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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그리움의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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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형 소장(기독교연구소)

최근 청년 시절에 함께 믿음 생활을 했던 정겨운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모임 장소는 얼마 전 한국선교훈련원(GMTC) 원장으로 취임한 변진석 선교사 댁이었다. 변 원장은 청년 시절에 우리를 지도한 전도사님이셨다. 신앙이란 키워드 속에서 함께 지냈던 젊은 날의 그 한때는 우리에게 소중한 기억이었다. 그 시간 동안 각자에게 많은 일이 있었다.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도 있고, 실패한 사람도 생겨났다. 안정된 결혼 생활을 누리는 행복한 사람도 있는 반면 이혼한 후배도 있다. 이미 이 땅을 떠난 사람도 있다. 모습도 조금씩은 변했다.

그러나 그 모임은 모든 것들을 초월한 자리였다. 서로가 그동안 해 왔던 일, 이룬 업적, 성공과 실패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 자리는 그리움의 자리였다. 서로의 가슴 속에 묻어둔 그리움이 분출된 자리였다.

우리를 끊임없이 밀고 가는 것이 무엇인가. 우리가 열심히 살도록 충동하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그리움이다. 헤르만 헤세는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는 책에서 그리움이야말로 낯선 곳을 방랑하는 자신을 살아 숨쉬도록 만드는 궁극의 실재라고 표현했다. 그의 말처럼 우리 모두는 그리움을 간직하고 산다.

이번 추석에도 변함없이 귀향과 귀성 전쟁이 벌어졌다. 왜 고생하며 그곳에 가는가. 거기는 그리움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그리움은 합리성과 효율성을 초월하는 개념이다. 첨단으로 치닫는 하이테크 시대에도 그리움은 작용한다.

목회가 그리움에 가득찰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성도들이 목사님을 그리워하고, 목회자 역시 성도들을 생각할 때마다 눈시울이 붉어질 수 있다면….

한국 교회가 회복해야 할 명제 가운데 하나가 그리움이다. 어느덧 우리들의 교회는 메말라 버렸다. 익명성은 현대 교회를 설명하는 단어다. 이제 우리의 교회내에서 그리움이 넘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목사와 장로의 관계가 그리움의 관계이어야 한다. 성도끼리 그리움으로 사무쳐야 한다. 교회 내 모든 구성원이 진정한 예수 그리스도로 인한 정겨운 가족이 돼야 한다. 지금 한국 교회 내에서는 그리움의 목회가 펼쳐지고 있는가, 아니면 미움과 원망, 투쟁과 분열의 목회가 펼쳐지고 있는가. 그리움이 교회를 밀고 가도록 그리움의 목회를 펼치자.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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