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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풍성한 양식과 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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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요한 목사(남서울비전교회 담임)

풍성한 양식과 기아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날 지구촌의 현실이다. 아시아 5억5천만 명과 아프리카 1억7천만 명 등 전 세계 8억5천만 명의 사람들이 기아로 허덕이고 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현재 미국이 생산할 수 있는 곡물 잠재량만으로도 전 세계 사람들이 먹고 살 수 있고, 프랑스의 곡물생산량만으로 유럽 전체가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의 농업생산력만 가지고도 세계 인구의 2배까지는 거뜬히 먹여 살릴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식량과잉의 시대에서 하루에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기아로 죽어가고 있다는 것은 비극이 아닐 수 없다. 비극을 넘어 잔악한 범죄라고 할 수 있다.

월드비전 한비야 긴급구호팀장이 작년 가을 남부 아프리카의 한 마을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수년째 가뭄이 들어 마을 사람들이 극심한 영양실조로 하나같이 꼬챙이처럼 말라 있었고, 얼굴과 배는 풍선처럼 불룩하고, 온 몸에는 콩알만한 고름 덩어리들이 덮여 있어서 언제 죽을지 모를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 기가 막힌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마을 시장 곡물창고에 밀가루가 산더미같이 쌓여 있었던 것이다. 저 정도의 양식이라면 마을의 기근을 해결하고도 남을 정도였다. 왜 밀가루를 팔지 않느냐고 했을 때 창고 주인의 대답은 너무도 잔인했다. “가뭄이 심해져서 밀가루 값이 더 오르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요.” 과연 이것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대답이란 말인가. 이것만 보더라도 기근을 만든 것은 자연이 아니라 우리 인간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의 탐심이 어디까지 갈지 정말 두려운 마음이 든다.

기근의 원인을 생존의 법칙으로 해석하며 합리화하는 사람들도 있다. 18세기 영국국교회 성직자였던 토머스 맬서스라는 사람은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느는 데 반해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늘기에 가난한 가정에서는 산아제한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아는 가슴 아픈 일이지만 지구상의 인구를 줄여 주는 자연적인 수단이 된다”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한다. 세계적인 사회학자이며 유엔의 식량특별조사관인 장 지글러에 따르면 서구인들 가운데는 아직도 이런 식의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들은 점점 높아지는 지구의 인구밀도를 기근이 적절히 조절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기근을 과잉인구를 조절하는 자연도태의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 이것처럼 잘못된 생각이 어디에 있는가.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천하보다 귀한 영혼에 대한 모독이 아닐 수 없다.

성경은 그리스도 안에서 인종과 성별, 신분과 귀천을 차별하지 않고 다같이 소중한 존재임을 분명히 말씀하고 있다(갈3:28). 그런 것을 생각할 때 내 이웃이 먹을 것이 없어 고통을 당하고, 지구촌 곳곳에서 천하보다 귀한 생명들이 기아로 죽어가고 있음에도 내가 누리는 풍족한 삶을 당연시 하면서 살아간다면 그것은 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고린도후서 8:13-14절에 보면 바울은 고린도교인들을 향해 부한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과 나눠서 평균케 하라고 말을 한다. 가난한 자들을 돌보지 않는 것은 가진 자의 유기다. 사도 요한이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사랑하라고 말한 대로 우리의 사랑을 보여 줘야 한다. 적극적인 사랑의 실천만이 이기주의와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육적인 기아와 나아가 영적인 기아를 해결할 수 있다.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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