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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웃 사랑의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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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토퍼 라이트

가난은 왜 생기는가. 천재지변이나 질병, 사별 또는 게으름으로 인한 원인도 있지만 주된 원인은 압제이다. 우연히 가난해지는 경우는 소수이며 빈곤은 대부분 타인의 착취로 인해 발생한다. 착취는 다양한 형태를 띤다. 가족이나 땅이 없는 과부와 고아, 이방인들에 대한 착취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착취가 있다. 경제적 약자에 대한 착취도 있다. 고용인과 전주들의 부당한 행위, 위정자의 폭정 부패 권력남용도 가난을 부추긴다.

가난에 대한 성경의 대책은 무엇인가. 구약은 가난한 소외계층에 각별한 관심을 둔다. 특히 율법은 가난의 문제를 세밀하게 다루고 그에 대한 대책을 제시한다. 사회의 가족·친족 구조는 사람을 가난에서 회복시키는 주된 요소가 된다. 친족과 가족 단위에 따른 토지의 공정한 분배, 가족 토지의 영구 매도 불가능, 속량과 희년 제도, 백성간의 이자받기 금지, 형사취수(兄死娶嫂) 제도 등이 해결책이다.

율법에는 땅이나 가족이 없는 자들에 대한 복지 프로그램도 들어 있다. 예컨대 이삭줍기, 가난한 자들을 위해 3년마다 납부하는 십일조, 부채 면제 등이 그것이다. 또한 율법은 경제적 사회적 권력을 소유한 자들과 채권자, 고용인 등에게도 주의를 기울인다. 여기에는 하나님에 대한 감사와 하나님 본받기 등 도덕적 정신과 미덕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가난한 자들에 대한 돌봄은 나머지 율법 전체에 순종 여부를 보여주는 시금석이 된다. 가난한 자들을 돌보지 않는다면 율법도 지키지 않는 것이다. 가난한 자에 대한 돌봄은 이웃 사랑의 참된 증거였다.

선지서에서는 부자와 가난한 자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교회의 예언자적 책무와 관련해 선지서들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은 선지자들이 가난과 압제의 문제를 하나님의 관점에서 보고 이를 폭로하며 권력자들에게 도전했다는 사실이다.

시편에서 야훼는 가난한 자들의 부르짖음에 주의를 기울이시는 하나님으로 묘사된다. 물질적으로 가난한 자들은 영적으로 하나님을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의로운 빈민은 하나님께 자기 사정을 호소한다. 따라서 가난은 영적 겸비(謙卑)의 은유이기도 하다.

구약성경은 지구 및 환경 문제에서와 마찬가지로 경제윤리에 있어서도 역시 종말론적 희망을 피력하고 있다. 구약성경은 이상론적 차원에서 사람들이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원칙과 제도에 따라 살 경우 가난한 자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는 한편, 현실적 차원에서 인간의 탐욕과 폭력으로 인한 가난의 지속을 인정한다(신 15: 5,11).

하지만 가난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때가 올 것이다. 메시야 시대에 대한 미가의 영광스러운 환상은 이사야의 예언(사 2:1∼5)과 쌍벽을 이룬다. 그 시대는 노력없는 부요를 말하는 게 아니라 가난과 압제가 없는 사회, 질병과 박탈당함이 없는 사회, 일을 통한 만족과 보상과 안전함이 제공되는 사회를 말한다. 경제윤리도 창조와 타락의 현실, 종말론적 소망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것이다.

(번역 : 예수로교회 김춘섭 목사)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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