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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담배와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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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훈 교수(연세대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담배는 건강에 해롭다. 그것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다소 이견이 있지만 해롭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밝혀진 엄연한 사실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흡연자는 계속 담배를 피우고 싶어 한다. 그것은 담배가 갖고 있는 강한 중독성 때문이다.

중독의 특징인 갈망과 그 결과로 나타나는 심리적 의존성에 있어서 담배는 어느 습관성 약물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며칠 전 미국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발표된 논문은 흡연의 충동을 조절하는 대뇌 부위의 존재를 밝혀주고 있다. 대뇌피질 안쪽에 뇌섬엽이라 불리는 부위가 있는데 흡연자의 경우 담배와 관련된 사진을 보여주면 이 부위가 활성화된다. 담배를 피우고 싶은 충동은 이 부위에서 생긴다는 것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뇌졸중 등의 신경학적 문제로 우연히 이 부위에 손상을 입은 흡연자들에 대한 보고 내용이다. 이들의 약 63%가 즉시 흡연을 중단하고 다시는 흡연을 하고 싶지 않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환자는 하루에 필터도 없이 40개 정도의 줄담배를 피웠었는데 “내 몸이 담배를 피우고 싶은 충동을 완전히 잊어버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연구 결과는 흡연이 뇌의 특정 부위에 작용하여 계속 피우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고 이를 통해 나타나는 심리적 의존성에 강한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증거이다. 담배와 접하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흡연자의 뇌는 점차 담배를 몸에서 필요한 존재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그것은 담배가 몸에 해로운 것인지에 상관없이 뇌 자체가 그것을 계속 원하게 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분명 흡연자의 선택이 작용했지만 일단 중독이 진행되면 흡연자의 선택은 매우 폭이 좁아진다. 흡연자 자신의 의지만으로 담배를 끊기가 점차 어려워지는 것이다.

담배는 우리 사회가 합법적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묵인한 중독성이 강한 약물의 전달체이다. 흔히 담배는 기호품이라고 말한다. 이 말은 선택의 결과에 대한 책임이 소비자 자신에게도 있음을 암시한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충분한 사전 지식을 가지고 구매할 수 있도록 정보가 제공되었느냐 하는 것이다.

가령 마약은 거래 자체가 불법이므로 아무도 그로 인한 건강 폐해를 배상해달라고 시비를 걸지 않는다. 그러나 합법적으로 담배를 사고팔 수 있는 상황에서는 구매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알권리는 중요하다.

성경에는 담배에 대한 언급이 없다. 담배는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1492년 이후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담배의 폐해성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선을 긋고 있다. “속이고 취한 식물은 맛이 좋은 듯하나 후에는 그 입에 모래가 가득하게 되리라”(잠 20:17)

담배의 중독성을 이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취한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성경은 분명히 말하고 있다. 담배의 중독성을 알면서 계속 피우는 것은 자신을 속이는 행위와 다를 바 없으며 그 입에 모래가 가득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우리의 심령을 감찰하시는 하나님(잠 21:2)은 명철의 길을 떠난 사람에게 “사망의 회중에서 거하리라”(잠 21:16)고 말한다. 하지만 ‘속이고 취하는 일’도,‘사망의 회중에 거하는 일’도 최종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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