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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자녀들 감정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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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명진 목사(수원중앙침례교회)

초등학생이 만일 “아빠 나 기분이 되게 나빠요, 지금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한다면, “조그만 녀석이 버릇없이 못하는 말이 없구나” 하거나 “너 그게 무슨 못돼 먹은 말버릇이니? 얼른 아빠에게 잘못했다고 말씀 드려”라고 말하곤 한다.

이렇듯 한국의 가정 환경은 어린이들의 감정변화에 대해 배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자. 어린이라고 해서 희로애락이 없을 수 있겠는가. 어린이들도 교우관계가 있고, 선배와 후배가 있고, 선생님과의 관계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어른 앞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면서 성장했다. 그러다보니 어른이 되어서도 자기 감정을 스스로 읽어내고 표현하는 일에 아주 부자연스럽다.

사도 바울은 에베소서에서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고 했는데, 이 말씀을 실천하려면 먼저 자신이 분을 내고 있는지 스스로 파악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지금 내가 분이 났구나, 이 분노로 인해 죄를 짓지 말아야지’라는 다짐이 가능하려면 자기 안의 분노가 있음을 먼저 알아야 한다. 자기를 객체화해 자기 감정 상태를 진단하는 훈련이 돼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죄를 피해가며, 해지기 전에 푸는 노력을 할 수 있겠는가.

부부 사이에서도 이는 중요하다. 남편이나 아내로 하여금 화가 치밀었을 때, 그 분노를 행동으로 곧장 연결하면 이내 다툼이 되고 만다. 그러나 자기 안에 분노가 꿈틀대는 것을 진단하면서 바울 사도의 말씀을 떠올려 본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질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자기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그에 따른 통제 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고 나서 자기 감정과 상대 입장 사이에서 예의바르게 행동하는 인품을 기르도록 해야 한다.

바람직한 것은 어린이가 “엄마, 나 지금 기분 나빠”라는 표현을 하는 단계에서부터 부모는 자녀의 감정 다스리기 훈련을 시작해야 한다. 어른 앞에서의 말버릇을 따지기 전에 자녀의 감정을 먼저 이해한 다음 나쁜 기분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가르쳐야 한다.

인내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조금 지나면 기분이 좋아질 거야”라고 다독여주거나 “참는 일은 훌륭한 거야. 조금 참아봐” 하면서 기다려줌으로써 역지사지 입장으로 감정을 다스리는 습성을 길러주어야 한다.

우리는 주님의 창조물인 시간을 누릴 줄 알아야 한다. 시간은 감정을 변화시키는 가장 보편적 기제이다. 지금 참을 수 없는 감정의 격동이 있지만 시간이라는 변수 앞에 얼마든지 변화함을 알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70년대를 풍미했던 ‘세월이 약이겠지요’라는 대중가요는 대단히 성경적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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