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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신앙의 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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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요한 목사(남서울비전교회 담임)

30도를 넘나드는 더위에 전국의 해수욕장은 수많은 피서 인파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가만히 있어도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힐 정도로 무더운데, 밤까지 그 열기가 떨어지지 않아 잠들기가 쉽지 않다. 방송에서는 지난 주부터 이번 주까지가 피서의 절정기라고 말하고 있는데, 평상시보다 많이 비어 있는 주차장이나 다소 한적한 도심의 모습과 피서지로 향하는 고속도로의 긴 차량 행렬만 봐도 그런 것 같다. 최근 불경기로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금년의 피서 인파도 예년처럼 2천3백만 명이 넘을 것 같다고 경찰청은 예상하고 있다. 아무리 생활이 어려워도 1년에 한 번쯤은 잠시 일을 뒤로 하고 심신을 쉬고 싶은 것이 사람들의 마음인 것 같다.

우리가 여름 피서철만 되면 잘 쓰는 바캉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프랑스어에서 온 외래어로, 그 어원은 ‘비운다’, ‘무엇인가로부터 자유로워진다’라는 뜻이다. 실제로 프랑스는 7, 8월만 되면 국민들의 80%가 바캉스를 떠나서 도심지가 텅텅 빈다. 프랑스의 근로자들은 법정휴가가 5주인데 대부분의 휴가일수를 여름철 바캉스 시즌에 몰아서 사용한다. 그래서 중소 기업체들은 그 기간이면 아예 문을 닫게 되고, 가정에서 기르던 애완동물들은 한 달 동안 보호소에서 생활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주인으로부터 버림을 받게 된다. 해마다 13만 마리의 개와 고양이가 주인을 잃는다고 하니 프랑스인들의 바캉스 열기를 짐작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프랑스에 비해 결코 그 열기가 떨어지지 않는다. 청소년들은 아르바이트를 해서 바캉스 비용을 마련하고, 미혼의 직장인들은 바캉스를 즐기기 위해 상반기 동안 돈을 저축한다. 심지어 피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범죄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이러한 정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나라 가장들은 피서 시즌만 되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가는 것은 필수인데, 떠난다고 일이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좋은 피서지를 정해서 가족들이 편안하게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쾌적한 피서를 책임져야 하는데 그 일이 만만치가 않다. 피서 비용부터 시작해서 장소 선정과 피서 일정의 모든 과정이 가장의 몫이다. 그러니 가장들에게 피서는 오히려 짐이 될 수 있는데, 거기다 피서지에서 바가지 상혼이나 숙식 불편, 또는 가족과의 갈등 등 불쾌한 일들을 겪게 되면 그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

이런 것을 생각할 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피서에 대해서 한 번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바쁜 일상을 피해 한 번쯤 멋있게 휴가를 즐겨서 심신의 피로를 풀자는 생각도 나쁘지는 않지만, 세상에서 살면서 죄악으로 물든 우리의 영혼을 새롭게 하고, 약해진 우리의 영성을 재충전하면서 자신의 신앙을 한 번 돌아보는 신앙의 피서로 보내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것 같다.

최근 불교나 천주교에서는 현대인들의 자기를 찾고자 하는 영혼 탐구의 정서를 읽고는 사찰과 수도원에서 ‘영혼의 피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지친 몸과 마음만 휴식과 재충전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병들고 지친 영혼의 쉼과 회복, 치유는 건강에 더욱더 필수적이다. 휴가 기간 전체를 낼 수 없다면 하루나 이틀이라도 온 가족이 기도원에 가서 하나님과의 영적인 교제를 나누거나, 한적한 휴양지에 가서 성경을 읽고 기도를 하면서,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가족끼리 믿음의 시간을 갖자. 신앙의 피서를 즐기는 것이 우리의 영과 육을 건강하게 하는 최고의 피서법이다.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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