나 여호와께서 나를 도우셨도다” (시편 118:13)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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