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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흘만 볼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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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충영 박사 (경북대학교 명예교수, 현 대구도시가스 사장)

인간이 감내할 수 있는 고통과 절망은 얼마나 될까.

테레사 챈 포린(싱가포르, 1943~)이 열두 살 때 귓속에서 갑자기 터져 나온 핏물과 고름은 그녀의 청각을 앗아갔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왼쪽 눈부터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하더니 색깔이 왜곡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것은 검은 점 속으로 사멸해갔습니다.

열네 살이 된 챈은 시력과 청력을 모두 잃었습니다. 그녀는 매일 울면서 하나님께 부르짖으며 항의했습니다. “왜 저에게 이러한 고통을 주십니까? 나는 영원한 형벌을 받을 만한 죄를 짓지 않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맹인학교 원장이던 엘리자베스 초이가 하루 종일 방안에 웅크리고 있던 챈을 찾아왔습니다. “세상에 앞 못 보고 듣지 못하는 사람은 너 하나뿐이 아니란다.” 그러면서 원장님이 들려 준 삼중고를 극복한 위인, 헬렌 켈러의 이야기는 어린 챈에게 생의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중국어밖에 할 줄 몰랐던 챈은 원장님의 도움으로 완전히 낯선 언어인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챈의 영민함과 왕성한 배움에의 욕구는 결국 그녀를 헬렌 켈러가 수학한 미국의 퍼킨스학교로 유학하게 했습니다.

낯선 나라에서 소리도 들지 못하고 글자도 볼 수 없었지만 그녀는 놀랍게도 영어를 완전히 마스터하고 라틴어를 비롯,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5개국어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듣지도 보지 못하는 그녀는 헬렌켈러처럼 손바닥과 손가락 마디의 특정 지점을 만지는 것으로 알파벳을 표현하는 핑거 스펠링(finger spelling)으로 읽고 씁니다. 그녀는 춤, 스케이트, 승마, 뜨개질에 이르기까지 비장애인도 쉽지 않은 일들을 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아직도 마음에 쓰라린 상처를 지니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려 했으나 어느 해 크리스마스가 되던 날 남자는 암에 걸려 죽고 말았습니다. 그 후 챈은 매년 크리스마스 새벽이면 죽은 연인을 생각하며 선물을 준비하고 눈물을 흘립니다. 그 상처가 60이 넘은 지금까지 독신으로 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흘만 볼 수 있다면 무엇을 보고 싶습니까?” 라는 질문은 그녀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첫째날, 나는 사랑하던 사람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기를 원한다. 둘째날 나는 예수님의 얼굴을 볼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날, 나는 잠깐 정원에 나가 놀기를 원한다.”

미국에서 고국에 돌아온 챈은 현재 싱가포르 맹인학교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며 여생을 보내고 있습니다. 며칠 전인 9월 2일 KBS 스페셜은 ‘사흘만 볼 수 있다면, 테레사 챈 이야기’편을 방송했습니다.

형제들아 우리가 잠시 너희를 떠난 것은 얼굴이요 마음은 아니니 너희 얼굴 보기를 열정으로 더욱 힘썼노라 [개정 살전 2:17]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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