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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멋진 인생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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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애(화가)

“만일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바라는 것이 다만 이 생뿐이면 모든 사람 가운데 우리가 더욱 불쌍한 자리라”(고린도전서15:19)

오랜만에 책상 서랍을 정리하다가 40년 전 신혼시절에 불던 하모니카를 찾아냈습니다. 남편은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오직 나의 집뿐이리” ‘홈스위트 홈’을 불기 시작했습니다. 참 오랜만에 듣는 하모니카 소리였어요. 오직 사랑만으로 맺어진, 단칸방에서 살던 가난한 신부였던 나는 새신랑에게 하모니카를 선물했고, 3월 이른 봄 논둑길을 함께 걸으며 남의 눈길도 개의치 않고 하모니카를 불었던 일이 가슴 찡하게 떠올랐습니다.

함께 살아온 40년이 너무 짧게 느껴지는군요. 며칠 전에는 남편의 대학시절 친구들이 예예동산을 방문했습니다. 젊은 시절 함께 서클 활동을 했던 그들은 이제 70세를 바라보는 노인들로 변했습니다. 나그네 인생길임을 잘 알지만 세월이 살같이 빠름을 다시 한번 깨달았어요. 1960년대에 대학시절을 보냈던 우리는,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살아야 한다는 결의가 대단했지요. 돈이나 쾌락에 노예가 되는 것을 치욕스럽게 생각했습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낸 주역들인 그들은 비록 겉사람은 늙었으나 맑은 낯빛과 평안한 눈빛들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아온 상급이라는 느낌이 들었지요.

혹 프랭크 카프라 감독의 영화 ‘멋진 인생(It’s a wonderful life)’을 보셨나요. 주인공은 옳은 일을 외면할 수 없어서, 몇 번이나 자신의 간절한 꿈을 포기하지요. 일견 실패한 듯한 그의 일생을 “많은 친구를 가진 사람은 가장 멋진 인생을 살아온 것이다”라는 카드의 글귀로 대변하며 해피엔딩하는 영화입니다. 자기의 유익만 생각하며 살아온 사람에게는 친구가 있을 수 없지요. 열심히 살아왔으나, 별로 부유하지는 못한 남편의 친구들은 잘 자라준 자식들 이야기를 나누며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단 한명도 이혼하지 않고 살아온 것을 감사했지요.

그 평범한 이야기들이 어찌나 아름답게 들리는지 모르겠어요. 디모데전서 3장에는 한 아내의 남편이 됨을 감독과 집사의 자격 조건에 넣고 있지요. 또 “돈을 사랑하지 아니하며 더러운 이를 탐하지 아니하며”라는 조건도 있습니다. 옳다고 믿는 길을 성실히 걸어온 그들과 우리 모두에게 참으로 행복한 영원한 집이 허락될 것을 믿으며 남편의 하모니카 소리를 듣는 아름다운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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