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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름다운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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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훈 (소설가·소달중 교사)

“어떤 사람에게든지 하나님이 재물과 부요를 주사 능히 누리게 하시며 분복을 받아 수고함으로 즐거워하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선물이라.”(전5:19)

독일에서 광원으로 일을 하다 온 어떤 분의 이야기입니다. 그분과 같은 조에서 열심히 일하는 독일 사람이 있었답니다. 석탄을 캐는 일 자체가 너무 힘들기 때문에 좀 쉬엄쉬엄 해도 되련만, 그 독일 광원이 얼마나 열심히 일을 하는지 좀 어리석게 느껴질 정도였다고 합니다. 하루는 휴식 시간에 대화를 나누다가 그는 이렇게 말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당신은 평생 탄광에서 탄이나 캐다 죽으면 딱 맞을 사람이군요.”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 독일 광원의 반응이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독일 사람은 얼굴 가득 함박웃음을 짓더라는 것입니다. 자기도 그렇게 생각하며 일을 하고 있다면서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다고 인사까지 하더라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나라 사람에게 그런 실언을 했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까요?

그들의 건실한 직업관이 매우 멋져 보이고 부럽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와 긍지가 얼마나 사람을 든든히 일으켜 세우는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아름다운 자존감을 지닌 사람은 좀처럼 상처를 받지 않습니다.

어느 날 텔레비전 연속극에서 어떤 중년 부인이 자기 아들에게 이렇게 꾸지람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 놈은 학교 선생이나 하면 잘 할 놈이야.”

당시 혈기방장한 청년 교사였던 저는 당장 어느 일간지에 그 대사를 성토하는 글을 썼습니다. 그랬더니 많은 사람들이 격려 전화를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독일 광원의 이야기를 다시 생각해 봅니다. 그 대사는 어쩌면 그냥 웃고 넘겼어야 할 말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 맞아요! 저는 학교 선생 하면 잘 할 거예요. 단순하고 융통성 없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우직하지요. 임기응변이나 잔꾀와는 거리가 멀고요, 또 별다른 야망도 없고 그저 아이들이 좋아서 한 길만 바라보며 걷고 있지요.’

그렇게 마음속으로 혼자 대답하며 빙긋 웃고 말 수도 있는 일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혼자 해 보았지요. 그렇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진정 긍지가 있는 사람은 타인의 평가와 반응에 지나치게 민감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인인 당신은 어떻습니까. 예수쟁이라는 비난과 조롱에 민감하십니까, 얼마쯤 둔감하십니까. 화를 내십니까, 아니면 빙그레 웃고 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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